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3/17 11:50:28
Name   Picard
Subject   안철수-오세훈 토론회 후기

안녕하세요. 정치 이야기 좋아하는 아재 입니다.

어제 안철수-오세훈 TV 토론회를 뒤늦게 다운 받아 봤어요.
운전하면서 듣느라 영상은 못보고 소리만 들었는데요.

아.. 우리 철수님, 정말 토론 스킬은 전혀 성장치 않았군요.
공부 잘하는 이과생의 느낌이었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고, 공부한대로 답을 쓰는... 1+1=2 라고 알고 있는데, 1+1 = 2.5 라고 했을때 멘붕 오는...

일단, 안철수 측의 준비부족이 보였어요. 인력풀의 능력과 인원수가 딸리니까 아무래도 준비를 다 못할 수는 있죠.
이런 경우 후보 본인의 순발력으로 커버할 수 밖에 없는데, 우리 철수님 그런 커버가 안되더군요.

내가 A 라고 치면 오세훈이 B 라고 칠거고 그럼 나는 C 로 받아 쳐야지! 그럼 내가 이기는거야! 라고 준비를 했는데, 오세훈이 B' 로 받아치니, 어? 하면서 어버버하면서 C로 받아치니 안철수가 모자란 것처럼 보이죠.
애초에 안철수가 달변가도 아니고, 변호사에 방송으로 단련된 오세훈을 토론에서 이길리가...
그러니 토론횟수를 줄이고 싶었겠죠.

오세훈이 확실히 말을 잘했습니다. 보는 사람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들로 조근조근 이야기를 잘했습니다.
그에 비해 우리 철수님은... (...)
아니 뭐하로 '(블록체인) 기본입니다' 라던가, '실행.. 영어로는 익스큐션이라고 하는데요' 라는 말을 뭐하러 합니까.
지고 있는 사람이 발끈하는 것처럼 보일뿐이고, 어버버 하면서 잘난척 하는 것처럼 보일뿐...

물론, 토론을 잘 못한다고 좋은 정치인, 좋은 행정가가 아니라는 법은 없습니다. 충분히 공부하고 고민해서 좋은 정책을 내는게 이슈 있을때마다 즉흥적으로 법안 내고, 정책 정하는 것보다 나으니까요. 문제는 토론을 잘하면 똑똑해 보인다는 거고, 토론회에서 발리면 사람들이 실망한다는거죠.

어제 안철수는 오세훈의 내곡동 땅을 '제가 제 시간을 쪼개서 설명할 시간을 드리는 겁니다' 라면서 공격했지만 오세훈의 반박에 한마디 말도 못했고... '아직도 애들한테 밥 주는거 반대하십니까?' 라면서 '네, 반대합니다.' 라는 말을 끌어내고 싶었지만 실패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대선 포기하고' 라는 말을 두번인가 세번 했는데, 본인은 '내가 대선 나갈 사람인데 대선을 포기했다. 내가 희생하고 양보한거다' 라는 생각을 하니 자꾸 저말이 나오겠지만,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아니 한자리수 지지율 나오던 사람이 대선 포기하고 서울시장 나왔다고? 서울이 만만해 보여? 아니 지가 능력 안되서 대선 포기한게 왜 희생이고 양보야?' 라는 생각을 자꾸 들게 할 수 밖에 없죠. 저는 저말은 안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거기에 안철수가 토론전에 던진 회심의 카드인 '합당'도 '그러실거면 먼저 입당하시라' 라는 말에 반박을 못했어요. 대충 '이기려면 국민의당 지지자들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 라고 퉁치면서 '합당 약속은 지킨다' 라고 했지만요.
거꾸로 안철수가 오세훈에게 '땅 관련 거짓말 나오면 사퇴하시겠습니까?' 라는 말에 오세훈이 자신있게 사퇴한다고 쳤는데, 이건 안철수가 뭔가 확실히 증거를 잡고 있지 않는 이상 받아내봐야 소용 없는 말일뿐. 전 거기서 안철수가 한번 더 칠줄 알았는데 '알겠습니다' 하고 넘어가더군요.

티비토론을 보고 어차피 안철수 지지자들은 안철수가 잘했다 할거고, 오세훈 지지자들은 역시 오세훈.. 하겠으나 아직 마음의 결정을 못한 사람들이 보면 누굴 찍을까?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나? 궁금했습니다.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토비 15/06/19 35545 1
    15997 일상/생각소유의 종말: 구독 경제와 경험의 휘발성 1 사슴도치 26/02/02 313 6
    15996 오프모임참가하면 남친여친이 생겨 버리는 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63 + 트린 26/02/02 915 4
    15995 일상/생각팀장으로 보낸 첫달에 대한 소고 6 kaestro 26/02/01 530 6
    15994 일상/생각와이프란 무엇일까? 2 큐리스 26/01/31 556 9
    15993 영화영화 비평이란 무엇인가 - 랑시에르, 들뢰즈, 아도르노 3 줄리 26/01/31 361 4
    15992 IT/컴퓨터[리뷰] 코드를 읽지 않는 개발 시대의 서막: Moltbot(Clawdbot) 사용기 24 nm막장 26/01/31 707 1
    15991 일상/생각결혼준비부터 신혼여행까지 (3/청첩장 및 본식 전, 신혼여행) 5 danielbard 26/01/30 371 4
    15990 정치중국몽, 셰셰, 코스피, 그리고 슈카 15 meson 26/01/29 1107 7
    15989 IT/컴퓨터램 헤는 밤. 28 joel 26/01/29 815 27
    15988 문화/예술[사진]의 생명력, ‘안정’을 넘어 ‘긴장’으로 8 사슴도치 26/01/28 418 20
    15987 IT/컴퓨터문법 클리닉 만들었습니다. 7 큐리스 26/01/27 560 16
    15986 게임엔드필드 간단 감상 2 당근매니아 26/01/26 549 0
    15983 스포츠2026년 월드컵 우승국//대한민국 예상 순위(라운드) 맞추기 관련 글 6 Mandarin 26/01/26 352 0
    15982 오프모임2월 14일 신년회+설맞이 낮술모임 (마감 + 추가모집 있나?없나?) 18 Groot 26/01/26 710 3
    15981 정치이재명에게 실망(?)했습니다. 8 닭장군 26/01/25 1007 0
    15980 IT/컴퓨터타롯 감성의 스피킹 연습사이트를 만들었어요 ㅎㅎ 4 큐리스 26/01/25 427 0
    15979 정치민주당-조국당 합당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14 Picard 26/01/23 886 0
    15978 오프모임1/23 (금) 용산 또는 서울역 저녁 모임 8 kaestro 26/01/23 689 1
    15977 스포츠[MLB] 코디 벨린저 5년 162.5M 양키스행 김치찌개 26/01/22 325 0
    15976 정치한덕수 4천자 양형 사유 AI 시각화 11 명동의밤 26/01/21 1179 11
    15974 오프모임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하실 분? 21 트린 26/01/20 892 5
    15973 도서/문학용사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테니까 7 kaestro 26/01/19 1033 9
    15971 꿀팁/강좌나노바나나 프롬프트 - 걸리버 소인국 스타일 음식 이미지 3 토비 26/01/17 733 1
    15970 의료/건강혈당 스파이크란 무엇일까? 12 레이미드 26/01/17 1016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