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6/25 11:58:17
Name   별길
File #1   할_거면_하고_말_거면_말아라.png (1.61 MB), Download : 2
Subject   저는 사이시옷 '법칙'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저의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저는 최근 사이시옷을 볼 때 마다 '저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게 온당한가?'를 생각하고는 합니다. 이 사이시옷 어쩌고 하는 것은 맞춤법 '규정'이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런 것은 으레 '법칙'처럼 여겨지기에, 그 '법칙'과 같은 성격은 없어졌으면 하기에 '사이시옷 법칙'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제가 언어(국어)학자는 아니지만, 배운 것과 주워 들은 것을 종합해 본다면, 사잇소리는 '현상' 이었지 '법칙'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언어란 것은 사용자 개인, 집단 수준에서 동기화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보니 온갖 불규칙적인 현상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국어 맞춤법에는 이런 원칙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표기와 발음을 같게 하라'.
언어의 불규칙적인 부분을 학문적으로 정리해서 법칙화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겠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법칙은 혼란을 낳다가 고쳐지거나 없어지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하는데요. 그 혼란을 보여주는 것이 첨부한 짤입니다. 최소한 일관적이기는 해야지 않겠습니까? '자릿값, ... 과잣값'이든지, '자리값, ... 과자값'이어야 하죠. 예전 한겨레 신문이었나...? 영부인의 '여사'호칭 논란 때의 어느 뚝심 있는 언론사가 생각나네요. 그와 정 반대에 있는 나약한 객관, 그리고 나약한 주관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하고 싶습니다.

저는 '나뭇가지'가 '나무가지'보다 입에 착착 붙어서 다들 그렇게 쓰다 보니 '나뭇가지'가 된 것이지, 다른 대단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예숫님'이 아닌 것은 마찬가지로 우리가 그렇게 부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어떤 규칙에 의해 이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또 찾아 보면 어떤 규칙을 따르는 일반적인 사례로 있다가 어느 순간 고유해지는 것들도 많을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모든 반지를 지배하는 단 하나의 반지'는 학문적 시도로는 의미가 있겠지만 현실을 지배하는 방식으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족이지만.. 이 '법칙'을 보면
우리나라가 특히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살면서 느끼는 건데 '객관'이 곧 '권위'가 되고 그 권위에 기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더 나아가 '주관'을 죄악시하는 경우도 생겨나죠. 우리 시대의 투기장인 포털 뉴스 댓글에서 싸울 때도 보면 그렇지 않습니까? '내가 마음에 안 드는' 일에 불과한 것을, '저것은 잘못 됐다'고 욕합니다. '내 생각'보다도 '어떤 사실'이 더 권위가 있다고 믿다 보니, 거기에 호소하고 의지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사실만이 중요한 게 아닌 경우도 많거든요. 자기 주관에 당당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해야만 다른 주관도 존중하게 되고 사회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10
    이 게시판에 등록된 별길님의 최근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018 일상/생각쏘렌토 하이브리드 출고의 여정 18 danielbard 23/07/04 1692 4
    14017 일상/생각7월의 독서모임 책 - 고독의 위로 풀잎 23/07/03 1168 0
    14014 일상/생각귀 파주는 와이프 16 큐리스 23/07/03 1929 12
    14012 일상/생각매직 아이를 기억하시나요? 8 큐리스 23/07/02 1663 5
    14011 일상/생각3대째 쓰는 만년필 ^^ 7 삶의지혜 23/07/01 1363 1
    14009 일상/생각비둘기야 미안하다 13 nothing 23/06/29 1561 7
    14007 일상/생각이웃집 정상병자 후속 상황 보고 12 당근매니아 23/06/27 2333 0
    14005 일상/생각명품가방과 와인에 대한 민낯 9 풀잎 23/06/26 1914 9
    14003 일상/생각어제의 설악산-한계령, 대청봉, 공룡능선. 2 산타는옴닉 23/06/25 1697 11
    14002 일상/생각한 시기를 보내며 든 생각들 2 골든햄스 23/06/25 1394 30
    14001 일상/생각저는 사이시옷 '법칙'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14 별길 23/06/25 1645 10
    14000 일상/생각 팝니다: 아기 신발. 사용한 적 없음. 6 큐리스 23/06/24 1671 5
    13998 일상/생각똑같이 대하면 기분 나빠 하는 사람들의 심리? 8 ISTJ 23/06/23 1757 0
    13997 일상/생각출근전 와이프와의 소소한 대화가 너무 좋습니다. 13 큐리스 23/06/23 1756 11
    13994 일상/생각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 최종 입니다 17 이웃집또털어 23/06/20 2706 30
    13981 일상/생각저는 vs놀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2 컴퓨터청년 23/06/13 1200 0
    13978 일상/생각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 사연 당사자 입니다. 20 이웃집또털어 23/06/12 4036 1
    13976 일상/생각저는 소설 <신세계에서> 같은 설정도 선호하는 편입니다. 11 컴퓨터청년 23/06/10 1320 0
    13975 일상/생각저는 스케일이 큰 판타지 세계관을 선호합니다. 10 컴퓨터청년 23/06/09 1605 0
    13974 일상/생각앞으로 1000년 정도의 세월이 흐르면, 이 세상은 천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8 컴퓨터청년 23/06/09 1604 0
    13972 일상/생각집앞에서 마약 본 썰 7 당근매니아 23/06/09 1809 1
    13971 일상/생각취업난...? 인력난...? 11 yellow1234 23/06/09 1962 0
    13961 일상/생각오은영 선생님도 포기할 최강 빌런 ㅋㅋㅋ 5 큐리스 23/06/07 1902 7
    13950 일상/생각chat_gpt에게 항성의 갯수를 구하는 프로그램을 코딩해달라고 했습니다. 7 soulless 23/06/05 1336 0
    13949 일상/생각와이프가 갑자기 코딩을 배우고 싶다고 합니다. 17 큐리스 23/06/05 1634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