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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5/08/07 20:14:43 |
| Name | 메존일각 |
| Subject | 댄스 학원 정기 공연의 주인공은 누구여야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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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생을 가르치는 적당히 규모 있는 댄스 학원들 대부분은 매년 공연을 합니다. 학원 수강생들은 비싼 비용을 치른 뒤 참가하고 구슬땀을 흘리며 공연을 준비하지요. 어느 학원인지 특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친한 댄서가 무대에 오른다며 보러 와줄 수 있냐고 해서 모 학원 공연을 보러 갔다가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공연은 수강생 개개인에게 무대 경험의 장입니다. 그렇지만 입시생은 자기를 가르치는 강사와 끈끈한 유대감을 쌓기 위해 공연에 참가하기도 하고, 입시와 관련이 없지만 인원이 부족한 공연에 강사와 의리를 지키기 위해 참가하는 경우마저 있습니다. 그런데 몇몇 공연의 주인공은 수강생이 아닌 강사였습니다. 믿을 수 없는, 황당하기 그지 없는 광경이었지요. 공연 주인공은 마땅히 학원 수강생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강생은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는 주체이고,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공연 티켓을 구입하는 상당수는 수강생의 가족 또는 친한 지인이기도 하지요. 학원은 어쨌거나 장사의 수단인 셈입니다. 수강생은 선생님(쌤)이라 부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강사와 수강생 관계입니다. 수강생이 쌤 쌤 하니까 본인을 진짜 선생님으로 착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강사는 냉정하게 기술과 서비스 제공자일 뿐이지요. 그런데 소위 댄서 씬에서 갑인 수강생이 을이 되는 광경을 상당히 빈번히 봅니다. 입시라는 큰 고비를 앞둔 그들의 절박한 마음을 볼모 삼는지도 모르겠지만요.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인 수강생을 치켜세우는 것은 당연한 행동 아닐까요? 강사는 안무가이자 공연 디렉터이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파트가 일부 있다면 그런 부분을 맡아줘도 되고요. 애당초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런 파트는 굳이 넣지 않는 게 좋겠지만요. 그런데 수강생 개개인 파트가 고작 몇 초나 된다고, 강사따리가 주인공이 되고 수강생은 들러리를 서는 걸까요. 흥미롭게도, 강사들의 상당수는 대학 전공생 신분입니다. 개중 사회 경험 적고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친구들 몇몇이 클래스를 맡으면서 본인이 뭐라도 되는 양 행동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실제로 즉흥적으로 안무를 짜고, 스케줄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고, 불성실하게 연습에 임하는 강사들도 적지 않거든요. 본인을 먹여 살려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생각하면 좋겠더라고요.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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