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게시판입니다.
Date 16/06/15 03:26:49
Name   저퀴
Subject   E3 2016의 FPS 게임들에 대한 소감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큰 규모의 게임 행사 중 하나인 E3에서 많은 신작이 공개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올해 하반기를 달굴 FPS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나 해볼까 합니다. 특히 모던 워페어 1의 리마스터가 포함된 콜 오브 듀티나 대단한 완성도의 트레일러를 보여준 배틀필드 1은 이미 E3 전부터 엄청나게 기대되던 게임들이었죠. 그리고 바로 언급하겠지만, 의외로 FPS 신작도 하나 나오긴 했습니다.


배틀필드 1



 개인적으로 공개작 중에서 제일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어요. 엄청난 비쥬얼과 1차 세계대전이란 새로운 배경을 박력 있게 보여주긴 했어요. 그런데 멀티플레이 시연을 보니까, 새로운 배경을 제대로 소화한 게임 같지가 않아요. 대표적으로 저격수를 제외하면 대부분 반자동 소총이나 자동 화기로 무장한 걸 보고 무슨 생각으로 저랬나 싶더군요.

 첫 트레일러와 표지에서부터 근접전을 강조한 FPS 게임이 저렇게 근접전에서 좋은 무기들을 아무나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두면 누가 백병전을 하나요? 제가 좁아터진 참호 속에서 백병전만 하는 게임을 바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대적 배경을 온전히 무시한 현대전의 탈을 쓴 FPS 게임을 또 보고 싶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미 유튜브나 트위치에서 활동하는 유명 플레이어들 중에서 시연회에서 플레이했을 때, 볼트 액션은 아예 안 썼다고 대놓고 말할 수준이고요.

 그나마 전작의 부조리한 점, 차량 조종수들이 보병과 똑같은 무장을 갖춰서 아무런 패널티가 없는 점이나, 리스폰 시의 시야 확보 같은 부분은 칭찬할만한 점인데, 이건 길게는 첫 작품인 1942부터 늘 부조리하게 적용되던 걸 이제서야 고치는 수준이고요. 오히려 사소한 부분인데, 반자동 소총으로 무장하고 차량까지 수리할 수 있는 병과 이름을 어떻게 의무병으로 지을 생각을 한건지도 좀 웃기더군요.

 또한 4에서 있었던 분대 특성까지 날라가면서 오히려 분대의 협동 강조는 전작만도 못한 수준이 되었고, 4까지 정말 대단한 완성도였던 개개인의 커스터마이징이나 플레이에 대한 체계적인 보상도 시대적 배경 때문에 더 줄어들게 뻔해보이거든요. 이런 점은 처음부터 예상하고 있었지만, 멀티플레이가 전혀 변한 게 없으니 온전히 장점만 사라진 게임처럼 보여요. 그마저도 포기할 수 없어서 억지로도 도트 사이트 역할의 조준경까지 넣어놨네요.

 마지막으로 전함이나 기병은 트레일러에서 공개해놓고 막상 시연에서 보여주질 않아서 엄청 아쉽더군요. 특히 기병은 기존에 없던거라서 첫 시연에서부터 중요하게 다뤄야 할 요소처럼 보였거든요.


타이탄폴 2



 기대만큼 나온 후속작처럼 보입니다. 전작은 개발사인 리스폰 엔터테인먼트가 다른 경쟁작들만큼의 완성도로 내놓을 정도로 형편이 좋은 상황이 아니라서 게임이 굉장히 부실했죠. 대표적으로 사람이 없으면 플레이조차 불가능한 캠페인, 성의 없는 DLC, 모던 워페어1 이전 수준의 멀티플레이 컨텐츠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2는 1의 성공을 기반으로 확실히 달라진 게 보이네요.

 다만 우려되는 점은 과연 1만큼 2가 신선한 게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에요. 1 때는 타이탄폴은 독특한 시도였죠. 그런데 2가 나오는 시점에서 그런가요? 이미 몇년동안 콜 오브 듀티가 SF 배경으로 보여줄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선보였어요. 오히려 2는 호불호가 갈리는 그런트 시스템이나 밸런스에 문제가 있는 타이탄 같은 요소를 좀 더 매끄럽게 만들지 않으면 자칫 장점 없는 게임이 될 것처럼 보여요.

 그러나 콜 오브 듀티처럼 제대로 된 스토리텔링이 있는 캠페인 도입과 훨씬 다채로워보이는 멀티플레이, 특히 악명 높았던 기존의 DLC 정책 폐지 같은 변화는 이미 팬베이스를 마련한 게임이니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발판이 될거라고 봐요. 여담으로 EA는 올해 하반기에 배틀필드 1과 타이탄폴 2를 거의 동시에 출시하기로 결정했는데, 아무래도 배틀필드 1과 타이탄폴 2가 서로 경쟁하더라도 성격이 다른 두 FPS 게임을 한꺼번에 내놔서 콜 오브 듀티와 경쟁하겠다는 생각이 보입니다.


콜 오브 듀티: 인피니트 워페어



 첫 트레일러에서 그저 그랬던 게임이었는데, 오히려 E3 싱글플레이 시연에서 꽤 괜찮은 게임처럼 보이더군요. 가장 큰 특징은 게임에 온전히 융합되지 않고, 그저 보여주기 식으로 몇번 나오고 말았던 공중전을 아예 우주 배경의 함대전까지 도입하면서 꽤 스케일을 키웠습니다. 거기다가 AW부터 점점 레일 슈터에서 최근 나온 둠처럼 아레나 슈터에 가깝게 만드려는 시도가 이번 작에서도 보여요.

 거기다가 캠페인 구조도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레벨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는 것 같은데, 아주 좋은 선택처럼 보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를 소재로 삼았다면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선택이에요. 단지 블랙 옵스 3 때가 가장 심했는데, 이러한 변화 때문에 화끈하고 인상 깊은 연출로 마치 롤러코스터 타듯이 싱글플레이를 만들던 게임이 어중간한 전투만 반복하는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번 작은 그런 부작용의 가장 큰 원흉이었던 협동 플레이를 강조하지 않아서 충분히 괜찮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시연 내내 드는 또다른 생각은 기본이 되는 보병 전투가 생각보다 인상적이질 않았습니다. 그냥 기존의 콜 오브 듀티하고 크게 다를 게 없어보여요. 우주에서 무중력 공간에서의 전투가 조금 인상적일 뿐인데, 이것도 전작인 고스트에서 보여준 바 있는 연출이라서 사실 새롭지도 않습니다.

 특히 오히려 보병 전투보다 전투기를 타고 싸우는 우주 전투가 더 인상적이었는데, 이쯤 되면 아예 보병 전투까지 빼버리고 전투기나 로봇만 가지고 싸우는 SF 소재의 게임을 콜 오브 듀티로 구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퀘이크 챔피언스



 둠까지 부활시킨 베데스다가 꺼낸 카드는 퀘이크인데, 애초에 공개된 정보가 없어서 딱히 할 말이 없군요. 거기다가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예전처럼 플레이어의 기량에만 의존하는 아레나 슈터 게임이 아니라, 오버워치처럼 캐릭터마다의 개성을 살린 게임이 될거라고 하는데, 왜 둠 같은 게임을 만들어놓고 그런 결정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아주 직설적으로 말해서 이미 오버워치 같은 경쟁작이 주도하고 있는 판국에, 기존 팬들이 싫어할만한 게임은 자칫 둠3처럼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일단 퀘이크는 제대로 된 플레이 영상이나 공개되어야 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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