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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9/05 20:20:23
Name   피아니시모
Subject   방금전 케이블채널에서 영화 소원을 봤습니다.



처음부터 본 게 아니고 중간만 봤습니다. 밥 먹는동안 본건데 보는 내내 고구마를 삼키는 듯 답답하더군요
밥먹은거 정리하고 그 영화에 대해 찾아보니 조두순 사건을 모티브로 한거라고 하더군요

새삼 알콜로 인한 심신미약이라는 게 피해자와 그 피해자의 가족에게 얼마나 환장할 일인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해당 사건에서 범인은 9살 어린 여자아이를 고문에 가까운 폭행과 함께 성폭행을 했습니다만 설경구와의 대면에서도 자기가 여기서 나가면 어떻게 될지 두고보자라는 식으로 말을 하고 (그것도 화난 감정으로 말하는게 아니라 너무 침착하게 말해서 더 열받게 하더군요 연기력이..후덜덜)

법정에서도 모든 증거 [사건현장에 있던 가해자의 피, 가해자의 옷 그리고 CCTV가 있어 사진과 영상 그리고 피해자인 소원이가 확실히 범인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 그 가해남성을 확실한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끝끝내 그 가해자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합니다.

"만약 자신이 범죄자라면 어떤 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전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아닐수도 있는데, 전 너무 억울합니다"

그리고 법정에서는 그 가해남성이 범인인게 확실하지만 그가 알콜로 인한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형량이 줄어(!)버리고 맙니다.

딱 여기까지 봤는데 정말로 가슴이 답답해지더군요. 설경구가 그 범인과 만난 자리(교도소 면회하는곳)에서 범인이 배쨰라할때 폭발한 설경구가 난리를 피우는데 그걸 보면서 비웃듯이 너무나도 차분하게 그를 조롱하고 가는 모습에서 1차로 답답해지고 저 장면에서 2차로 답답해지더군요

(다시 찾아보니 이 영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후 소원이와 그 가족들이 피해상황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더 그려진다고 하더군요)


영화가 개봉한지 3년이 지나 케이블에서 보게 된거지만 보는 내내 정말 너무나 답답하고 화가 났습니다. 아동성범죄자 고문에 가까운 폭력과 함께 동방된 성폭행범에게 단지 알콜로 인한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형량이 줄어드는 게 말이나 되는걸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애시당초 심신미약이 될 정도로 알콜섭취를 한 것이 어째서  형량을 줄일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으아 밥먹을때만큼은 행복회로를 풀가동하고 싶었지만 저 영화를 보면서 너무나 답답했습니다. 실제 있었던 일을 모티브로 한것이어서 더 감정이입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렇게 고통받는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겠죠 그걸 생각하니 더 답답해지더군요


"그 여자아이가 니 딸아이였어도 그렇게 사고라는 말로 끝낼 수 있겠냐?"

설경구의 친구가 멘탈에 타격이 간 설경구를 위로한답시고 (참고로 설경구는 작중 소원이 아빠입니다.) 그에게 사건이 아니라 사고라는 말을 했는 데 이에 대해 설경구가 차를 박차고 나가면서 굉장히 슬픈표정과 슬픈어조로 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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