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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1/02 11:28:43
Name   王天君
Subject   F(x) 4 Walls 가사 파고들어가보기


“대중”이 앞에 붙는 예술의 장르의 한계일까요? 대중 가요의 가사를 접할 때 사람들은 조금만 낯설어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대중들은 일정한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라 분명한 감정과 의지를 드러내는 가사에 너무 길들여져 있습니다. 이런 대중의 취향에 부합하려는 노력은 늘 하던 대로의, 그도 아니면 더 뻔뻔할 정도의 직설과 유치한 은유로 점철된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기존의 익숙한 공식들이 되풀이되는 것에는 지겨워하면서도, 실험적 시도에는 늘 관용이 부족하죠. 예상범위 내의 규격에서 얼마나 벗어나느냐에 따라 표준, 비표준으로 구분되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평가의 결과가 “난해”의 영역에 머물러도 조금은 박하다 싶은데 대중들은 이를 “실패작”, “헛소리”로 망설임없이 낙인찍지요.

F(x)는 아마 이런 논란에 가장 크게 시달리는 그룹일 겁니다. 독백과 대화를 오고 가는 발화 형식의 변화 (NU ABO),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비유의 대상(Red Light), 서사의 결을 따라가지 않고 튀어나와있는 의성어나 형용사(피노키오) 등 가사의 전체적인 의미가 직관적으로 와닿는 스타일은 아니죠. 작곡의 신선함이나 퍼포먼스의 완성도에 불구하고 듣는 음악으로서는 범대중적인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를 가사에서 찾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여기서 간과되는 것은 우리가 이해하려 하는 언어가 “가사”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 자체로 완벽한 이해를 담보하는 가사들도 존재하지만 모든 가사가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노래에서 가사는 음악이 가진 추상적인 심상을 언어의 형태로 조금 더 구체화하고, 가사를 따라 부르며 생기는 리듬을 만들어주면 그만인거죠. 민원이 쏟아지는 F(x)의 노래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가사가 보조적인 기능을 하는데 그칩니다. 윤종신의 발라드 넘버나 힙합의 랩처럼 멜로디와 리듬을 타고 흐르는 가사가 주가 되는 노래로서 설계된 게 아니지요. 노래가 주는 감성의 결론을 가사의 완벽한 해석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교과서에서 배운 시의 분석과 감상법을 대중가요에 접목시키지 말란 법은 없으니, 배운 걸 써먹어보죠. 대한민국의 어지간한 사람들은 중고등학교 때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나 김춘수의 “꽃” 등으로 접했던 방법입니다. (나이든 티가 나는군요ㅠ)

감정이란 꽃은 짧은 순간 피어나는 걸
티끌 하나 없이 완벽했던 시작을 넘어
낯선 파란 빛이 파고들어 어지럽힌 건
Mysteric Mysteric



화자가 바라보고 있는 대상은 가 아닙니다. 바로 “감정”입니다. 이 감정에 대한 서술로 시작하는 노래는 완벽했던 상태의 출발점과 그렇지 못한 현재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티끌 하나 없이 완벽했던 시작낯선 파란 빛에 의해 어지럽혀졌습니다. 화자는 이 흐트러진 현 상황에 대해 어떤 감정적 서술도 없이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묘사하고 있죠.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흐트러진 상황이 아직까지 어떤 긍정이나 부정의 상황도 아닌, 이성적 이해의 난관이라는 것입니다.

눈 깜짝할 그 순간 깊숙한 곳까지
번져버린 너란 Blue
소리 없이 다가와 내게만 펼쳐낸 신기루

화자의 상태를 어지럽힌 blue의 정체가 보다 뚜렷해집니다. 그건 바로 입니다. 화자는 조금 더 나은 해석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감정의 표현은 없습니다. 란 답을 얻은 후에도 화자에게 란 좋거나 나쁜 대상이 아닌 신기루로 치환됩니다. 

이 부분까지의 해석을 통해 가사의 경향성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화자가 독백을 하고 있지만 의지나 감정을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존재감을 표명하는 주체로서의 는 희미합니다. 화자인 나는 상태의 변화를 경험하는 일을 통해 주체보다는 객체로서 존재하고, 관찰자로서 현상의 바깥에서 의식으로 존재합니다. “내”가 파란 빛에 어지럽혀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연속적 반응을 보이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는 계속해서 사유와 해석만을 합니다. 결국 노래의 중심에 서게 되는 것은 “감정”입니다.

화자의 사고는 감정 - 상태(과거 - 현재) - 너(원인 - 결과) 로 이동합니다. 이 사고의 흐름 속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시각적 심상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꽃, 티끌 없는, 파란 빛, 번진다, 신기루, 이와 같은 대상과 변화를 통해 노래의 가사 속에서 이미지들이 전시, 나열되고 있습니다.

화자가 바라보는 대상의 이동을 통해 화자의 사고 또한 움직입니다. 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가장 실재적인 것입니다. 여기서 초점은 꽃 그 자체가 아닌 꽃의 상태, 추상적인 완벽했던 시작으로 옮겨갔다가 낯선 파란 빛이라는 색의 매개체를 통해 Mysteric의 추상적 상태에 다다릅니다. 추상적인 상태를 오가는 데 쓰이는 시각적 심상은 구체적 사물 에서 보다 추상적인 Blue로 움직이며 여기서는 시간축에서의 변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데 쓰입니다. 여기서 시각적 심상의 전환은 아직까지 2차원적인 평면의 느낌을 주로 주고 있습니다.


 부분의 가사는 보다 3차원적인 공간의 느낌을 줍니다. 선형의 이미지를 띄고 파고 들던 빛은 번져버린 의 유동성을 통해 액체의 심상을 확보하죠. 깊숙한 곳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수직적인 거리감을, 신기루를 통해서는 수평적인 거리감을 전달합니다.(신기루는 멀리 떨어져있을 때만 관측 가능한 현상입니다) 2차원적이던 시각적 감각은 3차원적으로 보다 고차원적인 변이를 하게 됩니다. 화자의 상태로 종결되던 가사 (낯선 파란 빛이 파고들어 어지럽힌 건 Mysteric Mysteric)는 “”로 그 초점을 이동시키며 (번져버린 너란 Blue 소리 없이 다가와 내게만 펼쳐낸 신기루) 화자의 사고를 “나”가 아닌 “너”가 차지하게 됩니다.

@ 완벽했던 시작에서 어지럽혀진 현재의 구절을 설리의 탈퇴와 연관지어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보면 가사 속의 “너”가 가진 일관성이 깨집니다. 작자 (시연자)의 개인적 경험을 언어의 해석에 결부시키는 건 많은 경우 정답이 아닙니다. 작품의 감수성은 창작자와 별도로 존재할 때가 많습니다.

Love is 4 Walls

여기서 가사의 중심은 “사랑”이 되고 다시 화자의 상태로 돌아옵니다. 직접적인 공간적 표현(4 Walls)을 통해 가사 속 3차원의 공간감은 완성됩니다. (맨 처음 가사의 어지럽혀져서 더 이상 완전하지 않은 상태가 다시 새롭게 완전하게 되어가고 있는 의미도 읽을 수 있습니다.) 색은 원근감으로, 원근감은 입체로 구축되며 대상에 대한 구속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무한한 공간에 선과 면으로 경계를 설정하는 행위니까요.

너로 채운 Mirror mirror


구멍이 뚫린 네 벽의 정육면체가 완성된 이후 그 공간은 “”로 채워집니다. (네개의 벽이 종이나 횡으로 세워졌을 수도 있겠지만 이럴 경우 네개의 벽을 가지고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와는 부합하지 않죠. 채운다는 이미지와도 맞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해석을 빌려오자면 F(x)의 안무는 이 전의 가사에서 사각형을 만듭니다) mirror란 단어를 놓고 생각해본다면 벽 안쪽의 면은 거울로 되어있고 거기에 비추는 대상이 가 되며 서로 반사하는 거울 속을 수많은 가 채우고 있는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이 전까지 란 대상은 객체로서의 를 침투하는 주체였습니다. 는 유동적이고 흐릿한 존재(번져버린 너란 Blue 소리 없이 다가와 내게만 펼쳐낸 신기루)로서 나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웠고, 공간적으로는 뚜렷한 관계가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화자인 love라는 감정을 닫힌 구조로 변이시키고 이 안을 로 채우며 특정한 공간 속에 고정시킵니다. 거울에 투영되는 작용을 통해 너는 보다 구체적이고 선명해지리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화자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이 향하는 대상이 앞의 가사 속 어슴푸레하던 묘사에서 뚜렷해집니다. 이것은 화자가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는 과정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수성을 이성적 이해의 과정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죠.


이 부분에서 4 walls의 가사 속 시각적 묘사는 닫힌 공간과 열린 공간으로서의 진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Wall, 벽이라는 사물은 네개의 선이 면을 가두고 있는 닫힌 평면입니다. 이 벽이 네 개가 90도로 맞물리며 천장을 제외하고 닫힌 입방체가 만들어집니다. 는 입방체 안에, 즉 면들에 둘러쌓여 구속됩니다. 그리고 는 이내 평면에 있는 거울 속에서 복제되고 면 안에서도 갇히게 됩니다. 거울 속에는 또 반대편의 거울에 비춰지는 수많은 또 다른 거울이 있지만 거기서도 는 동일하게 갇혀있습니다. 는 거울 속 거울이라는 수많은 탈출구들이 있지만 거기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3차원의 구속은 2차원의 구속을 겸하며 2차원 속에서 수많은 3차원의 구속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지요.  

Love is 4 Walls
신비로운 미로 미로


네 개의 벽으로 이루어졌던 닫힌 공간은 미로로 확장되고 갇혀있던 가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합니다. 고정되어있던 의 움직임은 거울들 사이로 엇갈리는 직선운동을 할 뿐이었지만 미로 속에서는 보다 다양한 움직임을 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미로라는 점에서는 가 있는 공간은 여전히 닫힌 공간으로 존재합니다. 3차원의 건축을 통해 의 움직임은 2차원으로 제한되고 공간의 창조주(화자)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즉 이 가사 속에서 화자는 불규칙한 의 형태와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네개의 벽으로 고정시킨 뒤 어느 정도의 운동성은 허락하되 자신의 존재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널 가두겠어” 같은 가사를 공간적 심상의 나열로 에둘러 말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사실 저런 표현은 가사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면이 있습니다. 화자의 심층적 욕망은 청자가 굳이 해체작업을 통해 직접적으로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연역적 추론의 결론은 화자가 가진 감정 이전의 표현과 묘사에서 멈춰도 충분합니다)

이 다음에는 랩이 이어집니다.

눈앞에 피어난 문을 열어 조심스레 빛을 향해 발을 디뎌

피어난 문이라는 표현은 1절의 감정이란 꽃과 연결됩니다. 따라서 문은 외부가 아닌 화자가 세운 공간 내부로 향하는 것이란 걸 유추할 수 있습니다. 닫힌 공간은 문을 통해 열린 공간이 되고 이 공간으로 가 침투합니다. 이 전까지 공간 외부에서 건축자이자 관찰자의 인상을 풍겼던 화자가 공간 안으로 보다 내밀한 접근을 시도하는 변화가 생깁니다. 은 1절의 낯선 파란 빛과 연결되며 를 지칭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And I had the answers but now they mean nothing
cuz these walls caught me here with something

과거와 현재의 대비가 일어나는 이 가사는 완벽했던 시작을 넘어의 1절과 연결됩니다. 화자는 이전까지 가지고 있던 답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는데, 이는 바로 네개의 벽이 자신과 함께 가둔 “무엇” 때문입니다. 그 “무엇”은 로 볼 수 있습니다. 벽 안에서 와 함께 하는 화자가 과거를 부정하는 변화를 겪는 것은 새로운 미래로의 진입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새 문을 열고 또 열수록 점점 더 커지는 너만이 가득한 4 Walls


새 문을 열고 또 연다는 표현에서 연속되는 공간이 연상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벽 안, 반사로 연속되는 거울과도 연결됩니다. 화자의 이동은 구속되었던 의 움직임과 일치합니다. 화자는 이동하면서 가 자신의 감정을 점점 장악한다는 걸 느낍니다.

또 다른 색깔의 New walls 깊이 빠져드는 New world

또 다른 색깔은 1절의 blue와 연결됩니다. 세워진 벽들은 “채워지는” 상태의 공간적인 변화와 동시에 또 다른 색깔의 평면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깊이 빠져드는의 표현은 거울 속 세계로 화자의 시선이 함몰되며 화자의 의식 또한 집중되는 상태를 연상시킵니다. (빠져든다는 표현은 여태까지 쌓아왔던 정방형의 이미지를 스스로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그렇게 일관성이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반짝 빛이 나
난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어
넌 아름다워


그 동안 를 대상으로 가리키는 은유의 대상이었다면 반짝 빛이 나의 구절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 현상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빛을 인식한 후 화자는 난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어라는 가사로 현재의 시간축에서 자아를 인식하고 나타냅니다. 그동안 대상과 상태의 표현만이 있었다면 최초로 “지금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를 주체로서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이는 거울 속으로 빠져들던 화자의 의식이 거울 바깥으로 빠져나와 객관적으로 세계를 인지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넌 아름다워란 구절을 통해서도 추상적인 공간으로 나타나던 화자의 감정은 대상을 향하는 자신의 인상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고 있습니다.

투명하게 날
그려내던 거울 속엔 내가 아닌
네가 비춰와


투명한 상태는 자신을 채우는 색의 부재를 뜻합니다. 투명해서는 볼 수도 보일 수도 없습니다. 이는 곧 존재의 자각과 증명이 되지 않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투명한 상태는 이 전의 가사에서 계속 나타났던 파란색의 침투와도 연결이 됩니다. 화자는 거울을 통해 가 아닌 를 더 인식하고 이는 곧 감정의 자각을 시각적 심상으로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눈 마주친 그 순간 내게 미소 지어
내 심장은 이미 Blue
숨을 내쉴 때마다
새롭게 보이는 신기루


1절의 후렴구가 어떤 순간을 통해 자신의 변화를 인지하는 데 집중됐었다면 2절의 후렴구는 내게 미소 지어라는 가사에서 대상을 인지하는 화자의 초점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1절에서는 신기루의 존재를 인지하는 데 그쳤다면 2절에서는 신기루의 변화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에 머물러 있던 자의식을 대상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방향으로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Love is 4 Walls 너로 채운 Mirror mirror
Love is 4 Walls 신비로운 미로 미로

--

더 내게 보여줘

화자의 욕망이 가장 직설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대상을 향해서 직접적으로 말을 하고 있습니다.

커다란 네 품 속 놀라운 Fantasy
널 알아갈수록 헤어날 수 없는 걸
어디든 좋으니 이 세계 끝까지 데려가 줘

~은 ~이다 라는 비유적 서술과 증언으로 여태까지의 가사들이 이루어졌다면 이 부분에서는 너를 향해 화자가 구어체로 직접 말을 하며 너와의 소통을 시도하려 합니다. 나와 너의 관계가 주체 - 객체의 일방적인 교류에서 쌍방형의 교감으로 발전하고 있죠.  이 세계 끝까지 데려가 줘라는 표현에서는 닫힌 공간을 지향하는 화자의 욕망이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욕망과 충돌하며 화자 역시 미로에 빠져있다는 걸 암시합니다.

손을 뻗은 그 순간 파란 파도처럼
일렁이는 너란 Blue
점점 더 물들여와 선명히 빛나는 신기루(신기루X4)
Love


너란 Blue파란 파도처럼 일렁이는의 상태로 가사 속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거대한 이미지를 띄게 됩니다. 번지고, 미소 짓던 이 전까지의 양상에 비교하면 화자 안에서 일으키는 변화가 훨씬 더 격렬합니다. 신기루 역시 인지와 변화를 거쳐 보다 강하게 존재를 각인시키며 빛의 이미지와 결합됩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신기루가 네번 반복되는 것은 네개의 벽과 연결됩니다. 거울로 된 네 개의 벽면에 차례차례 신기루가 떠오르며 화자의 내면이 로 완전히 충만해지는 것을 연상시킵니다.

Love is 4 Walls 너로 채운 Mirror mirror
Love is 4 Walls 신비로운 미로 미로

아름다워 Ooh- 아름다워 Ooh-


신비로운 미로

화자는 아름다워라는 인상을 반복합니다. 그리고 노래는 신비로운 미로라는 가사가 끝이 납니다. 화자가 도달한 결론은 대상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고 원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이 노래의 종착점인 것이죠.


수많은 노래가사가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그 가사들은 ~고 싶어, ~할 수가 없는데, ~하고 말거야, 라는 구절로 화자의 의지와 욕망을 투영하고 행동을 촉구합니다. 이 과정에서 감정은 신체적 상태의 변화(각종 의학적 증상들)나 파괴적인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그 대상들은 직접적인 형용사를 동원한 서술로 치장됩니다. 대신 F(x)의 4 Walls는 감정과 연결될 수 있는 익숙한 이미지들(불, 별, 상처, 짐승, 빨간색)을 배제하고 색과 공간의 이미지를 통해 심상의 전환과 은유를 꾀하며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려고 합니다. 추상이 추상에서 머무르면서도 이미지의 증거를 던져주며 이를 선명하게 재조립하려는 회화적 작업을 하는 것이죠. 때문에 이 가사를 쫓아가는 데는 자연스러운 감성적 접근보다 보다 인위적으로 배치된 이미지들을 따라가려는 이성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생소한 가사를 따라가다보면 이 전까지의 풍경화나 인물화에서 보던 전통적 아름다움이 아닌, 몬드리안이나 킨단스키의 추상화에서 느껴지는 단순하고 정교한 “구성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본다면 대중가요에서 F(x)의 4 Walls가 행하는 실험은 그 자체로도 이미 성공적이며 이는 다른 아이돌, 그리고 기성가수들과 분명한 차별점을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 저는 이 가사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위로공단>의 이미지들을 떠올렸습니다. 특히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미쟝센은 이 가사에 굉장히 많은 영감을 준 것 같습니다.

@ 4라는 숫자 때문에 사각형을 이미지의 기본으로 두고 가사를 해석했는데, 어쩌면 4 walls 가 이뤄내는 입체는 피라미드, 프리즘의 형태를 이루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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