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거리는 자기계발서들을 보면 하나 같이 자기 자신과 친구과 되라는 말이 있죠. 박근혜처럼 혼자 드라마 보고 밥먹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독해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끊임 없이 그것을 하고 있죠. 자기 자신을 독해하지 못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품는 사람들이 모순적이지만 결국 자기 혐오에 빠지게 되고요.
이미 기적 같은 우연한 조건들을 지나가고 내가 누군가를 읽기 시작했다면 그 내용과는 관계 없이 그 사람은 좋은 친구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은 좋은 친구에게 달린 문제가 아니라 결국 내가 누구냐의 문제일 거에요. 쓰다보니 레비나스 비슷한 얘기가 되었네요.
...스럽게 삼공파일님이 레비나스를 써대시긴 하지만 이 경우만큼은 마냥 놀릴 순 없겠군요. 본문에 쓰일 관계(라기엔 본문 묘사보다 좀 더 서늘한 긴장이 흐르겠으나 궁극적으로 본문 화자가 추구할 바)를 '동무'라 이름하고 탈식민론과 함께 자신의 가장 중요한 철학적 논제로 삼았던 김영민 역시 동무론에 있어선 여러 현상학자를 경유하여 레비나스에 이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