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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6/27 16:01:20
Name   Neandertal
Subject   한 물리학자 이야기...
(어제 올린 글이 자꾸 중간에 잘리는 바람에 다시 정리해서 올립니다...뭐 그렇게 대단한 글이라고 죄송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일단 썻던 글이라...--;;;)


어떤 물리학자가 있었습니다.

우선 이 사람은 성경이 독실한 신자에게 절대적인 진리를 드러내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성경의 텍스트를 읽는 것으로는 그러한 진리가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실하지 않은 사람들이 성경을 통해서 그러한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러한 진리는 성경 속에서 암호화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쏟아 부어서 성경을 분석해서 천지창조, 노아의 방주, 그리고 다른 성경 속에서의 중요한 사건들이 정확히 언제 벌어졌는지 날짜를 추정해 내기도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성경 분석을 통해서 이 세상이 언제 멸망하게 되는 지도 밝혀냈습니다. 그가 알아낸 종말의 시간은 서기 2060년에서 2344년 사이에 언젠가가 될 것이었습니다.

그는 또 치밀한 연구 끝에 성경 속의 몇몇 구절은 원래의 내용에서 변질되었다고 생각했으며 이는 후대 사람들이 예수가 신이라는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고대 교회의 유산을 오염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다른 말로 하자면 그는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의 본질은 하나라는 삼위일체를 믿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는 또 연금술에 빠져서 엄청난 시간과 돈을 거기에 투자했습니다. 그는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을 연금술 연구에 쏟아 받쳤습니다. 그는 연금술 연구를 위해 자신의 연구실을 따로 차렸고 연금술과 관계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모아둔 개인 도서관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는 고대의 연금술사들은 심오한 진리를 발견했지만 그들의 발견한 진리는 후대로 내려오면서 잃어버리게 되었으며 잃어버린 진리를 다시 찾으려면 그리스 신화를 분석해야 된다고 믿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 신화 속에 고대 연금술사들이 발견했던 진리가 암호화 되어 숨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허경영 같은 느낌을 물씬 풍기는 물리학자의 이름은 바로...




















아이작 뉴턴이었습니다.




그는 죽을 때 까지 자신이 일생동안 추구한 연구의 가장 핵심은 성경 연구와 연금술 연구였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의 연금술 연구가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뉴턴이 죽고 나서 수 세기가 지난 후 후대 과학자들이 그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분석을 해봤는데 거기에서 납, 비소, 안티몬 성분이 정상 수준보다 약 4배 정도 더 많이 검출되었고 수은은 무려 정상 범위보다 15배 정도나 더 많이 검출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을 보다 보면 그가 성경 연구나 연금술 연구에 쏟아 부운 시간과 열정의 반만이라도 물리학과 수학에 쏟아 부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상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네요. 그런데 뉴턴이 이렇게 터무니없어 보이는 분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이유는 그가 다른 과학자들과는 거의 교류를 하지 않는 외톨이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내가 요즘 이런 거 연구하고 있다"하면서 동료 과학자들과 교류를 했다면 동료 과학자들이 그러한 연구의 터무니없음도 지적해 주고 자신들의 의견도 제시해주고 하면서 연구 방향에 있어서 궤도 수정이 가능했을 텐데 뉴턴은 워낙 은둔형 외톨이 식으로 연구를 해서 자가 자신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은 뉴턴이 도대체 어떤 연구들을 하고 있는지 알지를 못했다고 합니다.

그가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된 데에는 그의 가족사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뉴턴이 태어나기 얼마 전에 그의 아버지가 사망했고 곧 재혼한 어머니는 뉴턴에게 별다른 애정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게 그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는 계부와 생모에게 "불태워서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을 하는 바람에 외할머니 손에 맡겨져서 양육이 되었을 정도였다고 하네요.

그는 거의 웃는 일이 없었고 항상 심각했다고 합니다. 뉴턴의 먼 친척 가운데 한 사람이 한 5년 정도 뉴턴 밑에서 그의 조수 비슷한 일을 했었는데 그가 나중에 회상하기를 자기가 뉴턴을 모신 5년 동안 뉴턴이 딱 한 번 웃었다고 했답니다. 그게 언제였냐면 누군가가 뉴턴에게 "왜 유클리드 기하학 같은 것을 배워야 하나?"고 물어봤을 때였다고 하네요. 아마도 그때 뉴턴의 웃음은 웃음이 아니라 [비]웃음이었음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작 뉴턴...아무튼 여러모로 흥미로운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본문은 Leonard Mlodinow의 책 [The Upright Thinkers]의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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