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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0/12 16:45:21
Name   곧내려갈게요
Subject   롤드컵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이번 2016년 롤드컵 조별예선은 정말 꿀잼이었습니다.
정말로 실력의 차이가 줄어든 것인지, 객관적인 예상을 벗어나는 경기들이 속출했으며, 게임 내용도 상대적으로 흥미로웠던거 같아요.
LCK 3팀이 모두 조1위로 통과한것 까지 감안하면, 한국팬 입장에서는 꿀잼에 실리까지 챙긴 역대 최고의 롤드컵 조별예선이 아니였나 싶어요.
그래서 그런지 8강이 치뤄지는 모레 오전까지 조용히 기다리는게 너무 무료하네요.
그래서 여러분들과 롤드컵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다림의 답답함을 달래보고자, 몇 가지 이슈들을 가져와봤습니다.

1. 롤드컵 공식홈페이지의 8강 경기 로스터에 벵기가 주전으로 등록되었습니다.
http://www.lolesports.com/en_US/worlds/world_championship_2016/matches/elimination/R1M2
이게 형식상으로 제출하는 것인지, 아니면 첫 경기는 무조건 이 로스터대로 따라야 하는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SKT에서 제출한 8강 로스터에는 벵기가 주전, 블랭크가 sub로 내려가 있습니다.
RNG 입장에서 벵기의 출전은 난감한 점이 있을 겁니다.
서머때도 거의 출전하지 않았고, 롤드컵도 겨우 2경기에 나왔기 때문에 거의 분석은 불가능할거에요.
개인적으로는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인 FW전에서 벵기가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실제로 8강에 벵기가 출전하는 것도 SKT 입장에서 좋은 선택이 될것 같습니다.

2. 아프로무가 트래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가는 팀들이 앞으로 줄어들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https://esports.yahoo.com/aphromoo-interview-clg-loss-worlds-200000542.html
아프로무의 해당 발언은 ANX를 칭찬하는 코멘트를 하다가 시작된건데요,

아프로무 : ANX는 전지훈련을 가지 않았지?
(와일드 카드 2팀을 제외한 14팀중 13팀은 한국에서 훈련을 했고, IM은 중국에 있었습니다만, 사실상 14팀은 같이 서로 영향을 주며 연습 했다고 봐야할겁니다.)
내 생각에 ANX는 (전지훈련을 한 팀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연습을 한거 같아. 실력이 좋아지기 위해서 한국에 꼭 갈 필요는 없지. 왜냐하면 혼자서 연습을 하면 아무도 내가 뭘 할건지 모를테니까. 그리고 그걸 경기에 꺼내놓고 팀플레이에만 집중하면 되는거지. 전지훈련을 가고, 올해 롤드컵에서 본것 처럼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도 (whoop some ass) 여전히 좋기는 하지만.
그래서 ANX를 상대로 게임하는 건 정말 예상하기 어려웠어.
많은 사람들이 “오, 하나님. 와일드카드 팀에게 졌어?” 라는 생각에 동의할테지만,  여기있는 16팀 모두를 과소평가 하지 않는게 중요한것 같아.
그래서 예선에서 게임하는건 즐거웠어. ROX와 ANX를 다시 한번 축하해.

트래비스 : 마지막 질문인데, 좀 기습적인 질문이야. 니가 전지훈련 얘기를 꺼냈으니까. 넌 한국에 전지훈련을 간걸 후회하니? 전지훈련의 효과가 과대평가 됐다고 생각해? 사실 나는 몇몇의 북미 선수들이 “우리는 우리 지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멀리 날아가서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해야했고, 우리가 가진 전략을 다 보여주고, 그들이 우리의 meta에 적응하게 만들었어.” 라는 식으로 말하는걸 들었어. 넌 전지훈련이 내년에는 멈춰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프로무 : 내 생각엔  올해 롤드컵에서 일어날 결과에 따라 한국에 전지훈련 가는 팀이 줄어들것 같아.
ANX가 토너먼트에서 아주 높이 갔다고 가정해봐, 대부분의 팀들은 “최고의 팀을 상대하기 위해서 한국에 갈 필요는 없어. 왜냐하면 자신의 meta는 자신 스스로 만들수 있거든.“ 이라고 생각할거야. 만약에 그렇게 할수 있을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그 meta를 토너먼트에서 꺼내면 될거야. 내 생각엔 그게 한국에 전지훈련 가는것 보다 흥미로울것 같아. 왜냐하면 한국에 가는 이유는 더 나은 선수들을 상대할 수 있기 때문인데, 그게 대회에서 더 나은 실력을 보여준다는 의미는 아니잖아?
( Because usually you go to Korea for better players. but if you’re going to the tournament, doesn’t that mean you’re good too?)

트래비스: 너네 내년엔 CIS(러시아를 주축으로 한 리그) 에서 전지훈련 해야겠네.

아프로무 : ANX를 상대로 ㅎㅎ. 그래 맞아.
하지만 내생각엔 전지훈련은 줄어들것 같아 세계대회에서.

3. 그리고 이 인터뷰는 레딧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아래와 같은 서브레딧들이 나왔습니다.
https://www.reddit.com/r/leagueoflegends/comments/570nh0/na_teams_should_not_bootcamp_in_korea_anymore
저 인터뷰가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데는 이유가 있는데요, TSM의 코치가 "한국팀들끼리 스크림 정보를 공유한다" 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프로무가 언급한 "남들 모르게 준비한 meta"에 대한 이야기가 뜨겁습니다.
당장 제가 링크를 건 서브레딧의 첫 발제자도, TSM 코치 (Weldon)의 말을 믿지는 않지만 한국 전지훈련의 효용은 없는것 같다고 말합니다.

해당 레딧에서 인기가 많은 댓글들을 번역해서 가져왔는데요, 번역은 http://pgr21.com/?b=6&n=60096 에서 가져왔습니다.

'한국 팀들은 외국팀들이 한국으로 스크림을 하러 가면 가장 편안한 상태로 연습을 할 수 있게된다. 이번 롤드컵에서의 ANX와 MSI에서의 CLG는 놀라운 픽밴전략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다른 지역들과 스크림을 하지 않음으로서 전략을 숨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팀들은 전략을 공유한다(스크와 삼성은 자이라를 플레이했다) 그리고 북미팀들은 그들에게 스크림을 해달라고 부탁하며 고개를 숙인다.
북미팀들은 돈도 수면도 양질의 식사도 그리고 건강과 안락도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함으로서 잃게 된다. 한국팀들은 보통 전혀 그들과 다른 플레이를 하고 그들을 놀래키거나 예측불가능한 팀들에게 진다. TSM은 한국의 메타로 플레이오프와 롤드컵에서 플레이를 했는데 이것은 한국팀들로 하여금 쉽게 전투력을 측정할 수 있게 해주었다. 북미팀들은 그들만의 메타를 수립해야한다 왜냐하면 한국의 메타는 한국인들이 더 잘 하기 때문이다.'

'북미팀뿐 아니라 모든 지역에도 적용 되어지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각각 지역은 서로 분리되어서 그들만의 취향에 맞는 메타를 만들어 내고 전략을 숨김으로서 얻는 이득이 분명히 있다.
ANX와 LMS팀들 그리고 MSI에서의 CLG에게 그리고 심지어 어느정도까지는 와일드카드 팀들에게도 그러한 전략은 효과가 있었다.
시즌2에서의 M5도 잘 알려지지 않은 픽들로 인해 성공을 거둔것이다.'

'이 시점에서, 나는 진심으로 북미와 유럽이 조금 더 서로 협력했으면 한다. 서양팀의 팬으로서 서로 협력하자는 말이 여기 레딧에서는 조롱거리이고,  롤드컵에서 발린 지역의 팀들간에 나오는 얘기라는것도 알고있다. 하지만 롤드컵에서의 실패의 고통을 공유하는 북미와 유럽지역에게 바로 지금이 서로 협력할 다리를 놓을 시점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진심으로 롤드컵에서의 더 나은 성적을 위해 서로 비난하는것을 멈추고 협력해야한다.'

한국팀들은 보통 곱게 외국팀들과 스크림을 해주지 않습니다. 대개 자신들보다 한수 아래로 보고 자신들의 상대가 될수 있는지 몇 판을 설렁설렁 테스트를 해본 이후에야 전력으로 스크림을 해줍니다. 이런 사실이 북미 팬들에게 알려지면서 한국 전지훈련의 효용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나옵니다. NA는 한국 전지훈련에서 잘 해야하는 압박이 가해지기 때문에 자신들의 베스트 픽을 다 보여줄수 밖에 없고, KR팀들은 안그래도 되니까 전력 숨길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죠. ANX의 예를 들면서 주장을 더 강화합니다. 몰래 준비해가니까 한국팀들도 놀라잖아? 라며...
저는 반은 동의하고 반은 그렇지 않은데요, 한국팀들은 첫주차때 미국팀들에게 크게 당했습니다. ROX도 그렇고 삼성도 그렇고 상대 베스트 픽 다 내주고 경기 초반에 터져서 졌죠.
둘째주에는 상대 전력을 파악하고 제대로된 픽밴 전략을 들고 나와서 미국팀들에게 모두 이겼습니다. (사실 TSM과 삼성의 경기는 픽밴, 전략, 메타의 문제라기 보다 덥립의 던짐이 가장 큰 문제였던거 같긴한데...) 여기서 보면 북미팬들이 주장하는 '한국팀들이 스크림때의 정보를 이용해서 pick ban에서 카운터 쳤다"는게 사실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TSM은 삼성과의 경기에서 자이라를 밴했었는데, 그 전까지 삼성은 커녕 어떤팀도 자이라를 보여준적이 없었죠. 이건 TSM이 스크림 정보를 이용했다고 봐야...
동의하는건, 기본기가 부족한 상태로 LCK 팀들의 메타를 따라가는건 도움이 안되는건 맞는거 같아요. 차라리 전혀 다른 전략을 준비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4. 북미팀들이 "한국팀들 스크림 제대로 안 해준다"고 내뱉는 불평을 한국의 1세대 롤 프로게이머들이 들으면 아마 엄청 빡칠거에요.
MIG frost가 왜 blaze를 만들게 되었는지 클템이 얘기했던게 있죠. 북미 팀들이 한국서버에서 게임 해줄리 없으니까 핑 몇백씩 뜨는 북미에 겨우 접속해서 스크림 하자고 하면
먼저 게임 하기로 된 팀이 있어서 몇시간 기다리라고하고, 정작 기다리고나면 누가 배고파서 밥먹으러 간다면서 스크림 폭파되고... 이게 열받아서 스크림 할 상대를 직접 만든게 blaze였다고 하죠. 심지어 MIG frost가 그 당시에 북미 스크림 상대를 구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에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frost였던 로코도코는 TSM 원년멤버거든요. 북미 플레이어들을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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