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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2/28 10:35:57
Name   Picard
Subject   야권 단일화 결렬로 알게 된것..
안녕하세요. 정치 이야기 좋아하는 중견회사원 아재입니다.

야권의 윤-안 단일화가 결렬 되었답니다.
그리고 국힘에서 지금까지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국당에서는 '까발렸다' 라고 할 정도로 분노했고요.
아마 국힘에서 적당히 과장하거나 생략한건 있을지 몰라도 일단 공개한건 대부분 팩트겠죠. 그리고 디테일은 과장하거나 생략한데 있겠지만요.

1.
그래서 이번에 깨달은게 뭐냐...
윤석열이 장제원을 완전히 신뢰하는구나.
장제원의 매형 어쩌구 저쩌구 해서 안철수랑 연이 있어서 협상을 하게 되었다는데..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이 있을까 싶네요. 그 큰 선대위에 안철수랑 직접 연이 있는 사람이 없어서 매형을 들이 대냐...

얼마전 권영세가 이준석에게 '사적인 감정' 운운하며 경고한게 혹시 준-안 간의 사감이 아니라 준-장 간의 사감도 포함한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당대표가 설마 장제원이 '전권'을 가지고 협상하고 있다는걸 몰랐을까 싶네요.

그래서..
역시 우리 핵관씨들 지금 고개만 숙이고 있지, 비선에서 열심히 활동중이겠구나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선거 끝나면 당선자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핵관씨들 vs 여론의 지지를 받는 이준석으로 치열하게 싸울 것 같네요.

2.
국당은요..
야.. 이태규가 이래서 안철수 옆에서 10년 가까이 버티는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태규도 안철수가 전권을 줄 만큼 신뢰를 안하기도 하는구나.

제가 기억하기로, 이태규가 안철수 옆으로 간게 12년인가 13년인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그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안철수와 함께 했다가 떠나면서 진저리를 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태규는 붙어 있습니다.

새벽까지 장제원-이태규가 협의를 하고 이태규가 돌아갔는데, 아침에 안철수가 '응 싫어. 결렬' 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장제원은 '난 전권을 받았지만, 그래도 후보랑 통화하면서 다 상의했다. 이태규도 전권 받은거 아니었나?' 라고 하는데, 이태규는 '난 전권 받은적 없다. 난 실무차원의 협상만 했다' 라고 합니다.
참, 그리고 또 하나 양쪽이 엇갈리는게.. 국힘은 '국민경선(여론조사)는 협상 테이블에서 언급된적도 없다' 라고 하고, 국당은 '그게 가장 중요한건데 언급 안되었다니?' 라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작년 서울보선때 이태규/권은희가 원하는 것과 안철수가 원하는게 달라서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안철수는 서울시장이 그닥 끌리지 않는데, 당이 살아남기 위해 억지로 끌려 나왔고... 당은 안철수가 서울시장이 되는 것 보다, 국힘에게 최대한 많은 지분을 받아내면서 합당하는게 목표였으니.. 시장이 끌리지 않는 후보와 후보를 시장 만들 생각이 없는 당이 선거를 이길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 뒤에 합당이 흐지부지 되면서 안철수가 얼마나 이태규를 신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뢰도가 낮아진거겠죠.

솔직히 여론조사로 후보 결정하라고 하면 안철수가 되겠습니까?
지금 얼추 지지율이 윤이 40% 정도, 안이 10% 정도 나오는데 여론조사로 국민경선 하면 윤이 8:2 이상의 압도적 승리를 해야지, 만약 7:3 이나 6:4 같은 애매한 숫자로 윤이 이기면 그냥 망신이고, 중요한 3월 9일 앞두고 이미지 손상 밖에 더 가겠습니까. 국힘은 '당연히 우리가 이기는건데, 굳이 경선으로 이미지 망가질 리스크를 져야 하나? ' 라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진다는 생각은 1도 없었을거라는데 500원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국힘이나 친국힘 패널들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운운 했는데, 역선택으로 지지는 않겠지만 망신은 당할 수 있다는 계산도 했었겠지요.


3.
그래서, 궁금한건, 장제원이 전권을 받고서 국당 이태규에게 어떤걸 제안했을까요?
당연히 대선 이후 지선에서 국당에게 상당 비율의 공천을 약속했을 겁니다. 합당후 주요 당직도 제안했을 거고, 국당 당직자들 100% 고용보장도 약속했겠죠.
이태규, 권은희 등 국힘 현역에게 소속위의 위원장이나 간사도 약속했을 수 있고요.
어차피 지금 윤핵관들은 당선후 청와대나 장관자리 보고 있는데, 위원장이나 당내 주요 보직은 양보할 수 있는 카드였을겁니다.
고용보장, 주요보직, 공천 등 국당에게는 꽤 먹힐 카드입니다.

그런데, 국힘이 안철수에게 뭘 약속할 수 있었을까요?
책임총리?  여소야대 국회에서 총리라고 해봐야 맨날 국회 불려가서 욕받이할 자리인데 그걸 안철수가 받을까요?
과기정통부 장관?   안철수가 4차산업 큰그림 그려봐야 그 공은 윤통령에게 가는걸...
서울시장 공천?  오세훈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차기 대통령 약속?  단일화후 합당 약속도 깨는 정당이 차기 대통령을 어떻게 약속하고 지키겠습니까?

안철수가 한길이형이랑 같이 새정치민주연합 합쳤을때, 사석에서 '제가 민주당 먹었습니다.' 라는 말을 했다는 썰이 있죠.
저는 안철수는 자기로 단일화 하는게 아니면  '국힘의 당권' 정도는 약속해야 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그 당권을 잘 유지하고 키울 수 있겠느냐는 둘째치고...
어설픈 총리나 장관 자리보다는, 청와대는 윤통령이, 당은 안대표가 하는 연합정치가 그나마 제일 그림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안철수 입장에서는 X만한 이준석에게 복수도 하고..)

그런데, 이건 윤통령 입장에서야 당은 어차피 그냥 내가 대통령 되려고 잠시 거쳐가는 곳일뿐이니 줄 수 있어도 장제원이나 국힘 고인물들은 물론 이준석도 절대 못 줄 거라...


뭐, 아직도 국힘쪽은 단일화에 미련 남은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안철수는 완주합니다.

참.. 국당내에서 윤석열 지지선언 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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