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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12/29 21:57:00
Name   Omnic
Subject   [2024 나의 이탈리아 여행기] 1. To Rome
[2024 나의 이탈리아 여행기] 0. 준비

제가 해외여행이 처음이라 가는 곳마다 셔터를 아무리 눌러대도 기록이 군데군데 부족한 점이 있읍니다.
그런 부분은 전부 말로 떼웁니다. 제가 뭔가를 구상하고 딱히 한건 아니기 때문에, 사진에 글이 따라가는 모양새가 될 것입니다.
부족하지만 이게 최선입니다.



시작글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제 비행은 에어차이나를 통하여 서울->베이징->밀라노입니다. 베이징 시각으로 새벽 1시 35분 비행기라 깜깜합니다. 서우두는 저녁 8시부터 아침 일찍 전까지는 여는 곳이 스타벅스와 자기네 상표 커피숍 2개밖에 없읍니다. 그나마 스타벅스가 물품이 많긴 하더군요.

저는 그런데, 에어차이나 라운지를 이용했읍니다. 지금 사진을 못 찾았는데, 나중에 찾게 되면 소개하도록 하겠읍니다. 시설은 구리지만, 적어도 앉을 소파는 있고, 과자와 음료수는 무한리필입니다. 우라지게 넓기만 하고 그 광활한 공간에서 노숙해야하는 밖보다는 훨씬 낫읍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샤워를 할 수 있읍니다(!) 가격, 공항 대기시간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에어차이나는 3시간 이상 공항 대기하면 이코노미도 라운지 예약이 가능하니 꼭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기내식은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 저는 먹을 만했는데, 아예 입에 안맞는다는 분들도 후기 읽어보니 꽤 되시더군요. 다만 양은 모자랐읍니다. 물이나 음료수의 경우 CA들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자주 왔다갔다하면서 제공해 주는데, 저는 기내가 워낙 건조해서 그때마다 물을 자주 마셔줬읍니다. 에어차이나에 대해서는 여담 관련으로 글을 따로 파서 후술하도록 하겠읍니다.



말펜사에 도착했읍니다. 한국인은 유로 입국이 빠른 편입니다. 물론 얘네도 ESTA같은게 곧 생긴다는데... 여튼 이때는 아니었읍니다. 다만 그 장점을 모두 까먹을 정도로 짐 나오는 속도가 정말 극악하게 늦읍니다. 저는 재수가 없어서 40분 정도 걸렸읍니다. 킹치만 이럴 줄 알고 여유있게 열차를 잡아놨지요.

다만 이때 실수 하나를 했는데, 어지간하면 말펜사->밀라노 첸트랄레역은 버스로 가십시오. 새벽 6시에 열차 타려니까 80%가 흑인에 전부 승강장에 모여서 담배피고 있는 걸 보니 진짜로 어떻게 되는거 아닌가하는 본질적인 공포를 느꼈읍니다... 다행히 별 일 없이 익스프레스 타긴 했는데... 어지간해서는 버스 타십쇼.

글고 내려서 너무 콜라가 먹고 싶어서 제로콕을 하나 샀는데 500ml 한 병이 3.3유로... 와 물가 개 살벌하네 하고 샀는데, 아닙니다. 이것도 후술.




밀라노 첸트랄레 역입니다. 얘네는 전부 이런 식입니다. 우리나라처럼 플랫폼이 선로가 이어지는 방식이 아닙니다. 여기로 들어왔다가 다시 본선로로 나가는 식이더군요. 플랫폼이 드럽게 많읍니다. 후술하겠지만 전광판을 열차시간 15분 전부터 뚫어지게 봐야 합니다. 악천후이거나 다이어가 꼬이면 이게 늦게 뜬다던..



시간이 한 시간 가량 남았고, 이때가 오전 8시인데다 로마까지는 서울-부산 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포카치아를 사서 먹읍니다. 맛있는데, 짭니다. 이때부터 아 구라파 얘네 음식 짰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했던 순간, 로마에 도착했읍니다. 물론 감상은 좀 뒤에 하기로 하고, 테르미니 주변의 치안에 대해서는 악명을 하도 들었기 때문에, 아예 숙소까지 가는 길을 한국에서 몇 번을 외운 다음에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했읍니다. 동양인이 짐 잔뜩메고 역 주변에서 서성이면 타겟이 된다 뭐 이런 걸 여행도 안 다녀본 놈이 어디서 주워듣기는 해서... 뭐 여튼 덕택에 숙소를 찾아서 짐을 푸려는데 사장님께서 4인실이 노쇼가 났다고 그 4인실을 주셨읍니다. 대박...



솔직히 뭘 할지 몰라서 일단 트레비 분수, 에스파냐 광장+비토리오 에마뉴엘레 광장, 판테온, 포폴로 광장 등을 동선으로 목표로 하고 무작정 쏘다니기 시작합니다. 스울 촌놈에게 구라파는 너무나 신기한것



진짜로 모든게 다 신기해서 그냥 이것저것 막 찍읍니다. 테르미니 근처입니다.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라 성당이라는데, 솔직히 잘 모릅니다.




이런 성당들조차 내부가 휘황찬란합니다. 눈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퀴리날레 궁 앞입니다. 솔직히 별건 없읍니다. 그냥 총리 있는곳.




트레비 분수입니다. 비수기에도 사람이 미어터집니다. 그리고 이 주변에 젤라또 가게들이 있는데, 그전에 너무 복작복작하고, 트레비 분수 자체는 볼게 없고, 주변에 소매치기로 의심되는 놈들과 삐끼가 너무 많읍니다. 그래서 대충 사진찍고 황급히 ㅌㅌ합니다.






너무 허기가 져서 검색해두었던 식당에 들어갑니다. 찾아보니 지금은 없어졌네요. 파스타 하나, 피자 하나 시켰는데 파스타는 좀 남겼읍니다. 너무 짜더군요. 다 괜찮은데. 다 먹고나서 탐라에 올리니까 횐분들이 여러 팁을 알려주신 덕에 그나마 그 뒤부터는 좀 덜 짜게 먹었읍니다.
와인은 하우스 와인 있으면 항상 시켰는데 어딜 가도 평타 이상 치더군요.



여행을 계속합니다. 트라야누스 원기둥입니다. 트라야누스 황제가 두 차례에 걸친 다키아 원정을 전부 승리로 이끄면서, 전전임 도미티아누스 황제 때 굴욕적인 강화를 맺은 것을 복수하고 다키아 땅 전체를 손에 넣은 것을 기념하여 다키아 원정 전체를 부조로 기둥에 박아넣었다고 합니다.



판테온 앞인데... 줄 보이십니까? 비수기 맞아?
네 그렇읍니다. 제가 로마를 일요일에 잡은게 실수라는 이유. 이날은 2월 4일, 첫째 주 일요일이었읍니다. 로마는 첫째 주 일요일에 대부분 '무료 개방'을 합니다. 그야말로 인세의 지옥도가 펼쳐지는 날이라는 거죠. 비수기라고 방심하고 온 저에게 아주 제대로 된 펀치를 날리는 광경이었읍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줄이 빠르게 줄더군요. 이날 이걸 보고 나머지 일정은 최대한 가볍게 하기로 결정합니다.






말이 필요없읍니다. 그냥 보십쇼




포폴로 광장인데, 사진을 제대로 못 남긴게 아쉽읍니다. 첫 날 여행이 좀 준비가 안된게 있어서 너무 날것이긴 하죠. 다 경험으로 생각해야죠뭐





물론 성당만 잘 봐놔도 중간은 가긴 한데... 여튼 좀 아쉽읍니다.






이태리 왔는데 젤라또 안 먹기 있기 없기. 트레비 분수 근처에서 안 먹고, 민박 사장님께 소개받은 2024년 초 로마에서 가장 힙하다는 젤라또집을 왔읍니다. 비주얼, 맛 모두 파멸적입니다. 강력하게 추천.




우리가 회복해야 할 대환제국의 고토 중심부... 아니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광장에 도착했읍니다. 여기가 로마 전반적인 뷰를 보기 좋다고 하는데, 건물 자체도 매우 웅장합니다. 아쉽게도 반대편의 베네치아 광장은 공사중으로 들어갈 수 없었읍니다. 그래서 여기가 오늘 로마 1일차의 마지막이 됩니다.





건물 자체도 드럽게 큽니다. 솔직히 사진 이따위로밖에 못 찍어서 죄송스러울 정도... 근데 진짜로 저때는 저게 한계였읍니다. 제가 이런 델 와봤어야 알지ㅋ






여기가 그렇게 높은 곳은 아니고, 생각보다 사각이 많아서 뷰가 이쁘거나 사진각이 잘 나오지는 않읍니다. 그래도 여기 올라와보는 것은 좋은 경험입니다. 롬은 여기 말고는 바티칸이나 산탄젤로 정도인데, 바티칸 위 올라가는건 다음 글에 쓰겠지만 난이도가 정말로 극악합니다. 산탄젤로에선 이쪽이 안 보이죠.




여기가 황제들의 거리(무솔리니가 강제로 만든 거리)입니다. 저녁이 되니 조명이 이쁘네요. 바로 옆이 포로 로마노-콜로세움으로 이어지는 그쪽입니다. 3일차에 방문하게 됩니다.






숙소로 오는 길에 성마리아 마죠레 대성당이 있어 들르고 귀가합니다. 여기는 라테리노 대성당, 신파올로 대성당, 베드로 대성당과 함께 로마 4대 성당중 하나라 정말로 유명한 곳입니다. 건축 양식도 여러 양식이 다양하게 섞여 있기도 하고, 그냥 그 자체로 내부도 화려하기 그지없읍니다.

저녁은 뭐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여기까지가 1일차입니다. 구글 맵으로 동선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중 90% 이상을 도보로 다녔읍니다. 일반적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일정일 것입니다. 제가 체력이 되서 노가다로 다니는 걸 정말 선호하기도 해서 그렇읍니다. 사실 오늘 여정은 해외 여행 자체가 처음이고, 이태리도, 로마도 처음이다 보니 가볍게 탐색전 정도로 다녀서 유명한 곳은 그렇게 많이 보지는 않았다는게 느껴지실 겁니다. 2,3일차의 밀도를 위해 첫날에 역으로 잡다한 것들을 다 봐둔 느낌이랄까. 뭐 그렇게 진행됐었네요.


2일차는 바티칸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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