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7/05 21:31:05
Name   Raute
Subject   단골 초밥집에서 물회 먹은 이야기
아침부터 몸살감기로 고생했는데 하루 종일 끙끙 앓은 보람이 있었는지 오후 지나면서 통증이 급격하게 가라앉더군요. 물론 타이레놀의 힘이겠습니다만 여튼 힘든 게 사라지니 배가 꼬르륵꼬르륵. 약 먹을 때 샌드위치를 제법 먹은지라 꾹 참아볼까 했는데 속이 쓰릴 정도로 고프더군요. 결국 무얼 먹을까 하다가 오늘 땀도 많이 흘렸겠다 시원한 게 땡겨서 물회 먹으러 집 앞 단골 초밥집에 갔습니다.

초밥집에서 뭔 물회냐 싶을텐데 제가 이 집에서 이것 저것 먹어본 바 초밥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대체로 퀄리티가 훌륭했고, 초밥집에서 나오는 물회는 어떤 느낌일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물회라고는 포항 놀러갔을 때 두리번거리다 뭣모르고 TV 나왔던 집에서 먹은 게 다라 딱히 허들이 높지 않기도 했고요. 맨날 모듬초밥만 시켜먹다보니 정작 초밥 생김새만 보고선 무슨 회인지 구별을 못해 요새 단품을 시켜먹는 버릇이 생겼는데, 가게 앞 보드에 점성어가 있어서 공부 삼아 주문. 근데 남은 재료가 없다고 해서 자주 먹던 농어로 타협을 보고 물회랑 같이 시켰습니다. 사실 농어 자주 시켜먹으면서도 이따금 광어랑 헷갈리는 게 함정.

물회 얘기를 하자면 매우 훌륭했습니다. 포항에서 먹었던 건 양념맛이 너무 자극적이라 시원은 하되 입이 깔끔하지 않았는데 이 집도 조미료 맛이지만 그래도 적정 선은 지켜서 뒷맛이 깔끔하더라고요. 야채랑 회도 듬뿍 넣어줬고 밥도 주고 메밀국수도 같이 나오고...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나트륨 때문에 국물 안 마시려고 했는데도 자꾸 들어가는 것이 크.... 너무 맛있어서 이번 여름이 가기 전까지 꼬박꼬박 와서 먹겠구나 싶었죠.

그런데 초밥 단품 시키면 1접시 2개가 나오니까 농어초밥 2개가 나와야 하는 건데 초밥 몇 개가 더 나오더라고요. 물회에 초밥이 같이 딸려나올리 없으니 계산할 때 직원에게 물어봤죠. 역시나 사장님이 서비스로 같이 준 거라더군요. 생각해보니 제가 갈 때마다 적어도 서너 개, 일행이랑 같이 가면 그 이상으로 서비스가 나왔거든요. 나올 때는 그냥 좋다고 받아먹었는데 보통 동네 초밥집에서 1개당 1000-2000원쯤 하니 이렇게 퍼주면 순이익이 얼마나 나올까 싶은 거죠. 제가 갈 때마다 3-4만원씩 먹는 것도 아닌지라 이렇게 서비스 주면 마진이 크게 떨어질 겁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 문을 여는데 옆 가게 테이블에서 그쪽 아저씨랑 얘기중이던 사장님이 잘 드셨냐고 인사를 해주시더군요. 맨날 얻어먹기만 하고 죄송해서 어떡하냐고 인사한 뒤 집에 들어왔습니다. 내일도 물회 먹을 겁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037 1
    15879 창작또 다른 2025년 (4) 2 + 트린 25/12/06 182 1
    15878 창작또 다른 2025년 (3) 3 트린 25/12/04 371 3
    15877 스포츠[MLB] 코디 폰세 토론토와 3년 30M 계약 김치찌개 25/12/04 273 0
    15876 창작또 다른 2025년 (1), (2) 5 트린 25/12/03 524 7
    15875 기타유럽 영화/시리즈를 시청하는 한국 관객에 관한 연구(CRESCINE 프로젝트) 19 기아트윈스 25/12/03 627 2
    15874 일상/생각큰일이네요 와이프랑 자꾸 정들어서 ㅋㅋㅋ 14 큐리스 25/12/02 1015 5
    15873 오프모임12월 3일 수요일, 빛고을 광주에서 대충 <점봐드립니다> 15 T.Robin 25/12/01 584 4
    15872 경제뚜벅이투자 이야기 19 기아트윈스 25/11/30 1557 14
    15871 스포츠런린이 첫 하프 대회 후기 8 kaestro 25/11/30 471 12
    15870 도서/문학듣지 못 하는 아이들의 야구, 만화 '머나먼 갑자원'. 15 joel 25/11/27 1069 27
    15869 일상/생각상남자의 러닝 3 반대칭고양이 25/11/27 715 5
    15868 정치 트럼프를 조종하기 위한 계획은 믿을 수 없이 멍청하지만 성공했다 - 트럼프 행정부 위트코프 스캔들 6 코리몬테아스 25/11/26 932 8
    15867 일상/생각사장이 보직해임(과 삐뚫어진 마음) 2 Picard 25/11/26 714 5
    15866 일상/생각기계가 모르는 순간 - 하루키 느낌으로 써봤어요 ㅋㅋㅋ(와이프 전전전전전 여친을 기억하며) 5 큐리스 25/11/25 649 0
    15865 경제주거 입지 선택의 함수 4 오르카 25/11/25 674 3
    15864 철학/종교진화와 창조, 근데 이게 왜 떡밥임? 97 매뉴물있뉴 25/11/25 1891 4
    15863 일상/생각창조론 교과서는 허용될 수 있을까 12 구밀복검 25/11/25 1080 17
    15862 기타★결과★ 메가커피 카페라떼 당첨자 ★발표★ 11 Groot 25/11/23 635 4
    15861 기타[나눔] 메가커피 아이스 카페라떼 깊콘 1 EA (모집마감) 31 Groot 25/11/21 695 3
    15860 일상/생각식생활의 스트레스 3 이이일공이구 25/11/20 733 1
    15859 일상/생각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는다. moqq 25/11/20 663 7
    15858 오프모임[취소] 11월 29일 토요일 수도권 거주 회원 등산 모임 13 트린 25/11/19 789 3
    15857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2 2 육회한분석가 25/11/19 491 3
    15855 의료/건강성분명 처방에 대해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넋두리 46 Merrlen 25/11/17 2030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