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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7/14 16:51:45
Name   막셀
Subject   뉴욕타임스 칼럼 "소설이 중요했던 시절" - chatGPT 번역
소설이 중요했던 시절

/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논설위원

https://www.nytimes.com/2025/07/10/opinion/literature-books-novelists.html

나는 소설가들이 한 시대를 풍미하던 때를 기억할 만큼 나이가 들었다. 1980년대 대학 시절, 필립 로스, 토니 모리슨, 솔 벨로, 존 업다이크, 앨리스 워커 등의 신작 소설은 그 자체로 문화적 사건이었다. 서평이 쏟아졌고, 그 서평에 대한 반박과 논쟁도 이어졌다.

이건 단순한 향수가 아니다. 20세기 중후반, 문학 소설은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1962년 《퍼블리셔스 위클리》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캐서린 앤 포터, 허먼 워크,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작품이 포함돼 있다. 그 다음 해에는 메리 매카시와 존 오하라의 책도 있었다. 오언 잉글링(Owen Yingling)이 Substack에 쓴 “문학소설의 문화적 쇠퇴”라는 에세이에서 나는 흥미로운 사실을 접했다. E.L. 닥터로의 『래그타임』은 1975년 최고 베스트셀러였고, 로스의 『포트노이의 불평』은 1969년 1위였다. 나보코프의 『롤리타』는 1958년 3위,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는 그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상황은 다르다. 콜린 후버, 판타지 소설, 그리고 장르 소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국 예술기금(NEA)은 수십 년간 독서 실태를 조사해 왔는데, 문학을 읽는다고 답한 사람의 수는 198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잉글링에 따르면 2001년 이후 문학 소설이 연간 《퍼블리셔스 위클리》 Top 10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나는 장르소설이나 대중소설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오늘날의 F. 스콧 피츠제럴드, 윌리엄 포크너, 조지 엘리엇, 제인 오스틴,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요즘 소설이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런 걸 어떻게 측정하겠는가?) 다만 문학이 우리 사회에서 훨씬 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건 문화 전반에 비인간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낭만주의 시대부터 내려온 전통 속에서, 예술가와 소설가는 국가의 양심이자 예언자 역할을 해왔다. 사회학자 C. 라이트 밀스는 이렇게 말했다.

“독립적인 예술가와 지식인은 생동감 있는 것들이 고정되고 죽어가는 시대에서 저항하고 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이러한 인식 덕분에 1980년대까지도 소설가들은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일부는 대단한 명성을 얻었다. 고어 비달, 노먼 메일러, 트루먼 커포티 같은 인물들이 그렇다. 문학 담론은 사회의 중심에 있었고, 비평가들조차 유명인이 되었다. 수전 손택, 알프레드 카진, 그리고 그 이전에는 라이오넬 트릴링, 에드먼드 윌슨도 있었다. 미국 전역의 신문과 《뉴리퍼블릭》 같은 잡지에는 서평란이 넘쳐났다.

그렇다면 왜 문학은 미국 사회에서 중심성을 잃었을까?
가장 흔히 지목되는 원인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모두의 주의력을 파괴했다. 이 설명은 어느 정도 설득력 있지만, 결정적이라고 보진 않는다. 잉글링이 지적하듯 문학소설의 쇠퇴는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인 1980~90년대에 이미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고전을 읽을 정도의 주의력은 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3천만 부 이상 팔렸고,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도 2천만 부를 넘었다.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이 문학을 사랑한다. WordsRated가 조사한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 리스트에서는 『오만과 편견』, 『앵무새 죽이기』, 『위대한 개츠비』, 『제인 에어』가 Top 10에 포함되었다.

또한, 샐리 루니, 자디 스미스 같은 동시대 작가들, 그리고 마가렛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바버라 킹솔버의 『데몬 코퍼헤드』 같은 진보적 문학은 여전히 일부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contemporary 소설가들에 대한 관심이 무너진 상태다.

나는 문학소설의 쇠퇴를 사회적 압력과 순응의 문제로 본다. 자신감과 대담성은 위대한 문화적 순간들을 가능하게 한 공통 요소다. 르네상스 미술이나 러시아·빅토리아 시대의 문학을 보라. 지난 50년간 서구 문화는 이 두 가지를 잃어버렸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예술가들은 대담한 시도를 했다. 토니 모리슨의 『가장 푸른 눈』, 토마스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 벨로의 『험볼트의 선물』, 영화로는 『대부』 1·2편과 『지옥의 묵시록』, 음악에서는 『Stairway to Heaven』, 『Free Bird』, 『Bohemian Rhapsody』 같은 야심찬 록이 나왔다. 기자들조차 톰 울프, 조안 디디온, 헌터 S. 톰슨처럼 대담함을 무기로 삼았다. 지금은 모든 것이 상업화되고 관료화되었으며, 자유분방함이 사라졌다.

문학은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문학의 중심축이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대학의 M.F.A. 프로그램으로 옮겨가면서 뭔가 달라졌다. 대학 졸업 후, 나는 소설가나 극작가가 되기를 꿈꿨다. 문학지 Chicago Review의 아주 하급 편집자로 자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몇 번 회의에 참석해 본 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이오와 작가 프로그램 소속의 듣도 보도 못한 작가 여섯 명에 대해 수다나 떨며 평생을 보내고 싶나?”
너무 좁고 판단이 많은 세계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문학계는 진보 성향이 강하고, 진보 진영은(진보 독자들이여 양해하시길) 순응의 문제를 안고 있다. 우파보다 좌파 쪽이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을 하지 않도록 강한 압력을 받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우파는 반감을 일으키는 말을 많이 할수록 주목받는 경향도 있다.)

2023년, 에 실린 애드리안 루더스, 디노 카펜트라스, 마이클 퀘일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평균 연령 34세)를 대상으로 낙태, 이민, 총기 규제, 동성결혼 등에 대한 입장을 분석했을 때,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더 극단적이고 획일적이며 집단 내 일치도가 높았다. 예컨대 이민에 대한 견해를 보면 그 사람의 낙태 견해도 예측할 수 있다. 반면 보수 성향은 더 의견이 다양하고 불일치가 많았다.

이건 내 경험과도 일치한다. 미국 내 진보 지역의 학교를 방문하면, 학생들이 교실에서 자기 생각을 말하기 두려워한다고 한다. 2019년 아만다 리플리와 PredictWise가 《The Atlantic》에 발표한 조사도 떠오른다. 미국의 어떤 지역이 정치적 반대자에 대해 가장 폐쇄적인지를 분석했는데, 플로리다 등 보수 지역에서도 편협함은 존재했지만, 미국에서 가장 폐쇄적인 지역은 보스턴이 속한 서폭 카운티였고,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도 그 뒤를 이었다.

물론 순응이 필요한 직업도 있다. 국회 보좌관처럼. 그런 직업은 자기 의견을 갖는 게 업무가 아니니까. 하지만 문학은 다르다. 작가는 독립적인 사상가여야 한다. 사회사상가 어빙 하우의 표현처럼 “고독하고 단호하게 서 있어야” 한다. 이디스 워튼, 마크 트웨인, 제임스 볼드윈 같은 작가들이 위대한 이유는 그들의 비순응성과 용기 때문이다.

주변 사회의 압력이 강하면, 작가는 무의식적으로라도 그 기준에 맞춰 글을 쓰게 되고, 그 결과 그들의 글은 작고 획일적이 될 것이다. 사회적 추방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쓰는 글은 빌런도 형편없다. 단면적인 악의만 부여할 뿐, 그들을 매혹적으로 묘사하지 못한다. ‘문제적’ 인물이나 견해를 내세웠다가 취소당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용기가 없다면 자기 세계를 벗어나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현실을 직접 보고 듣고 이해할 기회는 사라진다. 바로 그것이 문학의 본질 아닌가?

1989년, 톰 울프는 《하퍼스》에 "십억 개의 발을 지닌 괴물을 쫓다(Stalking the Billion-Footed Beast)"라는 에세이를 썼다. 그는 동료 작가들에게 대담한 소설을 써 달라고 호소했다. 발자크, 디킨스, 스타인벡, 싱클레어 루이스처럼 시대를 포착하는 거대한 소설을 쓰라는 것이다. 울프 자신도 『허영의 불꽃』(1987)에서 그런 시도를 했다. 뉴욕 사회 전반을 그린 이 작품은 지금 봐도 생생하다.

지난 10년 이상, 우리는 공공 갈등의 시대를 살았다. 우리의 내면은 그 충격파에 흔들려왔다. 정신적·영적 위기의 시대를 다룰 대작 소설을 읽고 싶다. 그런데 문학계는 마치 주류에서 벗어난 하위문화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만약 문학소설이 위축된 이유가 사회적 압력과 용기의 부족이라면, 그건 바뀔 수 있다. 젊은 작가들을 가르치는 이들의 말에 따르면, 지금 당장도 대담하고 중요한 작업을 하는 젊은 소설가들이 있다고 한다. 나도 믿는다. 새로운 세대는 기존의 제약을 깨뜨리려 할 것이다. 어쩌면, 새로운 별들이 지금 막 떠오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문학과 연극은 타인의 내면세계를 이해하게 하는 유일무이한 힘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TV 시리즈도 문학처럼 타인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지는 못한다. 소설은 그 시대의 공기, **시대정신(zeitgeist)**을 포착할 수 있다. 스크린이나 영상매체로는 그 풍부함을 따라갈 수 없다. 600년 가까이 지속된 인쇄 문자의 힘이 사라질 것이라 믿긴 어렵다.
나는 문학의 부활에 돈을 걸겠다.
그리고 그건 우리를 둘러싼 비인간화의 흐름에 강력한 타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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