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3/09/16 13:33:43
Name   뉴스테드
Subject   서울대 교수직 떠난 직후 화가가 그린 ‘빨간 눈 자화상’ 의미는?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520980?cds=news_media_pc

2층 전시장으로 발길을 옮기면 역사적 사건을 다룬 회화와 자화상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대형 인물화 ‘빨간 눈의 자화상’(2009년)입니다. 서용선 작가가 서울대 교수직을 그만둔 다음 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을 때 발표돼 주목을 받았고, 지금은 스크린골프 회사가 소장해 사옥에 걸려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얘깃거리가 되는 작품입니다.


〈빨간 눈의 자화상>, 2009, 캔버스에 아크릴릭, 259×194cm. 골프존뉴딘홀딩스 소장. 사진: 아트선재센터 제공

이 그림 앞에 서면 어디에도 갇히지 않겠다는 듯 거침없이 그어나간 붓 터치가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렇게 굵은 선을 그릴 때면 잘못하면 어떡하나 망설이게 될 것 같은데, 그 망설임을 이겨내려는 것처럼 더 과감하게 그었다는 느낌도 전해집니다.

어느 선도 잘못 그은 것은 없다. 오히려 그것이 기준이 된다.
그 선들은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된다.

서용선 작가는 “어느 선도 잘못 그은 것은 없으며 오히려 그것이 기준이 된다”며 “그 선들은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된다”고 했는데요. 결국 잘못 그었다고 생각하는 선이 자신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길들여지지 않는 야성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빨간색을 칠할 때 쾌감을 느낀다.
어떨 땐 더 빨갛게, 더 빨갛게 칠하자는 생각도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 눈을 붉게 그렸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할 수 있겠죠. 그는 “빨간색을 칠할 때 쾌감을 느낀다”며 “어떨 땐 더 빨갛게, 빨갛게 칠하자는 생각도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정치적인 의미, 혹은 길들여져야만 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 갇힌 빨간색의 부당한 상징성을 깨버리고, ‘빨강은 그저 빨강’이라고 외치는 눈입니다.

전시장 속 인터뷰 영상에서 그가 “(탄광촌 사람들의)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불만, 가슴 속의 응어리”를 담고 싶다고 언급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격자무늬와 정치, 사회가 개개인을 길들이려고 할 때 생겨나는 불만과 응어리. 그것이 우리의 인간성과 개별성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임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

사람의 감정 중에서 아직도 야성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감정은 분노의 감정인것 같습니다.
길들여지지 않는, 분노는 나의 힘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6443 문화/예술'日 약탈' 불상, 일본 관음사 소유권 인정 12 엄마손파이 23/10/26 2160 0
36439 문화/예술다소 심심한 노래의 빌보드 역주행 2 뉴스테드 23/10/25 2309 3
36422 문화/예술‘진정성’ 나르시시즘 넘어, 타자라는 세계로 들어가는 ‘모험’ 9 뉴스테드 23/10/24 2306 4
36368 문화/예술청년들에게 ‘일해라절해라’ 하지 마라 16 뉴스테드 23/10/18 2234 3
36357 문화/예술어느 루저 이야기 "킴스 비디오" 8 뉴스테드 23/10/15 2156 3
36354 문화/예술"다음 전시 약속했는데…" 박서보 화백 별세에 미술계 추모 물결 4 다군 23/10/14 2134 0
36338 문화/예술유튜브가 독서냐, 북튜브 김겨울의 지론 6 알료사 23/10/12 2070 0
36299 문화/예술사데크 헤다야트 ‘눈먼 부엉이’ 뉴스테드 23/10/07 1966 1
36249 문화/예술“세레스는 고대 신라”… 서양 매혹시킨 실크는 고대 신라 제품 2 Beer Inside 23/09/30 2050 1
36146 문화/예술"나랑 결혼할래 죽을래"…여성 스토커 저지른 일이 4 뉴스테드 23/09/16 2262 4
36145 문화/예술서울대 교수직 떠난 직후 화가가 그린 ‘빨간 눈 자화상’ 의미는? 4 뉴스테드 23/09/16 1956 0
36085 문화/예술“죽기 전 최고의 글쓰기... 더 하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WSJ 부고 기자의 조언 2 Beer Inside 23/09/10 2016 0
35826 문화/예술‘그대가 조국’ 등 관객 뻥튀기 확인… 69명 송치 8 Groot 23/08/16 1959 1
35817 문화/예술'미친 여자'처럼 살았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의지의 똘녀' 5 구밀복검 23/08/15 2176 16
35772 문화/예술기립박수에 가디언지 별 5개…英 에든버러 감동시킨 창극 3 다군 23/08/11 2000 2
35766 문화/예술BTS·카카오 굿즈 주는 '잼버리 콘서트'…"하이브·카카오 자발적으로" 6 퓨질리어 23/08/11 1948 0
35417 문화/예술밀란 쿤데라 별세...향년 94세 5 코리몬테아스 23/07/12 2026 9
35395 문화/예술‘한국적 정서’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역주행…북미 1억달러 돌파 6 제루샤 23/07/11 2094 0
35393 문화/예술'한글 자막' 나오는 최신 한국영화 극장에서 본다 2 다군 23/07/11 1994 2
35369 문화/예술하수관 팠다가 ‘11세기 보물’ 54개 든 솥단지 발견 1 Beer Inside 23/07/09 2077 0
35199 문화/예술"날 낳은 부모 고소했다"…분노에 치민 12살의 절규[이현정의 현실 시네마] 1 뉴스테드 23/06/25 1955 3
35155 문화/예술박찬욱 감독 “좋은 영화 만들고 싶으면 고전영화 많이 보길” 6 덕후나이트 23/06/22 1948 1
35099 문화/예술단골만 아는 메뉴…“이모, 그거 되죠?!” 4 Beer Inside 23/06/18 2071 3
35053 문화/예술“VIP 안전에 위협”…서울국제도서전서 끌려나간 작가들 14 뉴스테드 23/06/14 2045 0
35045 문화/예술'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89세로 별세 2 swear 23/06/14 1946 1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