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12/21 10:40:34
Name   쉬군
Subject   오랜만에 생각난 의경시절 이야기들
오랜만에 의경시절 같이 군생활을 했던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 옛날 생각이 나서 몇가지 썰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10여년 전쯤 했던 의경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게 몇가지 있어요.

1. 한겨울 시위때 잠시 쉬는 시간에 화염병으로 불타는 닭장차 옆에서 따뜻하다고 앉아서 빵을 먹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확히 무슨 시위였는지는 모르겠는데 거의 하루종일 여의도에서 뻗치기 근무를 하느라 몸도 얼고 녹초가 되었던 기억이네요.

2. 전역을 한달정도 남겨놓은 말년...
세종문화회관 앞 16차선(맞나요?)에서 몇천명이 돌진하는걸 달랑 200명 남짓이 도로를 막아보겠다고 서로 팔짱을 끼고 길을 막았다가 시위대와 멋진 일기토를 벌였던 기억도 있네요.
덕분에 여기저기 다쳐서 전역할때까지 푹 쉬었었습니다 ㅎㅎ

3. 아버지 군번 고참중에 전라도분이 계셨었습니다.
2005~2006년즈음에 농민궐기대시위가 몇번 있었는데 그중에 대규모 집회에 가게 되었어요.
근데 고참 아버지께서 중대장님께 인사차 들리셨더라구요.
알고봤더니 고참 아버지가 전라도 농민대회 시위대 대표님중 한분이셨던 기억이 납니다.
시위하는 아버지와 막아내는 아들의 멋진 한판 승부!! 같은건 없었네요 ㅎㅎ

4. 2005년 10만 농민궐기시위때 기동중대가 10만명 한복판에 둘러쌓여 다굴당할때 나머지 기동중대 200여명이 그 10만 인파를 한방에 홍해가르듯 가르고 구해내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그때 아마 시위대중에 두분이 돌아가시고 수많은 시위대와 의경들이 다쳤던 엄청 큰 시위였던걸로 기억합니다.

5. 평택 미군부대 이전 시위가 있었어요.
그때 시위대중에 한분이 포크레인을 끌고 왔었습니다.
다른건 기억이 안나는데 포크레인이 삽으로 땅을 짚더니 본체를 붕붕 돌리는 엄청난 메카닉을 보여주셨었습니다.
눈앞에서 포크레인 본체가 위협을 하니 엄청 무섭긴 했었어요 ㅎㅎ


2005~2007년 그당시에는 진짜 목숨걸고 시위대와 대치했던적도 많고, 욕도 많이 했었습니다만..
10년정도 지나고 나니 다 각자의 사정이 있었다...그리고 그냥 술한잔 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안주거리다..정도로 기억이 남아있네요.

시위문화도 점점 발전해서 더이상 그때의 저런 시위가 생기지 않아 다행스럽기도 하구요.

없는 기억을 끌어모아 쓰다보니 딱히 재미는 없네요 ㅎㅎ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425 7
    14950 스포츠[MLB] 김하성 시즌아웃 김치찌개 24/09/30 133 0
    14949 게임[LOL] 9월 29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9 137 0
    14948 요리/음식팥양갱 만드는 이야기 11 나루 24/09/28 458 15
    14947 게임[LOL] 9월 28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7 126 0
    14946 게임[LOL] 9월 27일 금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7 161 0
    14945 일상/생각와이프한테 혼났습니다. 3 큐리스 24/09/26 748 0
    14944 게임[LOL] 9월 26일 목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5 164 0
    14943 게임[LOL] 9월 25일 수요일 오늘의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 24/09/25 123 0
    14942 일상/생각마무리를 통해 남기는 내 삶의 흔적 kaestro 24/09/25 562 2
    14941 기타2002년에도 홍명보는 지금과 같았다? 4 Groot 24/09/24 672 1
    14940 일상/생각 귤을 익혀 묵는 세가지 방법 11 발그레 아이네꼬 24/09/24 559 6
    14939 일상/생각문득 리더십에 대해 드는 생각 13 JJA 24/09/24 626 1
    14938 일상/생각딸내미가 그려준 가족툰(?) 입니다~~ 22 큐리스 24/09/24 588 14
    14937 오프모임아지트 멤버 모집등의 건 26 김비버 24/09/23 1230 21
    14936 문화/예술눈마새의 '다섯번째 선민종족'은 작중에 이미 등장했을지도 모른다. 6 당근매니아 24/09/22 580 0
    14935 육아/가정패밀리카에 대한 생각의 흐름(1)-국산차 중심 28 방사능홍차 24/09/21 916 0
    14934 도서/문학이영훈 『한국경제사 1,2』 서평 - 식근론과 뉴라이트 핵심 이영훈의 의의와 한계 6 카르스 24/09/19 835 15
    14932 일상/생각와이프한테 충격적인 멘트를 들었네요 ㅎㅎ 9 큐리스 24/09/19 1419 5
    14931 일상/생각추석 연휴를 마치며 쓰는 회고록 4 비사금 24/09/18 594 9
    14930 방송/연예(불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감상 나누기 68 호빵맨 24/09/18 1314 0
    14929 음악[팝송] 혼네 새 앨범 "OUCH" 김치찌개 24/09/18 190 1
    14928 일상/생각급발진 무서워요 1 후니112 24/09/17 564 0
    14927 일상/생각오늘은 다이어트를 1 후니112 24/09/16 358 0
    14926 게임세키로의 메트로배니아적 해석 - 나인 솔즈 kaestro 24/09/15 311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