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에는 꽤 유명한 미술작가가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요. 이 친구의 작품을 만드는 방식은 사진을 찍어서 포토샵으로 후보정을 한다음 아크릴에 입히도록 설계도를 만듭니다. 그다음 공장(?)에 보내죠. 그러면 공장에서는 아크릴에 사진을 입힌다음 설계도대로 레이저로 아크릴을 깎아서 조립을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작품 구상 아이디어죠. 나머지 그것을 구체화시키는 건 기계가 하는 겁니다.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는 예술이나 대형 벽화같은 경우에도 밑에 스텝들이 동원되어서 설치하고 색칠을 하는데요, 그래도 작가 본연의 작품이라고 인...더 보기
저희 회사에는 꽤 유명한 미술작가가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요. 이 친구의 작품을 만드는 방식은 사진을 찍어서 포토샵으로 후보정을 한다음 아크릴에 입히도록 설계도를 만듭니다. 그다음 공장(?)에 보내죠. 그러면 공장에서는 아크릴에 사진을 입힌다음 설계도대로 레이저로 아크릴을 깎아서 조립을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작품 구상 아이디어죠. 나머지 그것을 구체화시키는 건 기계가 하는 겁니다.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는 예술이나 대형 벽화같은 경우에도 밑에 스텝들이 동원되어서 설치하고 색칠을 하는데요, 그래도 작가 본연의 작품이라고 인정을 받습니다.
조영남의 경우에는 기계 대신 사람을 쓴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친구의 의견은 아이디어가 본인 것이라면 저것은 작품이 맞다라고 하더라고요.
이건 진중권씨가 의도적으로 논쟁을 미술 내로 끌어들인 것이죠.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핵심적 요소는 아이디어와 구상에 있지 구현에 있는게 아니라는 점인데...
오히려 핵심은 구매자는 이 작품의 제작과정 및 그 작품의 고유한 특성, 가치를 어디에 두고 구매했느냐에 있습니다. 이게 미술로는 문제가 안될지언정 상도의에서 문제가 된다는 지점도 여기에 있어요. 더군다나 몇 몇 작품의 경우 '조수'가 아이디어도 일부 본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판이라.
이처럼 예술의 본질이 ‘실행’이 아니라 ‘개념’에 있다면 대작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림을 대신 그려준 그 작가도 ‘콘셉트는 조영남 씨에게 받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남는다. 왜 그럴까? 일단 내 심기를 거스른 것은 대작 작가가 받았다는 터무니없이 낮은 ‘공임’이다. 작품당 10만원 남짓이라나? 자신을 ‘작가’라 여기는 이에게는 모욕적으로 느껴질 만한 액수다.
이처럼 예술의 본질이 ‘실행’이 아니라 ‘개념’에 있다면 대작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림을 대신 그려준 그 작가도 ‘콘셉트는 조영남 씨에게 받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남는다. 왜 그럴까? 일단 내 심기를 거스른 것은 대작 작가가 받았다는 터무니없이 낮은 ‘공임’이다. 작품당 10만원 남짓이라나? 자신을 ‘작가’라 여기는 이에게는 모욕적으로 느껴질 만한 액수다.
문제는 거기에 있다. 조영남은 그 작가가 ‘노동’을 했고 그 대가로 ‘공임’을 받은 것뿐이라 믿는다. 반면, 작가는 자신이 ‘작품’을 했고 그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느낀다. 이 갈등은 대작의 성격에서 비롯된다. 개념미술가나 미니멀리스트, 팝아티스트들이 남에게 작업을 맡길 경우, 맡겨진 그 작업은 대개 기계적`반복적`익명적인 부분에 머문다. 즉, 예술가의 개인적 터치가 느껴질 수 없는 부분을 맡긴 것이다.
대행의 관행이 주로 미니멀리즘`개념미술`팝아트와 같은 특정 영역에 한정된 것은 그 때문이다. 그 관행이 아무 데서나 용인된 것은 아니다. 물론 ‘화투’를 그린 데서 볼 수 있듯이 조영남은 팝아티스트의 제스처를 취한다. 작품을 판매하는 방식도 ‘팝’스럽다. 하지만 그가 다른 이에게 시킨 것은 워홀의 경우처럼 익명성이 강한 복제의 작업이 아니라, 그린 이의 개인적 터치가 느껴질 수도 있는 타블로 작업이었다. 여기에는 어떤 애매함이 있다.
또 하나, 미니멀리스트`개념미술`팝아티스트들은 내가 아는 한 작품의 실행을 남에게 맡긴다는 사실을 결코 감추지 않았다. 심지어 워홀은 ‘나는 그림 같은 거 직접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공공연히 자랑하고 다녔다. 남에게 작품의 실행을 맡긴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들의 작품 콘셉트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영남의 경우 내가 아는 한 그 사실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다니지 않았다. 여기에 또 다른 모호함이 있다.
물론 작가에게 꼭 그 사실을 밝히고 다녀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는 여전히 ‘내 작업의 콘셉트에 대행이 이미 포함되어 있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아니, 미술사에 대한 막연한 지식에서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대행 사실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면 그의 미학적 관념이 정교하지 못한 것이고, 그 사실을 의도적으로 감춘 것이라면 그의 윤리적 의식이 정확하지 못한 것이다.]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이쪽 입장에서는 조영남 작품이죠. 문제가 있다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은게 문제고... 이게 유죄 뜨면 아마 미술대학원 조교들은 참 기뻐할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협회였던가 조영남 고발했다던데 어처구니가... 다 알고 있으면서 지네들은 안 했던것처럼
ㅋㅋㅋ 뭐 보수야 당연히 대학원생들도 미술조교들도 더 받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학계내에서 연구를 평가할때 그 프로젝트가 던진 질문의 창의성, 학계내에서의 의의, 그리고서는 그걸 풀기위해 사용된 방법의 간결함 같은게 가장 높게 평가 받게되는데,
이런 연구디자인은 아무래도 교수의 영향력이 많이 발휘되는편이라 이런 흐름자체가 문제가있다고는 생각 안해요 ㅋㅋ
그 안에서 조절할부분은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