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1/09 14:16:35
Name   호라타래
Subject   섹슈얼리티 시리즈 (9) - 성추행, 젠더 표현, 그리고 권력 (2)
이어서 갑니다. 주변 피드백을 받으니 어차피 분석 관련 정보는 사람들이 안 읽으니까 결론만 요약하라네요. 조언을 받아들여 간단하게 줄여봅네다.

성희롱/추행 경험은 나이/젠더 차이가 있나?

- 개인적인 공간 침입, 원치 않는 신체접촉, 공격적인 농담, 물리적 폭력은 청소년기에는 젠더 차이가 유의해요 (일반화 가능)
- 그러나 성희롱/추행 고경험군에 들어가는 데에는 청소년기의 경우 젠더 차이가 유의하지 않아요. 물론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을 하는가는 달라요.
- 성인기에는 개인공간 칩입, 원치 않는 신체접촉에서 젠더 차이가 유의해요
- 여성의 경우,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올라가면 공격적인 농담에 노출될 확률이 유의하게 커져요. 이건 성희롱/추행 고경험군이나 저경험군이나 마찬가지이고요.

* 모든 영역에서 여성이 무조건 더 높게 나오는 건 아니에요. 지난 번 글에서 다루었듯이 폭행physical assault은 남성이 더 경험하거든요. 모든 폭행 경험이 성희롱/추행은 아니지만, 폭행경험 속에는 성희롱/추행이 포함되어 있구여. 

물론 연령/젠더에 따른 경험 차이는 젠더에 따른 법의식 차이가 특정 행위를 성희롱/추행으로 인식하는가 아닌가에 영향을 끼치는가를 보여주지 못해요. 따라서 이하의 분석에서는 이 점을 다룰게요.

행동과 주관적 인식 사이 관계

젠더에 따라 성희롱/추행에 대한 인지 차이가 있을까요? 답은 예상하다시피 예스입니다.

- 성희롱/추행 고경험군이든 저경험군이든 여성은 남성보다 더 자신들이 성희롱/추행을 경험했다고 보고해요. 아래 표에서도 드러나고, 로지스틱 회귀분석도 그렇고요.
- 인터뷰 결과를 보면 남성들은 자기가 경험한 일이 성희롱/추행인지 아닌지 인지하거나 표현할 틀이 적어요. 인터뷰에서는 "그 상황"이라거나, 엉덩이 잡기(Grabassin) 등의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았어요. 반대로 여성들은 모든 것을 성희롱/추행이라고 얘기하지는 않더라도, 어떤 것은 성희롱/추행이었다고 명확하게 얘기하고요.
- 근데 성희롱/추행 저경험군 여성들은 저경험군 남성들과 보고 패턴에서 큰 차이가 없었어요.



성인기와 청소년기 차이는?

- 청소년기에 성희롱/추행을 경험한 사람의 72%는 성인기에도 마찬가지의 경험을 해요.
- 청소년기 성인기 사이에서 성희롱/추행의 상관관계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강해요. 즉, 청소년기에 성희롱/추행을 경험한 남성은 성인기에도 마찬가지의 경험을 할 확률이 여성보다 더 높다는 거죠. 이건 위에서 분석한 주관적 인식의 문제가 아니여요.
- 남성이 청소년기 -> 성인기로 이어지는 생애과정 속에서 성희롱/추행 경험을 연속해서 할 가능성이 높다면, 여성들은 청소년기에는 안 그랬을지라도 성인기에 들어서 성희롱/추행 경험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요.

남성성과 직장 내 권력

저자들이 조사한 자료는 권력, 남성성, 성희롱/추행의 문화적 의미 같은 굵직한 주제를 다룰 수는 없지만, 다른 데이터와 결합해서 관련 문제를 엿볼 수가 있었어요.

주관적인 재정 통제권(financial control)과 관리자로서의 권위(supervisory authority)는 직장 내 권력을 보여주는 지표여요. 
젠더 관계에 대한 인식과 행동은 '주변화된 남성성marginalized masculinities'을 보여주는 지표로 삼았어요. 저자들은 성평등한 인식을 보이는 남성들이 미국 사회 내의 지배적인 남성성과 대비되기 때문에, 남성성에서 주변화 되고 따라서 성희롱/추행에 노출될 확률이 더 커지지 않겠느냐는 가설을 세웠지요.

- 재정 통제권이 높은 사람들은 성희롱/추행 경험을 할 확률이 더 적었어요. 다만 관리자로서의 권위(0, 1로 코딩)가 존재하는 건 성희롱/추행 경험을 오히려 높혔고요. 저자들은 인터뷰 결과에 기반하여, 미국 맥락에서 관리자들의 대부분이 남성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여성 관리자들이 성희롱/추행에 노출될 확률이 커지는 거라고 분석해요.
- 집안 일을 더 많이 하는 남성들은 성희롱/추행 경험을 할 확률이 컸어요. 앞서와 마찬가지로 인식에 대해서도 분석했는데, 분석 결과는 여성들의 그것보다는 더 약하기는 하지만 평등한 인식을 지닌 남성들이 자신들의 성희롱/추행 경험을 하나로 묶어내는 문화적 틀을 지닐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여줬고요.

맥케넌의 사회문화모델

지난 글에서 다루었던 맥케넌의 모델로 돌아가봅시다. 젠더 -> 권력 -> 성희롱/성추행으로 이어지는 맥케년의 모델은 개념적 명확성이나, 방법론적인 엄격성과 관련해서 비판을 많이 받았었쥬. 저자들은 맥케넌의 모델에 법적 인식(legal consciousness)라는 요소를 결합한 이론을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험해봤어요.

다시 강조하자면 이 모든 데이터들은 '직장 내 성희롱/추행'에 관련된 거예요.

결론적으로,

- 성희롱/추행을 정확하게 정의하기 힘든 까닭은 젠더와 나이에 따라 성희롱/추행의 의미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에요.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경험하느냐는 나이/젠더에 따라 달라요.
- 남성들은 초기 예측했던 것보다 더 많은 성희롱/추행을 경험했지만, 맥케넌이 이론적으로 예측했듯이 여성들이 더 많이 경험했어요.
- 여성들의 경험 비중은 청소년기 -> 성인기로 이동하면서 상승하고, 남성들의 경험 비중은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요.
- 남성들의 경우 성희롱/추행 경험은 비슷하더라도, 핵심 지표 (개인 공간 칩입 + 원치않은 신체 접촉)의 비중은 성인기로 진입하면서 감소하는 양상을 보여요. 
- 청소년들은 직장 내에서 더 많이 성희롱/추행의 타겟이 되요. 이건 직장 내 권력 구조와 연관해서 생각해볼 수 있죠.

고등학교 때부터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유색인종 + 노동계급 여성인 레이첼의 이야기는 권력의 문제를 한 번 더 보여줘요. 그는 연상의 남성 노동자가 성추행을 한 후 변호사와 상담했어요.

"그(관리자)는 내가 드라이브쓰루 창에 서있는 동안 나한테 왔어요. 뒤에 서서 저를 잡았어요. 그리고 저에게 몸을 대고 비볐어요. He [the supervisor] came for me while I was standing at the drive-through window and he came from behind and grabbed me. And rubbed up against me"

관리자가 왜 그런 것 같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어요.

"음... 하나는 제가 어려서요. 그리고 제가 어린 엄마여서요. 관리자는 아마 '넌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졌으니까 변태가 틀림없어' 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나이, 인종, 계급, 젠더는 권력이 교호하는 차원이자, 불평등한 사회관계과 상호작용을 낳는 차원이에요. 젋은 어머니이자 노동계급 유색인종인 레이첼은 직장 내에서 권력이 약한 존재였지요. 그가 겪은 이런 경험은 한 두번이 아니라 지속적이었어요.

권력 문제에서 청소년이 더 열위에 있지만, 맥케넌이 예측한 대로 성인 여성들이 성희롱/추행에 더 노출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요. 저자들은 여기에 대해서 설명을 더 정교화 하지는 않아요. 젠더에 따라 성희롱/추행 경험을 인식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고려하더라도 (이런 인식이 부분적으로는 누적된 경험 때문이기도 하며), 여성이 더 많다는 주장은 데이터를 통해 지지되어요.

다만 남성의 경우 청소년기에 경험한 성희롱/추행 경험이 생애경로를 따라 지속성을 보여요. '어떤 남성'이 취약한가는 지속적으로 탐색해볼만한 주제이기도 하지요.

결론

언제나처럼 결론은 생략합니다. 저자들의 분석은 잠재변수(latent variable) 분석에 기초해 있기 때문에 언뜻 봐서는 의문이 드실 수도 있어요. 지난 글에서 어느 정도 설명을 했는데, 혹여나 궁금하시다면 댓글로 더 세세하게 풀어볼게요.



9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375 1
    15962 방송/연예2025 걸그룹 6/6 5 헬리제의우울 26/01/11 239 8
    15961 생활체육헬스장에서 좋은 트레이너 구하는 법 9 + 트린 26/01/11 594 7
    15960 음악[팝송] 제가 생각하는 2025 최고의 앨범 Best 10 김치찌개 26/01/11 134 3
    15958 일상/생각end..? 혹은 and 43 swear 26/01/07 1164 42
    15957 창작또 다른 2025년 (21 / 끝) 2 트린 26/01/06 307 6
    15956 오프모임신년기념 시 모임 8 간로 26/01/06 550 2
    15955 일상/생각팬(Fan) 홀로그램 프로젝터 사용후기 7 시그라프 26/01/05 548 3
    15954 스포츠[MLB] 오카모토 카즈마 4년 60M 토론토행 김치찌개 26/01/05 200 0
    15953 스포츠[MLB] 이마이 타츠야 3년 63M 휴스턴행 김치찌개 26/01/05 166 0
    15952 창작또 다른 2025년 (20) 트린 26/01/04 224 1
    15951 여행몰디브 여행 후기 5 당근매니아 26/01/04 1536 9
    15950 역사종말의 날을 위해 준비되었던 크래커. 14 joel 26/01/04 858 23
    15949 문화/예술한국의 평범하고 선량한 시민이 푸틴이나 트럼프의 만행에 대해 책임이 있느냐고 물었다 6 알료사 26/01/04 825 12
    15948 일상/생각호의가 계속되면~ 문구점 편 바지가작다 26/01/03 506 6
    15947 일상/생각옛날 감성을 한번 느껴볼까요?? 4 큐리스 26/01/02 668 2
    15946 창작또 다른 2025년 (19) 트린 26/01/02 230 2
    15945 IT/컴퓨터바이브 코딩을 해봅시다. - 실천편 및 소개 스톤위키 26/01/02 317 1
    15944 오프모임1월 9일 저녁 모임 30 분투 26/01/01 1070 4
    15943 도서/문학2025년에 읽은 책을 추천합니다. 3 소반 26/01/01 645 16
    15942 일상/생각2025년 결산과 2026년의 계획 메존일각 25/12/31 333 3
    15941 창작또 다른 2025년 (18) 1 트린 25/12/31 272 3
    15940 일상/생각2025년 Recap 2 다크초코 25/12/31 488 2
    15939 일상/생각가끔 이불킥하는 에피소드 (새희망씨앗) 1 nm막장 25/12/31 390 2
    15938 일상/생각연말입니다 난감이좋아 25/12/31 355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