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에 와 보니,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공보가 와 있더군요.
제가 있는 곳의 선거구는 인천 남구을입니다. 네, 막말 논란으로 탈당하여 무소속 출마한 윤상현이 나오는 바로 그 인천 남구을이지요. 덕분에 이 지역구는 선거 결과가 꽤나 주목받는 곳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침 그런 곳에서 투표를 하게 되었으니, 이 김에 각 후보 및 정당의 선거공보물에 대한 한줄평을 남겨보고자… 하였으나, 후보에 대한 한줄평은 잘못했다가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에 걸릴 것 같아서(처음 계획은 모두까기인형 모드로 가려고 했었거든요) 그냥 각 정당 선거공보물에 대한 인상만 간략히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가 무려 44명이나 됩니다. 눈에 띄는 비례대표는 2번 이종명(뮤지컬 〈MINE〉의 모티프가 된 군인)과 14번 조훈현(프로바둑기사) 정도군요. 하는 말은 그럴싸한데, 과연 그걸 지킬지는 의문입니다.
- 더불어민주당
많이들 보도된 대로, 더민주당의 전반적인 선거 전략은 ‘경제심판론’으로 요약할 수 있겠군요. 눈에 띄는 비례대표 후보는 2번 김종인(셀프 공천한 더민주당 비대위원장)과 8번 이철희(썰전에 나와 유명해진 사람) 정도네요.
- 국민의당
맨 앞표지에 안철수 얼굴에 시선이 집중되는 구도의 사진이 들어갔습니다. 과학기술을 상당히 강조하는 분위기인데, 이는 비례대표 후보 1번과 2번이 각각 물리학 박사라는 것으로도 느껴집니다.
- 정의당
필리버스터, 복지, 경제민주화 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장 강조되는 키워드는 역시 복지네요. 뭐랄까, 작은 정당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중도적인 것을 지향하지 않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딱히 자신들의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붙잡고 설득하려는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 기독자유당
첫 페이지부터 동성애·이슬람·차별반대법에 반대하는 곳입니다. 더 이상의 설명이 必要韓紙?
- 개혁국민신당
옛날에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자,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을 줏어먹었던(…) 바로 그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공보물은 무슨 시장 약팔이(…)스러운 내용으로 가득 차 있어요. 범인(?)은 아마도 이 정당 유일의 비례대표 후보인 박세준으로 보이네요. 더 웃긴 건, 정당공보물인 주제에 정당기호가 몇 번인지 안 나와 있습니다. 참고로 이 정당의 정당기호는 9번입니다.
- 노동당
선거 공보물이 달랑 종이 1장을 앞뒤로 양면인쇄한 거라니 너무하다는 생각과 불쌍하다는 생각이 동시에 드는군요.
- 녹색당
이곳도 종이 1장 양면인쇄군요. 특이한 것으로는 ‘학력차별금지법 제정 공약’을 지킨다며 후보자 학력을 모두 미기재했다는 것입니다.
- 민중연합당
이쪽은 그나마 단순 양면인쇄는 아닙니다. 그러나 어째 다른 진보정당들과 차별화되는 공약은 안 보이는 것 같아요. 그나마 눈에 띄는 공약으로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지폐 폐지’” 정도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