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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3/13 21:02:59
Name   코리몬테아스
Subject   3월 15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의 가능성
0. 미국 연방정부가 매해 사용하는 예산 역시 법안이므로, 예산안은 상하원에서 입법절차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입법 절차는 상원에서 필리버스터에 의해 막힐 수있죠. 필리버스터를 뚫으려면 상원에서 60표가 필요하고 공화당 표는 53표이므로 필리버스터를 뚫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예산을 짜려면 공화당은 민주당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1. 조정

[하지만], 1974년에 통과된 예산법에 의해, 세입, 지출, 부채한도와 관련된 예산처리는 필리버스터를 요하는 입법 절차가 아닌 아닌 조정(reconciliation)이라는 절차를 통해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이 때는 필리버스터를 쓸 수 없기 때문에 단순과반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죠.

그래서, 새로 들어선 행정부들은 임기 첫 해에 상하원을 가졌지만 필리버스터를 뚫을 수 없을 때, 이 조정 절차를 통해 예산을 짬으로서 대통령의 어젠다를 구현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 연두교서 때도 트럼프는 예산안 통과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에겐 한마디도 안하고, 공화당 의원들만 협박했습니다. 하원의 우위가 특히나 적어서 두 세 명의 공화당의 이탈표만으로도 예산이 좌초될 수 있으니 그러지 말라고 경고한거죠. 트럼프의 행동을 보건데 당연히 임기 첫해 예산은 조정 절차를 거칠꺼라고 봤습니다.


2. 그러나

공화당이 트럼프 서킹머신으로 전락한 모습을 보며 솔직히 당내 갈등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냐 생각했고, 실제로 하원에서 통과되는 양상을 보니 공화당에 원칙따위는 없었습니다. 빚 때문에 나라가 망할꺼라는 종말론자 공화당 의원 한 명이 반란표를 내긴 했는 데, 민주당에서도 배신표가 나와서 쌤쌤이었죠. 민주당 배신표가 없었더라도 통과되었겠지만요.

그래서 임기 첫해에는 특별한 갈등없이 예산을 통과시키리라 봤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원은 이번 예산을 조정 절차가 아닌 정식 입법 절차를 거쳐 상원에 올려보냈습니다. 이 예산안은 9월 30일까지 연방정부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최종예산'은 아니고 '지속결의안(CR)'입니다. 조정이 아니라는 것은 보통 예산안에 조정으로는 건들 수 없는 내용이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 뭐 때문에 이런 짓을 했는 지는 아직 모르겠는데. 트럼프가 의회가 올려보낸 예산을 마구 칼질하는 초법적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주기 위해 법안을 바꾸다 보니 조정에서 정식 입법이 되었나 했죠.

3. 왜?

  조정이 아닌 정식 입법 절차를 거쳐서 민주당에게 필리버스터의 기회를 주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입니다.

공화당의 어젠다가 뭐건 간에, 이제 '헌법'이나 '연방법' 같은 건 걸림돌이 아닙니다. 트럼프는 그런 걸 마구잡이로 무시하고 있고 공화당 지지자들은 그걸 문제삼지도 않아요. 막말로 조정으로 통과시킬 수 없는 예산안이었다고 쳐도, 그냥 억지로 조정 과정에 집어넣어 통과시키고 행정부가 집행해버리면 그만 아닌가요?

민주당이 뭘 어쩔껀데요? 연방정부 예산집행을 멈추라고 소송이라도 할껀가요? 연방정부 예산안이 어떤 과정으로 통과되었든 어떤 연방법원 판사도 연방법원 예산 전체의 집행을 중지시키는 법원명령을 내려주진 않을껍니다. 그리고 어떻게 제동이 걸린다 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는 바로 연방대법원으로 끌고가겠죠. 지금 연방대법원은 이미 완수된 계약에 대한 미수금을 주지 않는 미친행동마저도 대법관 9명 중 4명이 그게 '주권면제(sovereign immunity)'라는 개소리를 둘러대며 쉴드치고 있습니다. 조정 절차가지고 장난치는 정도는 연방대법원이 알아서 법조문을 바꿔가며 쉴드쳐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또, 트럼프 의제의 대부분은 조정으로 통과시키는 예산안으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싸울 각을 주지 않아도 되었고요.

그리고 조정에 맞춰서 통과시킨 예산안이 불만이다? 지금처럼 삭감하고 싶은 건 행정부가 마음대로 삭감하고, 증액하고 싶은건 행정부가 마음대로 다른 예산에서 꺼내다 쓰면 됩니다. 국방부 예산에서 돈 빼와서 국경지대에 방벽짓던 건 1기 행정부 때도 했던 짓이에요.

어떻게 봐도 조정을 안할 이유가 없었지만 어찌되었든 공화당 지도부는 조정을 안하기로 했습니다.

4. 그리고

이제 바톤은 민주당에게 넘어왔죠.

  이미 민주당에서는 반란표가 한 명 나왔고, 통과 직후에는 상원의원 중 한 명이 '예산안 통과에 협조하는 건 의무'라는 식으로 이 미치광이 정부에게 협조하겠다는 시그널을 줬습니다. 그런데, 몇 시간 후에 상원 민주당 지도부에서 트럼프가 예산에 통과한 민주당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필리버스터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칩니다.

민주당 상원이 필리버스터를 하고 공화당과 트럼프가 물러나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셧다운입니다.

5. 의무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로 이 예산안을 거부할 도덕적, 헌법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정상적인 행정부였어도 이런 식으로 민주당에게서 단 하나의 양보나 협의도 받지 않은 예산안을 그대로 받아주는 건 말이 안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보다도 더 중요한 이유들이 많이 있습니다.

트럼프는 헌법이 의회에게 부여한 권한의 상당부분을 침해하며 미국 헌정사 초유의 위기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의회가 독점적으로 가지는 예산 편성권, 관세를 설정할 권한, 이민 정책에 대한 권한 등을 행정명령으로 위법하게 침해했거나 하려 하고 있습니다. 의회가 법률로 수립하고, 법률로 예산을 지원한 국제 개발처의 모든 예산집행을 일괄 중지시키고, 이게 위법하다는 연방법원의 판결에 불응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법률을 집행해야 하는 행정부가 '내가 집행 안하면 어쩔껀데?' 따위의 알빠노를 시전하는 건 건국의 아버지들이 가장 우려했던 악몽이었습니다.

자기들이 통과시킨 법률대로 예산을 집행한다는 보장이 없는 행정부에게 예산을 줄 이유가 없습니다.

공공연하게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범죄자 집단으로 전락한 이들에게 하고있는 짓을 계속 하게 돈을 줄 수 없다는 것도 좋은 이유죠.

이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싶으면 앞으로 의회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으며, 저지르는 범죄를 멈추겠다는 확약을 공화당으로부터 받겠다며 협상을 거는 게 시작이겠네요.

트럼프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 연방에서 진짜 정치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6. 예측.

그런 제 생각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공화당에게 어떤 양보도 받지 않고 접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이미 한참 전에 경기 침체(recession) 사이클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2022년에 미국이 침체에 들어설 확률을 100%로 예측했습니다. 바이든은 이 예측을 보기 좋게 회피했죠, 이걸로 전 세계의 경제학자들의 예측을 상대로 티배깅도 시전했습니다. 하지만, 상승 사이클 뒤에 하강 사이클은 오기 마련이고, 이게 늦춰질 수록 하강 사이클에 대한 기대심리는 더욱 커집니다.

그리고 트럼프의 재앙적인 관세 정책은 안 그래도 불안한 경제를 크게 흔들었고, 시장은 아주 나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이 들어서면 침체에 들어서는 게 확정될 지 모릅니다. 민주당은 이 비난을 받기 싫을 수 있습니다.

또, 공화당은 언제든지 필리버스터를 없앨 수 있습니다. 필리버스터는 상원규칙이고, 상원 다수당 대표가 핵옵션을 사용하면 단순과반(51표)으로 필리버스터를 폐지하면 그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버스터가 그 동안 살아남았던 건, 이 전통을 없애는 것이 단순 과반을 차지한 양당에게 너무나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필리버스터 폐지 같은 완전히 '합법적' 권한을 사용하는 걸 부담스러워 할 것 같지 않습니다.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는 대통령을 후원하는 정당에게 못할 일이 뭐가 있을까요? 또, 트럼프는 필리버스터를 1기 행정부 때 파괴하려 했고요. 이 때는 당시 공화당 상원 대표였던 미치 맥코넬이 막았는데. 맥코넬은 여전히 상원의원으로 있지만 더 이상 상원대표가 아니고, 트럼프를 상대로 예전과 같은 저항을 못하고 있습니다. 피트 헤그세쓰같은 알콜중독자가 국방부 장관이 되는 걸 막으려 했지만 충분한 반란표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죠. 그리고 솔직히 2025년 맥코넬이 필리버스터 폐지에 반대할 지도 의문이고요.

그래서 민주당이 제대로 셧다운을 진행할 지도 의문이지만, 한다 하더라도 그 저항이 얼마나 오래 갈지 의문입니다. 트럼프로부터 어떤 양보도 받아내지 못한채 필리버스터의 전통이 박살나고 예산이 집행되는 미래가 아른거려요.

아니면 평소에 셧다운이 일어날꺼 같으면 하던대로 한 두달 짜리 임시예산을 통과시키면서 셧다운 기한을 계속 연장할 수도 있습니다.




7. 막장협상.

공화당 출신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은 예산안을 상원에 올려보내고 하원을 휴회(adjourning)했습니다.

아무런 합의가 없으면 3월 15일날 셧다운이 일어납니다.

만약 상원이 이 예산안을 거부하면 휴회 후 지역구 일을 처리하라고 돌려보낸 하원의원들을 이틀안에 다 소집해 예산안을 재협상하는 건 아주 힘듭니다.

그래서 상원에게 '예산안 거부하면 무조건 셧다운임'이라고 벼랑끝 전술을 시도한겁니다.

이미 민주당의 의견은 아무것도 듣지 않은 예산안을 올려보내고 거절하면 셧다운? 진짜 놀라운 협상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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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밀복검
    제가 기술적인 세부사항은 잘 몰라서 확신은 못하겠는데 아마도 공화당 상원과 하원의 입장차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예산안에서 트럼프의 국경/국방/에너지/감세/긴축 등을 다 합쳐서 하나의 패키지를 만들어 한 번에 조정절차 적용해서 통과시키자는 게 공화당 하원의 one big, beautiful bill 전략이었죠. 반면 공화당 상원은 국경/국방/에너지를 하나로, 감세/긴축을 다른 하나로 두 개의 패키지로 나눠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고요. 이 사이에서 조율을 못한 결과 상원과 하원이 동일한 예산 결의안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하원... 더 보기
    제가 기술적인 세부사항은 잘 몰라서 확신은 못하겠는데 아마도 공화당 상원과 하원의 입장차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예산안에서 트럼프의 국경/국방/에너지/감세/긴축 등을 다 합쳐서 하나의 패키지를 만들어 한 번에 조정절차 적용해서 통과시키자는 게 공화당 하원의 one big, beautiful bill 전략이었죠. 반면 공화당 상원은 국경/국방/에너지를 하나로, 감세/긴축을 다른 하나로 두 개의 패키지로 나눠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고요. 이 사이에서 조율을 못한 결과 상원과 하원이 동일한 예산 결의안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하원에서 조정 절차 적용을 못한 게 아닌가 싶네요.
    아마 하원과 상원이 각각 조정 지침이 포함된 동일한 예산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그 다음에 위원회에서 예산 결의안의 지침에 맞는 법안을 만들고, 이게 예산위원회에서 하나의 법안으로 통합되어서 조정 절차 딱지가 붙고, 그렇게 양원 통과가 마이크 존슨과 트럼프의 플랜일 텐데, 상원에서는 이게 좀 위험 부담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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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셧다운을 염두에 두고 저희 연구소도 이런 저런 대안을 모색하는 중입니다. 우선 7~8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을 듯한데, 사태가 장기화 되면 제 모가지가 칼끝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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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도 야당인 민주당의 폭거로 국정이 마비됬다는 프레임이 유행했었는데 미국에서도 그게 먹힐지 흥미진진하네요.
    무튼 이 와중에 Chuck Schumer는 연방정부 셧다운을 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신호를 보냈네요. https://abcnews.go.com/amp/Politics/senate-democrats-tight-lipped-after-huddling-looming-government/story?id=119772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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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몬테아스
    네 둘러댄 이유를 보면 납득할수는 있는데 24시간도 안되어 말을 뒤집고, 민주당 하원과 공조가 안되는 모습이 좀 충격적이네요. 하원의원들은 반발중이라고 하고요. 민주당이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있다 생각했는데 그냥 대책도 없고 조직력도 없는듯..
    관련해서 일런 머스크 빠이자 테슬라 극초기 투자자, 관상만 보고 머스크가 세계 최고의 기업가가 될 것을 예상했다는 배런 캐피탈의 론 배런 왈

    '현재의 시장 불안정성이 일시적인 것임. 아마 트럼프 정부의 의도적인 전략일 거야. 트럼프가 임기 초에는 경기 침체를 유도하면서 인플레를 통제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민주당 탓으로 돌린 다음 다음 중간 선거 때에 경제 부양책을 펴겠지. 그러면 기저 효과로 인해서 선거철 타이밍에 지지 여론이 급격하게 모멘텀을 띨 거야.'
    ... 더 보기
    관련해서 일런 머스크 빠이자 테슬라 극초기 투자자, 관상만 보고 머스크가 세계 최고의 기업가가 될 것을 예상했다는 배런 캐피탈의 론 배런 왈

    '현재의 시장 불안정성이 일시적인 것임. 아마 트럼프 정부의 의도적인 전략일 거야. 트럼프가 임기 초에는 경기 침체를 유도하면서 인플레를 통제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민주당 탓으로 돌린 다음 다음 중간 선거 때에 경제 부양책을 펴겠지. 그러면 기저 효과로 인해서 선거철 타이밍에 지지 여론이 급격하게 모멘텀을 띨 거야.'
    https://www.cnbc.com/video/2025/03/11/watch-cnbcs-full-interview-with-baron-capital-chairman-and-ceo-ron-baron.html

    저것까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와 머스크(그리고 딸랑이인 베센트)가 자신들이 주식 시장과 민심을 정치공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코리몬테아스
    전 완전 개소리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무역수지 상의 적자가 개선되면 재정적자가 해소된다는 미친 생각을 하고있어요. 선거운동기간에서 부터 나라빚이 문제라며 무역적자(trade deficit)과 재정적자(fiscal deficit)을 번갈아 언급하는데 이 인간 머릿속에는 그 두 개가 연결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아동수당 질문을 받아도, 자기가 개선할 무역적자를 생각하면 그건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하다는 소리를 하고있죠.

    그리고 미국이 지금 불황에 들어서는데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이 겹치면 연준의 선택지가 너무 제한됩니다. ... 더 보기
    전 완전 개소리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무역수지 상의 적자가 개선되면 재정적자가 해소된다는 미친 생각을 하고있어요. 선거운동기간에서 부터 나라빚이 문제라며 무역적자(trade deficit)과 재정적자(fiscal deficit)을 번갈아 언급하는데 이 인간 머릿속에는 그 두 개가 연결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아동수당 질문을 받아도, 자기가 개선할 무역적자를 생각하면 그건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하다는 소리를 하고있죠.

    그리고 미국이 지금 불황에 들어서는데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이 겹치면 연준의 선택지가 너무 제한됩니다. 전 연준이 그 상황에서도 실업률을 잡고자할꺼라보는데 그럼 인플레는 필연이에요. 바이든이 경제호황에도 불구하고 인플레때문에 민심을 잃은걸 생각하면 트럼프나 일론이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을것같지도 않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성공할 수 없는 계획입니다. 전 여기에 그런 정치공학이 없다고 봐요
    코리몬테아스
    https://youtu.be/jbVinpyscTU
    VIRAL MOMENT: Trump Answers Question About Childcare Many Are Calling Incomprehensible


    트럼프의 무역과 재정정책을 이야기할때 제가 반드시 보라고 항상 권하는 영상입니다. 이코노믹 클럽에서 질문자가 트럼프한테 Child care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대책이 있냐고 핀포인트로 물어봤음에도 트럼프는 곧바로 재정적자와 관세로 넘어갑니다.

    등골이 서늘해질정도로 트럼프의 머릿속이 분명히 보이는 질답이었고, 전 이게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반영되고 있다고 봅니다. 관세는 경기침체를 유도하면서 인플레를 통제하는게 아니라, 관세 그 자체가 목적이에요.
    넵넵. 이게 트럼프 진영의 내재적 시각, 그러니까 행복 회로로 보자면 이들은 관세에 따른 인플레 영향을 높게 보지 않기 때문이라 봅니다. 제가 아는대로 이들의 내러티브를 설명하면.. (레퍼런스는 스티븐 미란) https://www.hudsonbaycapital.com/documents/FG/hudso... 더 보기
    넵넵. 이게 트럼프 진영의 내재적 시각, 그러니까 행복 회로로 보자면 이들은 관세에 따른 인플레 영향을 높게 보지 않기 때문이라 봅니다. 제가 아는대로 이들의 내러티브를 설명하면.. (레퍼런스는 스티븐 미란) https://www.hudsonbaycapital.com/documents/FG/hudsonbay/research/638199_A_Users_Guide_to_Restructuring_the_Global_Trading_System.pdf)

    - 일단 달러가 강세인 게 문제. 이것 때문에 무역적자가 심화되는 거
    - 이 무역적자를 벌충하기 위해서 미국 정부는 장기채를 찍을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재정적자도 같이 증가해왔음
    - 이게 바로 쌍둥이 적자
    - 그동안은 미국채를 팔아서(즉 장기채 금리를 낮춰서) 균형을 유지해왔음. 미국에 수출해서 달러 뜯어간 국가들이 다시 미국채를 사주면서 달러가 순환하는 구조
    - 근데 이게 금융적으로는 아다리가 맞는데 대신 미국은 수입국이 되고 자국 산업은 죽여야 하며 오로지 달러 패권에 의존해서만 살아야 함
    - 달러 강세가 유지되면 이 악순환이 더 심화됨. 월스트리트의 금융 자본 글로벌리스트들만 떼돈 벌고 메인스트리트의 평범한 미국 제조업 normie들은 죽는 구조
    - 따라서 달러를 약세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걸 위해 쓰는 게 바로 관세
    - 관세로 무역 장벽 만들어서 제조업 육성하고 철강이나 데이터, AI 같은 '안보 산업' 육성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함
    - 인플레이션이 문제라고? 아닐 걸?
    - 우리가 관세 때리면 상대가 선택할 수 있는 가짓수가 몇 가지 있겠지
    - 먼저 얘네는 자국 통화 가치를 절하할 수 있어. 이 경우 물가상승 압력은 없지. 이미 트럼프 1.0 무역 전쟁 때 있었던 케이스야. 중국이 평가절하를 했고 우리는 인플레는커녕 디플레를 겪었지
    - 물론 평가 절하 안 할 수도 있어. 이때 1차적으로는 상대국 수출업체가 밑지고 팔 수가 있겠고. 그러면 소비자 물가는 오르지 않아. 최소한 재무부 관세라는 '옵션 프리미엄'은 먹을 수 있어. 현기차가 알아서 하라 이기
    - 상대국 수출업체가 아닌 미국 수입업체가 부담을 떠맡을 수도 있겠지. 이러면 미국 기업이 손해를 보면서 수입 물가도 오를 거야. 하지만 수입품 대신 국산품을 선택할 유인이 생기지. 우리가 원하는 바야. 다만 이 경우는 반대로 재무부 관세 프리미엄은 줄어들게 됨.
    - 만약에 상대국 수출업체도 미국 수입업체도 부담을 미국 소비자에게 결국 전가하게 된다면 미국 소비자의 부담은 커지겠지. 하지만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국산품 선택 유인은 올라가고 이러면 제조업의 부흥임! CPI는 대충 0.3%~0.6% 정도 오르지 않을까? 그 대신 규제 완화하고 감세 뿜뿜하고 드릴 베이비 드릴 하면 인플레 압력 좀 낮출 수 있을 거야.
    - 그리고 우리는 국민들과 시장참여자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포워드 가이던스' 주면서 관세 점진적으로 도입할 거임. 다들 몇 번 공지 때리면 적응하게 될 거야.
    - 이렇게 궁극적으로 약달러를 유도하고 달러 수요를 지워버리면 Normie들은 해피할 거야!

    위는 그러니까 트럼프 캠프 씽크탱크의 대외적 선전문 같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얘들은 일단 공개적으로는 약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고, 물가 압력은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음.

    그리고 이건 얘네들의 내재적 논리에서 벗어나서 일단 지금 시장 내러티브를 보면.. 일단 최근 지표에 근거했을 때 물가보다는 침체 우려가 조금 더 크다는 게 월가 애들의 컨센서스기는 합니다. 그걸 야구 OPS 정도의 정확성으로 얼추 반영하는 게 10년물 금리인데, 한두 달 전만 해도 트럼프 관세 때문에 인플레 간다면서 5% 넘어간다 만다 이랬는데 지금은 아 이거 트럼프 저 미치광이 때문에 침체 올 거 같애 나 무서워 미국채 살래 하면서 4.3%로 떨어졌음..
    https://finance.yahoo.com/video/white-house-pushes-back-against-204706970.html
    [..Fears that uncertainty over trade tariffs will trigger a recession gripped the U.S. stock market on Monday. A Reuters poll showed 91% of economists see higher recession risks due to President Donald Trump's shifting trade policies. But the White House pushed back on talk of a recession on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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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몬테아스
    pm= e(1+ τ ) px
    Suppose we begin with e=1 and τ=0. The government imposes a 10% duty on imports but the foreign currency
    depreciates by 10% as well. Then the price paid by importers becomes:
    pm= 0.9(1.1) px=0.99px
    In other words, the exchange rate move and the tariff almost completely offset eac... 더 보기
    pm= e(1+ τ ) px
    Suppose we begin with e=1 and τ=0. The government imposes a 10% duty on imports but the foreign currency
    depreciates by 10% as well. Then the price paid by importers becomes:
    pm= 0.9(1.1) px=0.99px
    In other words, the exchange rate move and the tariff almost completely offset each other.
    The after-tariff price of the import, denominated in dollars, didn’t change. If the after-tariff import price in dollars doesn’t change, there
    are minimal inflationary consequences for the American economy (but not so for the exporting country). Now, underlying this simple example are a number of assumptions which must be made cl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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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이거 홍차넷에서 얼핏 한 번 소개해주셨던 거 같은데 트럼프 시대에 다시 보니 좀 더 이해가 가네요.

    딴 이야기지만 원문을 AI가 요약한 부분 읽다가 대체 관세 영향을 통화가 어떻게 '오프셋'한다는 건지 이해가 안가서 원문을 봤는데. 여기서 그냥 정신이 나가버렸네요. 아니 이거 쓴 사람 다 어디 박사학위 받으시고 캐피탈에서 6자리수 달러 연봉 받으며 글쓰는 거 아님? 원가구조가 완전히 독립적이고 환율변동이 수출업체 가격에 완벽하게 반영된다고 가정을 다 참고 넘어가도, 관세만큼 환율이 변동해서 관세효과를 상쇄한다는 건 그냥 불가능하잖아 왜이러는거임. 참고 넘어간 가정들을 지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요.

    저 가정대로 그대로 일이 진행되어도 하강사이클이 오면 그림이 정말 안좋을텐데 리세션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고요. 트럼프가 정상적으로 경제를 운영해도 임기 중에 하강사이클을 맞이해야 하는 입장이었는데도. 저런 가정으로 관세로 인한 인플레 상승 압력이 상쇄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인플레가 와버리면 장난 아닐꺼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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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밀복검
    글쵸 저도 트럼프가 일부러 침체를 유도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실제로 본인도 침체 안 온다고 큰 소리 침), 다만 '주식시장 민심 이탈'에 대해서는 자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네요. 즉 침체는 감세 등등 성장 자극해서 피할 수 있고 인플레 압력은 별 거 없다고 생각하는 듯.
    스태그 맞기 딱 좋은 구도고, 지금도 실제로 유사 스태그스러운.. 그러니까 물가는 2.0%까지 안 떨어지고 2% 후반에서 3% 초반에 끈끈하게 머무르고, 경기는 서서히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 듯한데, 장기채는 내려온 반면 단기채 금리는 여... 더 보기
    글쵸 저도 트럼프가 일부러 침체를 유도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실제로 본인도 침체 안 온다고 큰 소리 침), 다만 '주식시장 민심 이탈'에 대해서는 자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네요. 즉 침체는 감세 등등 성장 자극해서 피할 수 있고 인플레 압력은 별 거 없다고 생각하는 듯.
    스태그 맞기 딱 좋은 구도고, 지금도 실제로 유사 스태그스러운.. 그러니까 물가는 2.0%까지 안 떨어지고 2% 후반에서 3% 초반에 끈끈하게 머무르고, 경기는 서서히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 듯한데, 장기채는 내려온 반면 단기채 금리는 여전히 높은 걸 보면 아마도 다들 '연준이 금리를 섣불리 내리지는 않을 거고 이건 물가는 어떻게든 죽이겠단 이야기지. 그러면 스태그나 리플레보다는 침체 확률이 좀 더 높을 듯. 파월도 인플레 두 번 초래한 최악의 연준 의장으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을 것임'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알기로 물가/고용 다음 연준의 3번째 의무가 '적절한 장기채 금리의 유지'인데, 물가 앙등보다는 침체로 가는 쪽이 3번째 의무 측면에서는 유리하니까요.

    그래서 트럼프가 연거푸 사고 치면 연준은 트럼프가 카드 다 쏟아낼 때까지 매파 포지션 유지하며 관망하면서 사태 마무리되고 부분적 수습 -> 침체 확률 증가라는 게 지금 시점에선 중론인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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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몬테아스
    전 파월이 인플레와 고용 지표에서 항상 고용지표를 좀 더 우선해왔다고 생각하고, 바이든의 호황기에서는 그 두개를 어느정도 조율할 수 있었다고 보는 데, 트럼프가 극한상황에 밀어넣으면 인플레를 감수하고서라도 고용을 살려놓을꺼라고 보거든요. 아직까지 이걸 진짜 테스트당해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인플레를 두번 초래한 의장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이건 생각치 못했던 관점이네요.

    솔직히 침체와 물가상승 압력이 동시에 오는 상황에서 셧다운이 겹쳐서 트럼프 2기가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좌초되는 걸 보고싶다는 소망이 너무 강렬해서 객관적으로 미국을 볼 수가 없기도 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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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밀복검
    네네 트럼프는 어떻게든 장기금리 낮추고 부양책 패키지 이거저거 퍼부으면서 경기 진작시키고 고용 살리고 할 거고, 그러면 파월은 우이씨 나 죽으라는 이야기냐 하면서 금리 높게 유지하면서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vs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구도로 갈 거 같아요. 이런 구도는 사실 미국사에서 종종 반복된 케이스인데, 생각해 보면 케네디-존슨 시절이 대표적있겠고, 카터 vs 볼커가 있겠고, 트럼프 1기도 비슷했죠. 그런데 따지고 보면 70년대는 정부와 연준이 손 잡고 인플레 불지른데다 스태그플레이션이 계속되었으니 애초에 논할 게 없고, 60년대에는 연준의 위상이 지금같지 않았으니까, 사실상 카터 vs 볼커 이후로는 연준이 긴축하겠다는데 행정부가 대놓고 방해한 적은 없는 셈.. 트럼프 전까진 말이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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