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01/27 12:31:14
Name   당근매니아
Subject   라이엇은 e스포츠로 수익을 올릴 생각이 있나?
https://www.riotgames.com/ko/news/building-the-future-of-sport-at-riot-games-ko
[라이엇] 라이엇 게임즈에서 만들어가는 스포츠의 미래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739
[시사in] 롤드컵 열기 뒤 e스포츠 산업의 명암

http://www.goodkyung.com/news/articleView.html?idxno=206439
[굿모닝경제] [김재훈의 e스펙트럼] 인기 있지만 적자 'e스포츠'…수익 확보 방안은

https://pgr21.com/free2/79041

최근에 옆동네에서 이 사안으로 나름 핫하더군요.
구단들은 투자하는 비용에 비해서 수익분배가 한심한 수준이니 라이엇에게 개선을 촉구하고,
라이엇은 알아서 할 테니 구단들이 집단행동 시작하면 재미없다고 경고하고....

사실 옆에서 보고 있자면 lck를 비롯한 롤 리그가 돈을 뽑아올 구석 자체가 현시점에서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프로스포츠에서 예산확보하는 방법을 구분해보자면.....

개별팀 입장에서는 ① 팀 스폰서의 지원, ② 선수단 광고 촬영 등 외부활동, ③ 굳즈 판매, ④ 대회상금 정도가 있을 테고,
리그 입장에서는 ① 중계권 판매, ② 입장료 수입, ③ 공식 스폰서 지원, ④ 공식 굳즈 등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해야 할 겁니다.

근데 현재 lck에서는 사실상 ①, ②가 없는거나 다름 없죠.

일단 중계를 유료로 볼 생각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치지직, 유튜브 등의 플랫폼이 라이엇에 중계권을 비싼 돈 주고 사올 의향이 없습니다.
그거 따와봐야 중계하는 스트리머들이나 도네 좀 더 받고 마는거지, 트래픽 유입이 플랫폼의 수익과 연결되지 않으니까요.
당장 야구도 유료 플랫폼으로 넘어가면 시청자 수가 박살이 날 게 뻔한데, lck라고 다를 건 없을 겁니다.

입장료는 종로한복판에 코딱지만 한 경기장을 개설했을 때부터 이미 날아간 카드입니다.
거기다가 경기시간을 봐도 돈 벌 의지가 있나 싶어요.
평일 5시부터 1경기를 시작하는데, lck를 보는 주요수요층은 그 시간에 회사든 학교든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죠.
프로야구가 괜히 6시 반부터 장사 시작하는 게 아닙니다.

t1 경기야 페이커 버프로 웃돈을 주고 사고 판다 치지만, 나머지 경기들은 그 작은 좌석도 다 못 채우는 경우가 허다한 걸로 압니다.

근데 이런 문제들을 도타2는 이미 다른 방식으로 개선한 바 있습니다.
저도 도타2 리그를 본 지가 몇년되었기 때문에 지금도 동일하지는 모르겠습니다만....
ti2023에서 뜬금없이 배틀패스 발매를 포기하면서 상금이 ti3 시절로 회귀한 걸 빼면, 그간은 꽤나 성공적으로 운영되어 온 걸로 압니다.

그 근간은 ▲ 통상적인 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시즌별로 인게임 입장권을 판매한 점과, ▲ ti 개최 시 상금모금을 위한 배틀패스를 적극적으로 운영한 점에 있겠죠.

도타2는 리그 경기를 인게임에서 보려고 할 때 시즌별로 입장권을 구매해야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걸 사면 내 게임 클라이언트에서 바로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습니다.
관전이니 내 맘대로 보고 싶은 지점들을 찍어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공식 옵저버나 중계화면을 따라 볼 수도 있었죠.
해설 역시 원하는 해설이 트랙별로 지원되고, 자기가 선호하는 중계진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 퀄리티의 중계서비스라면 한 시즌에 몇만원 정도 내는 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이 꽤 될 거라 생각합니다.

제 기억에 리그경기는 인게임 입장권을 구매해야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고, 롤드컵 같은 위치인 ti는 별도 비용 지불없이 인게임관전이 가능하되 배틀패스를 별도로 판매했었습니다.

배틀패스 쪽에서도 이미 롤은 배틀패스스러운 시스템을 다수 이용하는 걸로 압니다.
이걸 이스포츠와 연계해서 운영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사실 도타2의 저런 서비스들은 도타2가 롤처럼 로비와 인게임 클라이언트를 구분해서 돌리는 시스템이 아니고,
훨씬 더 훌륭한 관전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기인할 겁니다.
지금 롤은 대회 버전과 라이브 서버 버전이 거의 항시 다른 걸로 알고 있는데,
도타는 레거시 버전을 어떤 방식으로 관전 구현했었는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튼 간에 저런 식의 상품을 개발해서 운영한 전례가 유사동종업계에 수년전부터 지속되고 있는데,
그걸 벤치마킹하거나 투자할 생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구단들에게 입 닫고 있으라고 강요할 일인가 싶습니다.
당장 페이커 은퇴 이후에 lck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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