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0/14 00:45:16
Name   darwin4078
Subject   도입부가 쩌는 음악 list5
제가 유명한 노래만 찾아듣는 팔랑귀에다 취향이 나풀나풀 가볍습니다.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는 마시고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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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ttersweet Symphony - the verve




영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the cruel intentions) 엔딩타이틀곡으로 유명한 노래이기도 합니다. 브릿팝이나 버브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영화 보시다 한번쯤을 들어보셨을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버브의 이 노래가 담긴 앨범 the urban hymns는 발매 전부터 영국 언론 바랍잡이가 장난 아니었죠. 세기의 명반이 나온다, 브릿팝이라는 장르의 마침표를 찍을 앨범이다 어쩐다 설레발이 대단했었습니다. 뭐, 좋은 앨범인건 사실이지만, 세기의 앨범...은 솔직히 아니죠. 앨범의 완성도로 놓고 보면 전 앨범이 더 낫다고 생각하구요, 개인적으로 브릿팝의 최종승자는 different class라는 명반을 들고 나온 펄프가 아닌가 싶고, urban hymns가 나온 97년은 사실 브릿팝이 끝물 시점이라 브릿팝을 평정했다고 보기는 좀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건... 도입부의 귀에 착 달라붙는 멜로디는 볼륨감있고 매력적이죠. 하지만, 이 도입부는 버브의 것이 아닙니다.

롤링스톤즈의 the last time을 앤드류 올드햄이 커버했고 버브의 리더 리차드 애쉬크로프트가 샘플링해서 현악파트를 추가해서 올린 것이죠.
원곡은 이렇습니다.



이게 롤링스톤즈의 the last time이구요,



이게 앤드류 올드햄이 오케스트라를 도입해서 커버한 곡입니다.

몇년의 법정 공방 끝에 결국 노래의 저작권과 로열티는 롤링스톤즈의 전 매니저인 앨런 클라인이 가져가게 되었죠.
verve라는 밴드명도 동명의 재즈레이블 verve와 상표권 분쟁이 있어서 the를 붙이는 걸로 합의가 되었던걸 생각해보면 이 밴드는 굵직굵직한 법정 분쟁이 많았군요.

the urban hymns에는 이 곡 외에도 drug don't work나 sonnet, the lucky man같은 좋은 노래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시대의 명반은 아니지 않냐고 말은 했지만, 90년대 영국 기타 밴드가 할 수 있는 극한의 경지에 도달한 앨범이라고 봅니다.




#. Brahms : Symphony no.1 - 클라우디오 아바도 &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브람스입니다. 왜인지 모르지만, 저는 가을에는 브람스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표절작곡가님같은 클래식 전문가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클래식을 들고 오는게 만용이라 생각되지만...;;;

브람스 교향곡 1번은 베토벤의 9개 교향곡이 전유럽을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후 그에 필적할만한 교향곡은 나타나지 않고 정체되어있던 유럽 음악계에 하나의 화두처럼 등장한 교향곡입니다. 당시 리스트와 바그너가 전통에서 탈피한 낭만주의 음악으로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때에도 브람스는 고집스럽게 고전주의 음악에 천착하고 있었고, 거의 20여년동안 작곡한 끝에 발표한 교향곡입니다. 브람스 자신도 이 교향곡을 작곡할 때 베토벤의 9개 교향곡을 몹시도 의식했었고, 1악장은 운명교향곡을, 4악장은 합창교향곡의 환희의 송가를 연상시킨다는게 중론입니다만, 이 교향곡이 초연될 당시 10번 교향곡이라고 부를 정도로 베토벤의 고전주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새로운 교향곡 출현의 디딤돌이 될 교향곡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들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거 처음 들었을때 도입부의 강렬함에 잠시 멍해있었습니다. 웬만한 헤비메탈도 이정도의 헤비함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모든 클래식 음악이 그렇듯 이 브람스 교향곡 1번도 많은 지휘자의 버전이 있지만, 저는 아바도 지휘가 제일 무난하고 좋더라구요.




#. Am I Evil? - Metallica



80년대, 테이프로 메탈리카를 듣던 시절, 이 노래는 위 동영상에 뜨는 괴물을 껍데기로 해서 달랑 6곡만 담아서 테이프로 팔아먹었습니다. 빽판이 아니라 라이센스 허가를 받아서요. 그게 무슨 개같은 소리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90년 초반까지만 해도 판테라의 1집 cowboy from hell과 2집 vulgar display of power를 짜집기해서 vulgar display of cowboy라는 제목으로 라이센스 음반이 나오던 나라가 대한민국이었습니다.  집에 테이프가 있을텐데... 찾아보고 있으면 사진도 올려볼께요.

하여튼, 이 노래는 다이아몬드헤드의 노래를 커버한 곡인데, 원곡보다 더 유명해져버렸죠.
원곡은 이렇습니다.



뭐 거의 비슷하죠.

끝판왕 악당 나오는 느낌이죠. 흐흐... 좋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 Am I Evil 라이브...



빅4라고 되어있는데, 메탈리카, 메가데스, 앤스랙스, 슬레이어 합동공연입니다. 진정 슬래쉬메탈계의 빅4입니다. 후덜덜...
저 자리에 내가 있어야 했어...ㅠㅠ




#.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 산울림




6분짜리 노래인데 전주가 3분 30초. 이게 78년에 발표된 노래입니다.
누구 못지 않게 강렬한 중2병을 앓고 있었던 철없던 중딩시절, 산울림 하면 산할아버지 같은 동요나 부르는 개그밴드 아니냐고 생각했던 저에게 정의구현의 한방을 날려준 노래입니다. 베이스라인 끝내주고, 사이키델릭 기타 사운드 좋습니다. 전주 하나만으로도 이 노래를 들을 가치가 있죠.

김창완옹은 1978년에 이 노래를 2집 A-side 1번곡으로 넣는 패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김창완옹은 최근 공중파 라이브에서도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아이유의 남친이 된 장기하도 나오네요. 저는 장기하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뭐... 둘이 좋아 하는 사랑인데 제 3자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죠.

나가수에서도 자우림, 시나위가 커버한 적이 있었죠. 원곡만한 커버곡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습니다.




#. Kashmir - Led Zeppelin




레드 제플린 좋아하시는 키배 잘하는 어떤 분이 잘 설명해주실거 같긴 한데...

레드 제플린 명반으로 4집을 많이들 얘기하시는데 저는 이 곡이 들어있는 physical graffitti가 제일 좋습니다. 레드 제플린 스타일을 완성시켰고 정점을 찍은 앨범인거 같아요. 올초에 리마스터링해서 재발매했다고 하던데... 참 이쪽도 에바 못잖게 사골 우려내기 징하죠. 하지만 사골이라고 투덜대면서도 지갑을 여는게 호구잡힌 호구의 인생.

하여튼... 캐시미어 이 곡은 뭐랄까, 도입부 리프부터 쇠망치로 머리를 한대 때리고 시작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가사 역시 난해한 것이 해석하면 할수록 머리가 복잡해지는게 한대 맞은 느낌입니다.

이 곡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커버를 많이 한 곡이기도 한데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The Symphonic Led Zeppelin 이라는 제목으로 앨범도 냈었고, BOND라는 일렉관현악 콰르텟이 커버하기도 했고,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서도 커버하기도 했습니다.



브리튼즈 갓 탤런트 연주 영상입니다.



좀 심심한 연주기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오케스트라 커버 연주곡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저작권 문제로 유튜브에서 다 막혀있네요.


다른 좋은 노래들은 리플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시험문제 출제해야 하는데...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가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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