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3/08 11:03:41
Name   쉬군
Subject   중년 아저씨의 베이킹 도전기.
베이킹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생각해보면 딱히 이유가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원래 요리 하는걸 좋아했고 (재료 준비와 뒷정리는 싫지만)

아이가 태어나서 슬슬 이것저것 다 주워먹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다보니 간식을 만들어줘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때마침 극심한 스트레스로 그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을만한 무언가가 필요했어요. (이게 가장 큰 이유긴 했습니다.)

생활 반경은 회사-집밖에 없어, 술도 싫어해, 근처에 만날 친구도 없는 아웃사이더인데다 아이가 있다보니 더더욱 개인적인 취미를 만들기 어렵고.. 그렇게 선택한게 베이킹이였습니다.

베이킹은 집밖에 안나가도 되고, 베이킹을 하는 동안은 오롯이 거기에 집중할 수 있으며, 아이와 와이프를 위한다는 구실까지 충분했거든요.

게다가 베이킹 재료는 좋은거 써야한다는 이유로 소소하게 지를수도 있어!!

그렇게 올해 초 베이킹을 시작하게 되었고 벌써 두달째 주말마다 베이킹을 하고 있습니다.


베이킹은 어디서 배우냐구요?

여러분 유튜브 보세요. 두번 보세요.

책 이런거 필요없습니다. 재료랑 레시피도 자세하고 영상으로 보니까 이거 원숭...아 아니 누구나 따라할 수 있습니다.


와이프는 제가 이렇게 꾸준하게 할 줄 몰랐나봐요.

어제도 베이킹을 하고 있으니 이렇게 할거면 본격적으로 해보고 내가 주문하는 빵을 만들어 내거라. 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하지만 와이프님. 아직 마카롱은 좀...


그렇게 시작한 베이킹 결과물들입니다.



첫 베이킹한 식빵입니다.

다른분들이 식빵은 어려우니까 쉬운걸로 시작하라고 하셨는데 와이프가 식빵을 좋아하기도 하고 어차피 망할거 해보고 싶은걸 해보자 싶었는데 첫 베이킹이라 반죽을 엄청 신경썼던건지 의외로 엄청 쫄깃하게 잘 구워져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굽는건 오버쿡이되서 윗부분이 좀 타긴했지만 원래 탄건 맛있으니까요.
그리고 나..의외로 발효에 소질이 있는지도?



원래 롤리팝 쿠키를 만들려고했는데 쿠키 반죽을 실패해서 기괴한 문양의 쿠기가 탄생했었습니다.
근데 코코아의 쓴맛이 느껴졌던건지 아들내미는 안먹고 도망갔...




치즈 식빵과 초코 식빵
치즈 식빵은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고다 치즈를 듬뿍 넣어 맛있었고,
초코 식빵은 초코가 흘러내리는 식빵을 만들고 싶었는데 사람이 계획대로는 안된다는걸 알려준 그냥 초코맛 식빵이 되었습니다.



연유 치즈샌드입니다.
연유 쿠키에 고다 치즈를 끼워 넣었는데 역시 치즈넣은 쿠키는 맛있었습니다.




스콘 2종
하나는 달고나 스콘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역시 달고나+스콘은 맛있습니다. 물론 살도 찔거 같습니다.
두번째 스콘은 일반 스콘인데 스콘+클로티드 크림에 커피 드셔보세요. 존맛입니다.




그리고 어제 꽂혀서 만들어 버린 시나몬롤과 누텔라 마블링 쿠키입니다.
시나몬롤은 반죽을 좀 더 얇게 밀었어야 했지만 아들내미가 우걱우걱 다 먹었으니 성공입니다.
쿠키는 딱 달달한 쿠키맛인데 의외로 누텔라 맛이 많이 안나서 좀 실망이였습니다.

아 올리려고 보니 사진 진짜 못찍네요;;
음식사진 찍는거부터 배워야겠습니다.

베이킹을 하면서 느낀점 몇가지는

1. 빵반죽을 하다보면 남자가 해야한다는게 느껴진다. 아니면 제빵기를 사던지..
2. 다른 요리도 마찬가지지만 재료가 좋으면 맛도 좋아지고 실력도 커버한다. 게다가 가족이 먹을건데 고민하지말고 비싼 재료를 쓰자.
3. 디저트류는 비싼 이유가 있다. 재료비+노동력이 생각 이상으로 많이 든다.
4. 빵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니 빵 사먹는 돈이 아까워 지기 시작한다;;

정도가 있네요.

아직 늅늅이라 기본적인 종류의 베이킹밖에 못하고, 모양새도 엉망인데다 사진도 못찍는 아저씨지만, 그래도 뭔가 즐거운 취미생활이 생긴건 기분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실력이 쌓이면 음식 사진찍는것도 배우고 영상 찍는것도 연습해서 OO애비 이런 유튜브 채널이나 만들어 볼까봐요. 혹시 아나요. 뒤늦게 유튜브 스타가 될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다른분들도 뭔가 관심을 쏟을만한 취미 생활 하나쯤은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딱히 자랑할 만한 실력은 아닌 그저그런 일상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베이킹으로 글을 쓰게 된다면 그때는 인생의 역작을 만들어서 돌아오겠습니다.



24
  • 홍차넷 청년이신데...
  • 넘모 멋져용


맥주만땅
청년으로 수정해 주십시오
선생님.
어딜가도 중년아저씨 소리듣는데 괜찮읍니까?
맥주만땅
마을청년회 가시면 애기 취급 받으실 겁니다.
감자별
선생님 넘모 멋지십니다
저도 꿈만 꾸고 있는데 이참에 도전을..??
시도해보시죠.
의외로 스콘 이런건 쉽읍니다. ㄱㄱ
금손입니다 금손...
아직 멀었읍니다 선생님...
베이킹하면 살이 올라서 잠시 쉬고 있습니다. 홈베이킹 하면서 느끼신 바가 공감이 많이 되네요.ㅋㅋ 가전을 늘리기 싫어 자제하고 있지만 제빵기나 반죽기 드릉드릉 합니다.
아 맞아요
다이어트해야되는데 베이킹을 하니 살이 안빠집니다.
저도 반죽기 제빵기 사고싶어서 맨날 뒤져보고 있읍니다 ㅋㅋ
이 정도면 충분히 자랑하실만한 실력이신거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 올라올 인생의 역작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ㅎㅎ
칭찬 감사합니다.
다음에 인생의 역작으로 케이크나 마카롱이 만들어지면 올려보겠읍니다.
켈로그김
금손 부럽읍니다
아닙니다. 아직 멀었읍니다...
메디앙
우와 대박!!
저도 한번 해보고 싶읍니다..
어렵지 않읍니다.
쉬운거부터 ㄱㄱ 하시죠!
니누얼
제가 즐겨보는 미쿡 가족의 Vlog에서도 남편분이 베이킹에 매우 진심이에요.

https://youtu.be/AuRR67aLVJQ
Perfect Buttermilk Biscuits!


이참에 베이킹 유튜브를 해보시는것도.. ㅋㅋ
생각은 해본적이 있읍니다.
베이킹 영상들보면 다들 엄청 전문가에 화면도 예쁘고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데,
처같은 초보를 위한 초보에 의한 영상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ㅋㅋ

막 엉망진창이고 지저분하고 우당탕탕이지만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짜잔!!! 하는거죠
하지만 찾아보면 이런 채널도 분명히 있겠지...
kaestro
느끼신 점 네 번째는 되게 의외네요.
승우아빠 유튜브 채널을 보다 보면 "만들어 먹다 보니 사서 먹는게 낫단 걸 깨닫게 됩니다."가 나올 줄 알았는데 말이죠
취미생활 즐기시는 걸 보니 보기 좋군요. 부럽습니다
승빠님 채널의 교훈은 뭐든 만들어먹으면 손이 많이가고 귀찮은데다 돈도 많이 들어서 사먹는게 좋다. 라는건데,
저는 손이 많이가는 베이킹 과정 자체가 재밌으니 직접 만드는게 좋은게지요.
오 멋지네요.
아이들과 함께 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과 아빠 인내심 수련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기가 좀 더 크면 같이 해볼려고 합니다.
아직은 아들내미가 어려서 ㅎㅎ
호떡믹스 사서 한 번 해 먹어보면서 제빵은 제게 잘 맞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호떡믹스 말고 직접 밀가루로 만들어보시는건 어떨까요?
v.serum
오븐 어떤거 사셨나요? 가정용 오븐도 천차만별이던데..
오븐은 이모님이 무려주신 광파오븐을 쓰고 있읍니다.
LG 꺼였던거 같은데 정확한 모델까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불타는밀밭
아직도 원숭이 알레르기....
제가 좋아하는 빵 종류로만 만드셨네요.. 이렇게 취향저격 하기 쉽지않은데 ㅠㅠ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2928 7
15408 도서/문학'야성의부름' 감상 에메트셀크 25/04/27 130 2
15407 일상/생각토요일의 홀로서기 큐리스 25/04/26 270 1
15406 일상/생각사진 그리고 와이프 1 큐리스 25/04/25 441 4
15405 게임마비노기 모바일 유감 12 + dolmusa 25/04/25 638 5
15404 일상/생각인생 시뮬레이션??ㅋㅋㅋ 1 큐리스 25/04/25 456 0
15403 의료/건강긴장완화를 위한 소마틱스 운동 테크닉 소개 4 바쿠 25/04/24 519 10
15402 도서/문학사학처럼 문학하기: 『눈물을 마시는 새』 시점 보론 meson 25/04/23 317 6
15401 일상/생각아이는 부모를 어른으로 만듭니다. 3 큐리스 25/04/23 484 10
15400 꿀팁/강좌4. 좀 더 그림의 기초를 쌓아볼까? 6 흑마법사 25/04/22 378 18
15399 일상/생각처음으로 챗GPT를 인정했습니다 2 Merrlen 25/04/22 786 2
15398 일상/생각초6 딸과의 3년 약속, 닌텐도 OLED로 보답했습니다. 13 큐리스 25/04/21 873 28
15397 일상/생각시간이 지나 생각이 달라지는것 2 3 닭장군 25/04/20 765 6
15396 IT/컴퓨터AI 코딩 어시스트를 통한 IDE의 새로운 단계 14 kaestro 25/04/20 646 1
15395 게임이게 이 시대의 캐쥬얼게임 상술인가.... 4 당근매니아 25/04/19 640 0
15394 꿀팁/강좌소개해주신 AI 툴로 본 "불안세대" 비디오 정리 2 풀잎 25/04/19 619 3
15393 IT/컴퓨터요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AI툴들 12 kaestro 25/04/19 790 18
15392 도서/문학명청시대의 수호전 매니아는 현대의 일베충이 아닐까? 구밀복검 25/04/18 494 8
15391 정치세대에 대한 냉소 21 닭장군 25/04/18 1237 15
15389 게임두 문법의 경계에서 싸우다 -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전투 kaestro 25/04/17 393 2
15388 일상/생각AI한테 위로를 받을 줄이야.ㅠㅠㅠ 4 큐리스 25/04/16 700 2
15387 기타스피커를 만들어보자 - 번외. 챗가를 활용한 스피커 설계 Beemo 25/04/16 294 1
15386 일상/생각일 헤는 밤 2 SCV 25/04/16 396 9
15385 게임퍼스트 버서커 카잔에는 기연이 없다 - 던파의 시선에서 본 소울라이크(1) 5 kaestro 25/04/16 310 2
15384 일상/생각코로나세대의 심리특성>>을 개인연구햇읍니다 16 흑마법사 25/04/15 715 1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