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11/09 18:59:01수정됨
Name   뉴스테드
Subject   풍산개 논란에 관한 당사자의 이야기

1. 퇴임을 앞두고 대통령기록물을 이관하게 되었을 때 청와대, 행안부, 대통령기록관은 고심했습니다.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된 초유의 일이 생겼고, 대통령기록관은 반려동물을 관리할 수 있는 인적·물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심의 핵심은 반려동물에게 적절한 관리방법이 뭘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선물 받았던 풍산개가 시간이 흐른 후 서울대공원에 맡겨진 것에 대해 반려동물에게 적절했느냐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그 같은 방식의 관리는 적절하지 않다는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그리하여 세 기관은 협의 끝에, 풍산개들을 양육해온 퇴임하는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도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아 양육을 계속하기로 하고, 다음 정부에서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대통령기록물을 국가기관이 아닌 제3자에게 관리위탁할 수 있는 명시적인 근거규정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관리를 위탁한 후 사후에 근거규정을 갖추기로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마침 윤석열 당선인이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이 계속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준 덕분이었습니다.
나로서는 별도로 개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의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었기 때문에 풍산개 세 마리의 양육을 더 맡는다는 것이 지원이 있다해도 부담되는 일이었지만 그동안 키워온 정 때문에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감당해보기로 했습니다.

2. 현 정부는 그에 따라 지난 6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였으나 결국 개정이 무산되었고, 퇴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명시적인 근거규정의 부재가 잠시가 아니라 장기간 이어지면서,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 세 마리를 전임 대통령이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이 대통령기록물법에 위반된다는 논란의 소지가 생긴 것이고, 그같은 상태가 길어질수록 논란의 소지가 더 커질 것입니다.
지금의 감사원이라면 언젠가 대통령기록관을 감사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간명합니다. 관리위탁을 하지 않기로 하고, 풍산개들을 원위치시켜 현 정부의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자고 했더니 모 일간지의 수상한 보도를 시작으로 순식간에 문제를 지저분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왜 우리는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이처럼 작은 문제조차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흙탕물 정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인지, 이 어려운 시기에 그렇게 해서 무얼 얻고자 하는 것인지 재주가 놀랍기만 합니다.

3. 사료값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풍산개들을 양산으로 데려오는 비용과 대통령기록관이 지정한 장소까지 데려다주는 비용까지 모두 부담했으니, 지난 6개월 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들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입니다.
입양과 파양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입니다. 반려동물들이 명실상부하게 내 소유가 되어 책임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행법상 대통령기록물을 대통령기록물에서 해제하여 소유권을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는 것을 밝혀둡니다.

4. 이제 그만들 합시다.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동물답게 잘 양육관리하면 될 일입니다.
또한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이 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으므로 차제에 시행령을 잘 정비해두기 바랍니다.

--

현 시국에 논란이 커진 이슈 중 하나로 풍산개 논란이 눈에 들어옵니다.
기사로만 내용을 파악하기에는 일부의 내용만 가지고 호도하는 글이 많아서 당사자의 페이스북을 찾아가 봤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 사용을 하지 않으시는 분들을 위해 글을 통채로 퍼왔습니다.
여당과 야당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은 저로서는 위 글의 내용에 딴지걸 꺼리가 없어 보입니다.
풍산개 문제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닌데 이제 그만들 하시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7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2006 7
    15192 일상/생각대체 여기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도달했습니다 골든햄스 25/01/07 103 0
    15191 정치탄핵심판의 범위 및 본건 탄핵심판의 쟁점 3 김비버 25/01/06 248 9
    15190 정치시민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22 + Daniel Plainview 25/01/06 871 14
    15189 일상/생각집안에 기강이 안선다고 한마디 들었어요.ㅠㅠ 13 큐리스 25/01/06 621 2
    15188 IT/컴퓨터인공지능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말빨" 4 T.Robin 25/01/05 567 7
    15187 정치어떻게 내란죄가 입증되는가 10 매뉴물있뉴 25/01/04 1019 10
    15186 일상/생각공백 없는 이직을 하였읍니다. 11 Groot 25/01/04 769 21
    15185 정치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제2차 변론준비기일 방청기 8 시테 25/01/03 865 24
    15184 일상/생각요즘 느끼는 소소한 행복 5 큐리스 25/01/03 501 10
    15183 정치한국 정치에 대해 또 다른 주제로 투표하는 미국분들 1 kien 25/01/03 701 0
    15182 기타요즘 보고 있는 예능(17) 김치찌개 25/01/02 379 0
    15181 방송/연예2024 걸그룹 6/6 6 헬리제의우울 25/01/01 515 26
    15180 정치해외도박사이트의 윤석열 4월 이전 탄핵확률 추이 7 kien 25/01/01 1131 0
    15178 일상/생각2024년 취미 활동 결산 메존일각 24/12/31 362 8
    15176 생활체육2024년 내란모의 GOAT 운동 결산 4 danielbard 24/12/30 692 2
    15175 도서/문학마르크스가 본 1848년부터 1851년까지의 프랑스 정치사 3 카페인 24/12/30 577 5
    15174 일상/생각지옥길을 걷고 있다면, 7 호미밭의파스꾼 24/12/30 846 37
    15173 스포츠[MLB] 코빈 번스 6년 210M 애리조나행 김치찌개 24/12/30 128 0
    15172 스포츠[MLB] 폴 골드슈미트 1년 12.5M 양키스행 김치찌개 24/12/30 139 0
    15171 음악[팝송] 카일리 미노그 새 앨범 "Tension II" 1 김치찌개 24/12/30 127 0
    15170 여행[2024 나의 이탈리아 여행기] 1. To Rome 2 Omnic 24/12/29 258 7
    15169 방송/연예오겜2 짧은 후기 3 Leeka 24/12/29 411 0
    15168 도서/문학밀란 쿤데라가 보는 탄핵정국 sisyphus 24/12/28 652 1
    15167 정치한강과 이영도: 사랑보다 증오가 쉬운 세상에서 2 meson 24/12/28 539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