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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3/01/06 00:47:36수정됨 |
Name | 당근매니아 |
Subject | 윤석열, 출산율, 나경원, 부동산 그리고 근로시간 |
요새 뜨는 뉴스들을 보고 있자니 드는 생각이 있어 끼적여 봅니다.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28814 통계자료들을 확인해보면 한국에 생각보다 딩크족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2020년 기준 49세 미만 기혼여성 중 자녀가 없는 인원은 14% 수준입니다. 2015년에는 동일한 특성의 집단이 11%대를 기록했던 것을 비교하면 물론 증가하긴 했습니다. 다만 같은 기간 동안 기혼여성 자체가 12% 이상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산율 감소는 딩크족보다는 아예 결혼을 하지 않은 인구의 영향이 더 커보입니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에는 당연히 자원이 필요합니다. 결혼 단계에서는 돈-부동산이 필요하고, 출산에는 막대한 시간과 체력이 추가로 소모되겠죠. 과거에는 대가족 체제하에서 전업주부인 여성이 아이들을 케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맞벌이 부부가 친정 부모의 눈치를 봐가며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1461#home 나경원이 아이를 낳았을 때 대출 원금을 탕감해주겠다는 내용의 제안을 한 건, 결혼과 출산에 필요한 자원 중 금전적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의도일 겁니다. 결혼 시점에서 부동산을 구매하느라 진 빚을 출산 시 탕감해주겠다는 건데 결혼 과정에서 소요된 자원 중 일부를 출산 조건으로 정부가 보전해주겠다는 거죠.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4950842 저걸 보고 문득 이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미분양 주택을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매입한 뒤, 취약계층에게 임대하라는 대통령실의 주문입니다. 시장에 몇가지 메시지를 던져주는 기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 정부 때 시장개입한다고 비난한 건 방향성이 마음에 안 들어서였을 뿐이다." "건설사의 투자 실패를 세금으로 메꿔서라도 이윤을 챙겨줄 생각이다." "이 정부는 분양가 이하로 집값이 떨어지게 둘 생각이 [절대] 없다." 저출산이 문제라고 이야기 하고 있긴 하지만, 결혼의 가장 큰 장벽인 부동산 가격을 낮출 생각은 전혀 없어보입니다. 시장가는 그대로 유지시켜두고 싶으니, 정부가 출산한 부분의 빚을 탕감시켜주는 우회책이 나오는 거겠죠. 그 과정에서 세금 또는 공공기관의 예산을 유용하여 시장가격을 떠받치게 한다는 건데, 문케어가 세금 낭비라며 열을 올리시는 분들이 주창하는 게 꽤나 우습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73816.html 앞서 말한 것처럼 출산에 필요한 중요한 자원은 아이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일 겁니다. 이번 정부는 지속적으로 근로시간을 늘리거나, 악화시키는 방향을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민정당은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 적용하는 안을 계속 가져오고 있는데, 매주 또는 매달 근로시간이 들쑥날쑥하게 적용된다는 건 생활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안정적으로 아이를 케어하고 일정한 시간을 붙어있을 시간 자원이 부족해지는 거죠. 나아가 노동조합의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서 노동조합 활동 위축을 시도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경우 충분한 사이즈를 갖추고 조합비를 확보할 수 있는 대규모 사업장의 노동조합은 타격이 그나마 덜하지만, 소수 조합원을 데리고 적은 자원으로 꾸려나가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조합은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물론 후자의 경우가 근로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할 가능성이 높죠. https://n.news.naver.com/article/656/0000039403?cds=news_edit 저출산이 뭐 하루이틀 된 문제도 아니고, 정부의 역할 뿐만 아니라 문화적 변화 역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반면에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던, 구 세대의 인생관 때문에 자녀들의 인생이 조져진 상황들이 반복되는 건 또 막아야 할 겁니다. 정부는 그 사이에서 효율적으로 자원을 분배하고 투자할 역할을 맡아야 할 테구요. 다만 이번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제가 엮어서 해석하자면, 출산율보다는 부동산 시세 유지가 중요하고, 기업 운영하기 편한 환경 만들기가 더 중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들과 관계 없는 양곡매입과 시세 유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모습을 보니 더욱 더 그런 확신이 들어요.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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