-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9/07 11:34:03
Name   J_Square
Subject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할까?
안녕하세요.


준비하고 있는 시험이 있어서,

열심히 대학 수학 문제를 풀다보니 내가 왜 이걸 풀고 있나…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_-;;)

상념의 크기가 점점 커지다보니, 문득 얼마전 컴공 박사 1년 남은 친구와 전화통화한 생각이 나더군요.

45분의 국제전화 중 이런저런 사적인 대화를 뺀 통화의 화두는 이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삶과 직업의 측면에서 세계는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제가 존경해 마지않는 저희 아버지께서는,

90년대 초, 이후 시대는 컴퓨터가 필수불가결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 예견하셨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80년대 대우에서 아이큐2000을 출시하면서부터 나왔던 이야기입니다만…

또 지금 여쭤보면 '그냥 그랬을거 같앴어~' 이러시긴 하지만, 하여간 결과적으로는 좋은 통찰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HP에서 아버지 회사로 업무용 PC로 대량납품나온 것 중 하나를 손에 넣을 수 있었고,

빚에 쪼들리는 없는 살림에서도 학교 컴퓨터실보다 좋은 컴퓨터를 91년부터 쓸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바램대로라면 전 그때부터 프로그래밍과 해킹의 마술사가 되었어야 하지만…

대신 페르시아의 왕자와 슈파플렉스의 마술사가 되었습니다. 자식이 부모 맘대로 성장할리는 없지요. (..)

하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키보드를 쥐고 살아온 경험은 현대를 살아가는 데 정말 큰 토양이 되었습니다.

제 나이대 사람들은 대학 들어와서나 이메일을 만들고, 포털에서 네트워크 생활을 시작한 반면,

전 PC통신 시절부터 메일에 방가방가~ /say 치는 메신저 생활에 익숙하고, 나모웹에디터보다 메모장이 편한 사람이 되었거든요.

경험이 지혜로 전환된다고 보면, 전 남들보다 이 세대에서 조금 더 많은 지혜를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물론… 이런 토양 없이도 현대를 살아나가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심지어 이런 토양이 시야를 좁게 하는 장애가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아버지는 제게 분명 기회를 제공해주신 겁니다.

시대를 예측하여 인지구조나 지식 수준의 측면에서 남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 말이지요.

그 기회 제공의 측면에서 아버지는 정말 많은 고민을 하지 않으셨나…



그리고 그 고민은 대물림되어서, 지금 요즘 저의 화두입니다.

최근에는 "대세는 영어다!" 이런 시절도 있었더랬죠. 지금은 좀 죽은 분위기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아이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라는 화두는 자연스레 "미래 예측"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으로 넘어가네요.

세상은 지금 현재에도 꾸준히, 끊임없이 변하고 있지요. 정보혁명의 시대에서, 지구 창조 이래 가장 격변하고 있다는 작금의 미래는 어떨까요?

그리고 태어난, 혹은 태어날 우리 아이에게는 무엇을 제시해주어야 할까요?



(내 몇 달후 시험 결과도 모르는데… 엉엉)




p.s. 참고로 친구와의 전화통화 내용 중 중 일부를 발췌하자면…

친구: 30년 안에 프로그래머와 학자, 예술가 빼면 다 사라질 것.

저: 너다운 표현이다.

친구: 진짜임. 창조적인 사고를 요하지 않는 모든 직업은 30년 내에 다 사라질 것임.

친구: 그러니까 운동을 시켜. 아니면 나한테 보내.

나: (..)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9 일상/생각아이고 의미없다....(10) 9 바코드 15/09/16 5827 0
    1008 일상/생각그 놈의 일베... 32 세인트 15/09/16 7266 0
    1001 일상/생각[부산/경남] 친목질을 시도해봐도 될런지요? 42 세인트 15/09/15 6210 0
    998 일상/생각불조심하세요 14 천무덕 15/09/15 3555 0
    992 일상/생각아이고 의미없다....(9) 11 바코드 15/09/14 3256 0
    987 일상/생각잠이 오지 않는 밤 3 NightBAya 15/09/14 3388 0
    983 일상/생각버킷 리스트는 최대한 어릴 때 작성하는 거랬습니다. 27 헤칼트 15/09/13 4379 0
    981 일상/생각우리집 자동차이야기 14 까페레인 15/09/13 4425 0
    979 일상/생각아이고 의미없다....(8) 8 바코드 15/09/13 5901 0
    973 일상/생각술 친구 13 술먹으면동네개 15/09/11 4194 0
    969 일상/생각나이가 들어가는걸 느끼고 있습니다. 43 쉬군 15/09/11 4023 0
    964 일상/생각대기업 그 안락함에 대하여 19 혼돈 15/09/10 4831 0
    961 일상/생각아이고 의미없다....(7) 14 바코드 15/09/10 3897 0
    957 일상/생각메갈리안.. 117 눈부심 15/09/09 10881 4
    939 일상/생각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할까? 30 J_Square 15/09/07 4185 0
    935 일상/생각삶이 힘들 때 한번쯤 생각해 볼 이야기.by마왕 12 천무덕 15/09/06 4274 0
    933 일상/생각지난 밤 꿈 이야기 4 NightBAya 15/09/06 4193 0
    931 일상/생각언제쯤, 누군가에게도 4 레이드 15/09/06 3276 0
    922 일상/생각아이고 의미없다....(6) 7 바코드 15/09/05 3200 0
    916 일상/생각평균 이하의 남자와 평균 키를 가진 여자와 연애하기 6 솔구름 15/09/04 5445 0
    915 일상/생각키카 보통이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같은키의 여자와 연애하기 37 와우 15/09/04 4935 0
    913 일상/생각아이고 의미없다....(5) 4 바코드 15/09/04 3606 1
    912 일상/생각키 큰 남자가 키 작은 여자와 연애하기 38 Raute 15/09/04 29788 0
    906 일상/생각맥심코리아 9월 표지사진에 대하여 64 뤼야 15/09/04 7640 0
    884 일상/생각최근의 근황 및 여러가지 잡담들... 5 Leeka 15/09/01 4410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