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5/02 21:21:32
Name   구밀복검
Subject   00년대 이후 워너 vs 디즈니 파워 게임 양상의 변화
2000년대는 90년대나 10년대에 비해 메가 히트작이 적고 다양성도 떨어집니다. 박스오피스 지배했던 작품들도 죄다 프렌차이즈고요. 해리 포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등등...

그리고 여기서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다크나이트>가 범 워너 작품이었죠(<반지의 제왕>은 워너 계열사인 뉴 라인 시네마에서 배급했습니다. 이후 워너에 자회사로 수직 통합되죠.). 다크나이트야 <라이즈>는 2012년 작이고 <비긴즈>는 흥행 대단찮았으니 사실상 <다크나이트> 한 편만이 00년대 히트작이라 할 수 있지만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은 이야기가 다르죠. 이 둘 빼면 00년대 영화사史가 설명이 안 되는 수준이니까. 다시 말해 2000년대 영화 시장을 주도한 것은 소수의 프랜차이즈고, 그것의 대부분은 워너계 작품이었다는 이야기.

이렇게 워너가 오른손엔 <해리 포터>, 왼손엔 <반지의 제왕> 들고 좌우 훅 신나게 날릴 때, 라이벌인 디즈니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00년대에 긴 기간 동안 애니 히트작을 못 냈고(<아틀란티스:잃어버린 제국>, <릴로&스티치>, <보물성> 등등..지금에 와선 회자조차 안 되죠. 결국 디즈니는 2D 애니메이션에서 3D 애니메이션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됩니다), 워너가 주도한 판타지 붐에 편승하고자 만들었던 <나니아 연대기>가 씹망 하면서 크게 밀렸죠. 실제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동안의 북미 배급 마켓 쉐어의 경우 워너가 1위를 5번이나 기록한 반면 디즈니는 고작 한 번....특히 2009년에는 워너에서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와 <행오버>, <블라인드 사이드>, <셜록 홈즈> 등등을 줄줄이 히트시켰던 반면 디즈니는 픽사에서 나온 <업> 하나 외에는 내세울 게 없었죠. 저때 나왔던 <공주와 개구리>도 흥행은 그저 그랬고. 사실상 00년대 디즈니는 <캐리비안의 해적> 빼고는 황무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다가 2010년에 디즈니가 픽사로는 <토이 스토리3>, 실사영화 시리즈로는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자체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으로는 <탱글드(라푼젤)>을 성공시키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죠. 물론 워너도 잠자고 있던 것이 아닌지라 <인셉션>,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 1부> 등으로 평수를 이루었고..

이후 2011년에는 해리 포터 완결작을 내세운 워너가 우위
2012년에는 어벤져스 vs 라이즈, 호빗1으로 호각
2013년에는 철남3, 겨울왕국 vs 맨 오브 스틸, 그래비티, 호빗2
2014년에는 가오갤, 윈터 솔져, 빅 히어로6 vs 아메리칸 스나이퍼, 레고 무비, 호빗3

이렇게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2015년에 디즈니에서 MCU로는 <어벤져스2>와 <앤트맨>, 픽사 애니로는 <인사이드 아웃>, 실사 영화로 <신데렐라>, 여기에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도 다시 시작하면서 압도적으로 시장을 지배해버렸죠. 반면 워너는 최고 흥행작이 <샌안드레아스>....물론 <매드맥스>라는 걸작을 내놓으면서 한가락 보여주기는 했지만 흥행 성적으로는 MCU 작품들에 비하면 코끼리와 개미 수준이죠.

그리고 올해는 이미 디즈니에서 <주토피아>, <정글북>을 대박낸 상태고 <시빌 워>가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반면, 워너는 <돈옵저>가 돈없죠 되어버렸지요. 게임이 끝난 셈...이렇게 MCU와 스타워즈를 골격으로 하고, 디즈니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픽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실사화 시리즈가 뒤를 받치며, 각각이 연관되어 서로를 홍보해주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시스템이 완비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10여 년 전에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에 고작 <나니아 연대기> 들이밀다 강냉이 털리던 디즈니가 어느새 6대 메이져 스튜디오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죠.



1
  • 정리가 잘되네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418 7
14949 게임[LOL] 9월 29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9 97 0
14948 요리/음식팥양갱 만드는 이야기 10 나루 24/09/28 334 12
14947 게임[LOL] 9월 28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7 113 0
14946 게임[LOL] 9월 27일 금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7 152 0
14945 일상/생각와이프한테 혼났습니다. 3 큐리스 24/09/26 708 0
14944 게임[LOL] 9월 26일 목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5 157 0
14943 게임[LOL] 9월 25일 수요일 오늘의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 24/09/25 115 0
14942 일상/생각마무리를 통해 남기는 내 삶의 흔적 kaestro 24/09/25 546 2
14941 기타2002년에도 홍명보는 지금과 같았다? 4 Groot 24/09/24 660 1
14940 일상/생각 귤을 익혀 묵는 세가지 방법 11 발그레 아이네꼬 24/09/24 549 6
14939 일상/생각문득 리더십에 대해 드는 생각 13 JJA 24/09/24 619 1
14938 일상/생각딸내미가 그려준 가족툰(?) 입니다~~ 22 큐리스 24/09/24 583 14
14937 오프모임아지트 멤버 모집등의 건 26 김비버 24/09/23 1222 21
14936 문화/예술눈마새의 '다섯번째 선민종족'은 작중에 이미 등장했을지도 모른다. 6 당근매니아 24/09/22 577 0
14935 육아/가정패밀리카에 대한 생각의 흐름(1)-국산차 중심 28 방사능홍차 24/09/21 903 0
14934 도서/문학이영훈 『한국경제사 1,2』 서평 - 식근론과 뉴라이트 핵심 이영훈의 의의와 한계 6 카르스 24/09/19 828 15
14932 일상/생각와이프한테 충격적인 멘트를 들었네요 ㅎㅎ 9 큐리스 24/09/19 1410 5
14931 일상/생각추석 연휴를 마치며 쓰는 회고록 4 비사금 24/09/18 588 9
14930 방송/연예(불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감상 나누기 68 호빵맨 24/09/18 1299 0
14929 음악[팝송] 혼네 새 앨범 "OUCH" 김치찌개 24/09/18 186 1
14928 일상/생각급발진 무서워요 1 후니112 24/09/17 559 0
14927 일상/생각오늘은 다이어트를 1 후니112 24/09/16 358 0
14926 게임세키로의 메트로배니아적 해석 - 나인 솔즈 kaestro 24/09/15 306 2
14925 일상/생각힘이 되어 주는 에세이 후니112 24/09/15 345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