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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4 17:05:26
Name   존보글
Subject   FOMO, 비교에서 오는 문제
Fear Of Missing Out.


요즘 주식과 부동산이 워낙 핫하다보니 이쪽에서 주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만, 원래는 SNS의 폐해에서 나온 이야기지요. 남들 SNS를 보면 전부 신나 보이고, 행복해 보이고 다 잘사는거 같고...였는데 요즘은 커뮤니티에서 주식 수익률 인증보면 지금 주식하는 사람들 50%는 수익률도 아닌 것처럼 나오고, 누구는 몇년 전에 사둔 스울 부동산이 갑자기 2배가 올랐다더라, 이제는 청주 동탄 대구 세종이 폭등하네 나 어쩌냐...로 가는 듯합니다.

다같이 미쳐가는 시대에서는 자기도 미쳐야 한다. 네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그 이유만으로 자기도 미치려 그런다면 진짜로 미치게 됩니다.

인스타는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SNS 자체를 안 합니다만, 친구들 사진찍어서 어떻게 하는거 보면 얼마든지 좋게 싹 포장이 가능하더군요. 인스타는 24시간 감시카메라가 아닙니다. 자신의 24시간에서도 자기가 멋있을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올 것이고, 그것만 모아보면 누구든지 셀럽이 될 수 있는 구조 같습니다. 띠까번쩍한 악세사리야 하나정도는 구하면 그만이고... 그건 특별한 거지 그걸 디폴트라 생각해서 갖추려고 노력하면 어마무시하게 줄어드는 잔고를 볼 수 있습니다. 멋진 자동차와 신나는 해외여행 뒤로는 주거목적 외의 가계대출조차 사상 최대를 매년 갱신하는 어두운 모습도 볼 수 있지요.

집은 함부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경우는 아닙니다. 제 주변에 최근 영끌해서 집을 샀다는 30~40대는 없습니다(실패해서 좌절한 사람은 몇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장 저희 집이 저런 이유로 과거 여러번 이사를 해서 성공한 경험이 있고(지금은 밀려났습니다만), 주변 친척들도 그렇게 좋은 곳에 정착한 것을 보고 자란 바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는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저렇게 하면 사실상 거의 모든 걸 포기해야 합니다. 저희 집은 가전제품도 평균 20년 넘게 다 쓰다가 이번에 이사할 때 그나마 차액이 남아서 다 바꿨고, 아직도 20년이 넘은 자동차를 쓰고 있고, 가족끼리 해외여행 한 번 다녀온 적이 없습니다. 집 하나에 올인하려면 이정도는 각오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옛날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너네 집은 xx 사는데 왜 이런 것도 없어? 여행도 안다녀봤어?'였습니다. 아오 스트레스... 저희집이 좀 독하긴 하지만, 친척들도 정도의 차이지 대부분 비슷합니다.

주식... 디씨의 주식 갤러리들은 관리가 별로 필요없다는 농담이 있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개잡주 타다가 알아서 왕창 꼴고 다들 갤을 나간다죠ㅋ 그리고 새로 누가 들어와서 꼴고 나가고... 올해는 좀 비율이 높겠습니다만 연수익이 2천만원 넘는 사람이 5%인가 그렇다죠? 퍼센트가 정확하지는 않은데 여튼 한자리 수입니다. 올해도 잘해봐야 20%도 안될 겁니다. 그 유명한 신풍제약으로 단타면 몰라도 수십배 실제로 버는 사람 몇이나 보셨나요. 생각보다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벌고 FIRE족 성공 이런건 극히 드뭅니다. 깡통차는 사람은 흔해도요.


다 초탈하고 포기하고 살라는 말은 절대로 아닙니다. 다만 초조함의 이유가 FOMO에서 온 거라면,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손이 절대로 먼저 나가면 안 됩니다. 인스타야 보여주기 워낙 유명한데다가 저보다도 다른 분들이 훨씬 더 잘 아시니 넘어가고... 확실한건 인스타대로 소비하면 제가 대충만 계산해도 어마어마한 지출이 나옵니다. 주식, 부동산? 그걸로 성공하려면 정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코로나 장이 좋고 집값이 많이 오르니까 다 좋아보이죠. 2011~3만 해도 리센츠 들어갔다가 곡소리 나고 강남 왜케 안오르냐, 동탄은 아예 사기먹은 경우도 많고 주식은 십년째 박스피고 말 많았습니다. 2010년대 후반까지 미국주식 하는 사람은 극소수였구요.


항상 이면을 봐야 합니다. 벤츠 뒤엔 카푸어, 아파트 뒤엔 수십 년을 갚아야 할 머출... 겉만 보면 세상에는 너무나 뛰어난 사람도 많고, 잘 사는 사람도 많고, 멋지고 예쁜 사람이 천지입니다. 겉만 보면 다들 그렇습니다. 물론 생각보다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인데,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어딘가에 꼭꼭 숨어있더군요. 진짜로 주식으로 버는 사람들, 부동산 좋은거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말을 잘 안한다죠. 저도 한 분을 아는데, 정말 놀랄 정도로 겸손하고 밖에서는 말씀을 안 하십니다. 그런 걸 보다보면 비교가 얼마나 사람을 망치는지를 느낍니다. 비교를 통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보다는, 비교를 통해 '당장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 이런 프로세스로 가는 케이스가 훨씬 많다보니까요.

다같이 미친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배기는 몇 없고, 진짜배기들은 이미 준비된 사람들입니다. 나머지는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것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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