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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1/18 16:18:59
Name   Bergy10
Subject   청계천 8가. 그리고 그때 그 노래들.
1. 청계천 8가.



이 노래를 들으면, 그때 20여년전의 청계천 거리가 생각납니다. 철거되기 이전의 고가도로 근처에 자리잡고 있던 헌책방 골목.
새 과외가 생겼는데, 처음 그 근처의 집을 찾아가려니 한참을 헤메게 되던 곳.
지금도 서울의 구도심에 군데군데 작게 남아는 있지만, 재개발된 청계천의 지금과는 정말 많이 달랐던.
가로등도 없어 오후 8시만 되어도 어두컴컴하던 그 소규모 공장가. 노동자들의 거리.



2. 귀뚜라미




서글픔. 그리고 한맺힘의 노동가.

대학 1년 아래 후배들이 처음 학교에 왔던날, 안그래도 총장 때문에 분위기 안좋은데.
방우영이 난데없이 그 친구들 앞에 나서서 학교 자랑 비슷하게 자기 자랑을 해서 열받아 있는 상황에.
이 선배가 나타나서 이 노래 부르던 생각이 납니다.



3. 바위처럼.




제가 다녔던 대학은, 90년대 초중반 서울에서는 드물게 PD계열이 학내를 장악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대학 들어가서 배운 노래들이 위 노래처럼 좀 순하기는 했죠.
그래도 아직 이 노래가 기억나는건. 96년 초 그때, 등록금 투쟁하다가 모교의 학우 한명이 사망한 이후.
시위에 잘 나오지 않던, 여학생이 반은 되는 문과대 학생들이 거리에 뛰쳐나와 이 노래를 최루탄 연기 한가운데서 불러서이기도 합니다.



4. 임을 위한 행진곡.




김영삼의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 소위 말하던 "신입생 학습" 은 사라졌었지만 아직 1980년 초여름 광주의 기억과 자료.
그리고 안타깝지만 자랑스러운 선배들의 기억은 학내에 남아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 김일성이라도 새누리당 후보가 되면 찍어주셨을 아버님께.
처음으로 80년 5월 광주의 모습을 보고 온 제가, 왜 그런 정치관을 심어주려 그러셨냐고. 인생 처음으로 실망하면서 대들었던 기억이.



5. 타는 목마름으로




그래. 운전 어설퍼서 접촉사고 몇번 내고, 길 잘못든적도 있기는 했는데.

최소한 국민들이 골라탄 택시 운전사라는 사명감 가지고 조금이라도 길 잘가려고 노력하면서.
택시비 바가지 씌우면서 슈킹 안했고, 면허도 없는 대리한테 택시 맡기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다니던 그때에는 가끔씩 격앙되면 부르던 노래였는데, 요즘은 이 노래 들으면 감정의 변화보다 이 분부터 먼저 떠오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발표된 노래.


길가에 버려지다. Part 2.




장필순, 김광진, 한동준, 이승열, 윤도현, 김종완, 신대철 외에 100여명의 뮤지션들이 이승환, 전인권, 이효리의 뒤를 이어 참여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저는 내일, 정말 오래간만에 구호를 외치러 광화문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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