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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07/26 13:46:30
Name   당근매니아
Subject   림버스 컴퍼니 일러스트레이터 사건에 부쳐
어제인지 그제인지 림버스 컴퍼니라는 국산게임에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가 남성혐오성 트윗을 리트윗한 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후 게임제작사인 프로젝트 문의 메인디렉터는 직원들에게 사회적 논란이 생길 수 있는 개인 SNS계정은 회사업무와 연관될 가능성이 없도록 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는 점을 밝히면서, 해당 원화가는 게임 크레딧에 기재된 개인 SNS계정에 문제가 되는 트윗을 게시한 바,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되 기존 작업물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커뮤니티별 반응은 꽤나 극명하게 갈리는 걸로 보입니다.

프로젝트 문의 다른 게임을 하나 사다가 찍먹해보긴 했지만, 사실 이 사건 자체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관련 논의를 보면서 제가 흥미를 느낀 건 '해외 유저들은 이 사건을 부당한 사상검증이라고 보고 있으며, 해고처분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주류'라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관하여 해외 유저들은 '작품과 창작자를 별개로 보는 문화가 강하다'라는 설명이 뒤따르더군요.

전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토록 작품과 창작자를 별개로 보는 문화가 뿌리깊다면, 제임스 건은 애초에 MCU에서 퇴출될 이유도 없었을 것이고, 지나 카라노는 만달로리안에서 잘리지 않았을 겁니다.  라스 폰 트리에는 나치 관련 농담을 했다가 칸 영화제에서 페르소나 논 그라타 선언까지 당했다가 7년만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사운드 오브 프리덤의 경우, 주연배우가 큐아넌 성향이라는 이유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반대급부로 트럼프를 비롯한 보수성향 인물들이 홍보해주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죠.

제가 보기에는 저 '작품과 창작자를 별개로 보는 문화가 강하다'라는 전제가 일종의 환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안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라는 문구가 문장 앞에 수식되어야 할 겁니다.

여튼 간에 창작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입장이 아니다 보니 강건너 불구경이 되긴 합니다.  다만 내로남불은 어느 곳에서나 발견되는 현상이며, 사안의 당사자들은 그 모순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재확인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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