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3/06 12:48:18수정됨
Name   ar15Lover
Subject   (번역)지구공학의 장기적 결과
저자: 시어도어 카진스키
출처: Anti-Tech Revolution: Why and How. APPENDIX FOUR.


         지구공학의 장기적 결과

A. 2009년, 익명의 발신인이 나에게 핵무기가 가장 위험한 현대 기술이라고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아래는 나의 답변이다.

핵무기를 가장 위험한 현대 기술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될 기술들이 가장 위험한 현대 기술이라는 주장이 더욱 그럴듯 하다.

국가는 핵무기를, 적어도 대규모로는 사용하지 않을 강한 유인을 갖고 있다. 그러한 사용은 아마 자살행위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핵전쟁이 결코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핵전쟁의 위험성은 대단히 현실적이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대규모 핵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국제사회가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충분히 감축하는데에 실패하리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대신에, 지구온난화는 “지구공학(geo-engineering)”을 통해 통제될 것이다. 이는 지구 기후를 허용 범위 내에 머물도록 인공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다.(1) 지구 기후를 관리하기 위해 제안된 많은 수단들 중에서, 세 가지 사례를 여기서 언급하겠다: (i)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해양 플랑크톤의 성장을 자극하기 위해 철 분말을 바다에 뿌리는 방법.(2) (ii) 미생물을 비롯한 유기체들을 유전적으로 조작해 대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만드는 방법.(3) (iii) 이산화탄소를 지하 보관소에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방법이다.(4)

모든 지구공학적 시도들은 즉각적인 재앙을 가져올 심각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지구공학에 비하면 유도미사일 요격은 쉬운 편입니다. 지구공학은 한번에, 정확히 성공해야 합니다.”(5) 새로운 기술적 해결책은 주로 반복된 시행착오를 거쳐 개선된다. “한번에, 정확히”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구공학을 정당하게 두려워하는 것이다.(6)

그래도 지구공학이 한번에 정확히 성공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결과는 끔찍할 것이라고 예측할 이유가 대단히 많다.

첫째: 환경을 조작하려는 시도는 거의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수정하기 위해, 환경을 더 많이 조작해야한다. 이는 또 다른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계속 반복된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을 갖고 깔짝거리다가 우리는 점점 더 심각한 문제에 처하게 된다.

둘째: 수억년간, 자연 과정은 지구 기후와 대기 구성을 고등 생명체가 생존하고 진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 머물도록 유지했다. 최근에 기후가 불안정해져서 수많은 종들을 멸종시키기 시작했지만, 모든 복잡 유기체를 쓸어버릴 정도로 극심하지는 않다.

인간이 지구 기후를 통제하기 시작하면, 자연 과정은 기후를 살만한 범위에 머무르게 하던 그 기능을 잃는다. 기후는 인간의 통제에 완전히 종속될 것이다. 지구 기후는 전세계적 현상이므로, 독립된 지역 집단에 의해 통제될 수 없다. 기후 통제는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져야하므로, 전세계적인 고속 이동통신 기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이런 이유로, 지구 기후는 기술 문명에 종속될 것이다. 과거의 모든 문명들은 결국 무너졌다. 그리고 현대 기술 문명 역시 조만간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된다면, 인간의 기후 통제 시스템 역시 무너질 것이다. 기후의 범위를 제한하던 자연 과정이 사라졌기 때문에, 지구 기후가 겉잡을 수 없이 날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십중팔구 지구는 복잡 생명체가 살기에는 너무 덥거나 추워지거나, 대기의 산소 농도가 지나치게 낮아지거나, 대기가 독성 기체로 오염되거나, 다른 형태의 대기 참사가 발생할 것이다.

셋째: 지구 기후가 통제되기 시작하면, 기술 체제의 유지는 생존에 필수가 될 것이다. 방금 전에 지적했듯이, 기술 체제의 붕괴는 아마 급진적이고 파괴적인 기후 붕괴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혁명이나 다른 수단을 이용한 기술 체제의 제거는 사실상 자살행위가 될 것이다. 체제는 생존에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될 것이므로, 기술 체제는 사실상 도전으로부터 면제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과학자와 엔지니어, 기업 임원, 정부 관료와 정치인)은 핵전쟁을 두려워한다. 핵전쟁은 그들을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권력과 지위를 필수적으로 만들어서, 어떠한 진지한 도전도 불가능하게 만들어줄 체제를 기뻐하며 받아들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핵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만, 지구 기후 통제는 즐겁게 받아들일 것이다.

B. NASA의 우주생물학자 피터 와드(Peter Ward)는, 자연 과정에 의해 지금으로부터 5억년 후에 우리 행성이 거주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7) 우리 대부분은 1억년 정도 거주가능한 행성에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와드는 5억년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수십억년 간 우리 기후를 살만하도록 유지하기 위해 지구공학 시스템을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한다.(8) 와드는 효과적인 지구공학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세계적 협조가 “유토피아적 공상”(9)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를 지지하는 것을 보면, 이를 실현하는게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믿고 있는게 분명하다. 하지만 정말 충격적인 것은, 와드가 전세계의 문명이 의지할 지구공학 시스템이 수십억년 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믿고있다는 것이다.

제1장에서 우리는 인간사에 대한 과학자들의 순진함을 다루었다. 와드는 이에 대한 역겨운 사례이다.(10)

= 각주 =
1. Time, March 24, 2008, p. 50 참고.

2. Wood, p. 73, col.

3. Leslie, p. 6, col. 4 (microbes). Wood, p. 73, col. 1 (trees).

4. Wood, p. 73, col. 2. Sarewitz & Pielke, p.59, col. 3. 이 계획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믿는만큼 이산화탄소가 지하에 오래 머물러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설령 “시범 프로젝트”(ibid.)가 CO2를, 말하자면, 한 10년 정도 가두는데 성공했다고 쳐도, 그것이 앞으로 백년 또는 천년 머물러 있을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또한, 모든 시범 프로젝트들은 수준높은 전문가들이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이러한 절차가 일상화되고 대규모로 사용되면, 실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태만, 무능, 불성실이 발생할 것이다. 제 2장의 각주 67에서 인용된 USA Today의 기사를 참고할 것.

5. Wood, p. 76, col. 1, 시카고 대학교의 지구물리학자 레이먼드 피에르험버트(Raymond Pierrehumbert) 인용.

6. Ibid. USA Today, Feb. 16, 2015, p. 7A 참고.

7. Ward, pp. 141-42.

8. Ibid., pp. 143, 149.

9. Ibid., p. 143.

10. 다른 역겨운 사례는 K. Brower, pp. 60, 62 참고.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466 과학/기술 2066년안에 우리의 태양계 내에 호모 에릭툭스 이상 문명이 발견할 확률 3 mathematicgirl 24/02/18 909 0
    14439 과학/기술자율주행차와 트롤리 딜레마 9 서포트벡터 24/02/06 902 7
    14246 과학/기술우영우갤에서 선동한 자폐아의 현실 주장의 허구 7 자폐증당사자 23/11/03 1760 2
    14239 과학/기술드라마『우영우』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 개념 왜곡 3 자폐증당사자 23/10/31 2987 8
    14144 과학/기술체계화된 통빡의 기술 - 메타 휴리스틱 13 서포트벡터 23/09/14 1831 26
    14076 과학/기술끝판왕급 계산기 사용기 9 copin 23/07/30 1830 2
    14024 과학/기술(아마도)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한 이유 15 매뉴물있뉴 23/07/09 1919 12
    14006 과학/기술유고시 대처능력은 어떻게 평가가 될까? - 위험 대응성 지표들 18 서포트벡터 23/06/26 2013 31
    13963 과학/기술과학이 횡포를 부리는 방법 20 아침커피 23/06/08 2102 6
    13951 과학/기술뇌 없는 명문대 수학과 재학생 3 컴퓨터청년 23/06/05 1832 0
    13946 과학/기술수알못이 생각하는 수학 8 컴퓨터청년 23/06/03 1336 0
    13907 과학/기술챗gpt 상담이 차라리 낫다 vs 그래도 인간 상담은 못 따라간다 11 Dope 23/05/25 1644 1
    13664 과학/기술개발자 모드를 풀어주니 건방져진 chatgpt 3 큐리스 23/03/24 2064 0
    13655 과학/기술(망상) 초음속으로 부담없이 움직이고 반응할 수 있는 몸을 가진다면 천하무적 아닐까요? 13 강세린 23/03/21 1644 0
    13645 과학/기술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핵무기를 동시에 터뜨리면? 19 강세린 23/03/17 1979 0
    13574 과학/기술프로젝트 툰드라 4 copin 23/02/16 1606 1
    13474 과학/기술크롬말고 엣지나 파폭 33 매뉴물있뉴 23/01/11 1856 0
    13271 과학/기술이번 카카오 사태에 가려진 찐 흑막.jpg 코멘터리 18 그저그런 22/10/25 3090 23
    13209 과학/기술"수업이 너무 어려워서 해고당한" 뉴욕대 화학 교수에 관하여 64 Velma Kelly 22/10/06 3772 26
    13195 과학/기술[작은 아씨들], 가장 극적으로 데이터-정보-지식-지혜의 관계를 보여주다! 2 몸맘 22/09/30 2550 2
    13179 과학/기술위즈덤 칼리지 4강 Review 모임 발제: 행복과 성공의 도구, 과학? 2 아침 22/09/25 1599 8
    13135 과학/기술마름모는 왜 마름모일까? 30 몸맘 22/09/05 4055 21
    13007 과학/기술쿨러에 관하여 (에어컨 아님) 21 매뉴물있뉴 22/07/19 2676 5
    12999 과학/기술위즈덤 칼리지 2강 Review 모임 발제 - 메타버스 누구냐, 넌? 4 당당 22/07/15 2132 2
    12222 과학/기술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은 가능한 것인가 26 당근매니아 21/10/30 4174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