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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1/12 22: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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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소설이 인성에 끼치는 영향
6년전에 미니홈피에 올린 퓨전무협소설 [용검전기]의 일부입니다.
이게 아마 고등학생때 책방에서 빌려서 읽고 마음속 깊이 간직했다가 성인되서 애장판을 구입해서 간직하고 있는 소설인데 아마 그때쯤 기록해놓은게 아닌가 싶네요. 감수성이 풍부하던 시절부터 이런 소설을 찾아읽고 감명을 받다보니 세상의 이치에 관심을 갖게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용일:주인공. 이 구절에서는 대공이라는 직책을 가졌을 때네요.
율리어스:심복. 무예가 뛰어납니다.

"소공국에 종사하겠다고 찾아오는 자들이 요즘 부쩍 늘었어."

대공이 위명을 떨치고 소공국을 개국하게 되자, 낭트 왕성에서 야인으로 지내던 자칭 현자란 자들이 대거 레알 성으로 몰려들어 대공을 뵙게 해 달라고 내성 앞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그러잖아도 성으로 들어오면서 그들의 소란을 보았습니다만.."

용일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듯 단호히 말했다.

"모두 매를 때려 외성 밖으로 내쫓아 버리도록 하게."

율리어스의 눈이 황당하여 커졌다. 인재를 아끼는 대공의 성품을 너무도 잘 아는 그였기에. 그게 아니더라도 인자한 성품으로 내쫓는 것도 매정스러워 보이는데 매까지 때려 보내라니 말이다.

"대공 각하, 그들 대부분이 거짓 현자라 해도 함부로 하셔서는 아니 됩니다. 자칫 인재를 박대한다는 소문이 나면 이후론 대공께 봉사하겠다고 찾아오는 출중한 인재가 없게 될 것이 아닙니까? 수고스러우시더라도 대공께선 그들을 만나 그중 쓸모 있는 인재들을 가려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용일이 미소를 지었다.

"내 나름으로 인재를 가려내려는 것이네."
"예?"
"썩은 고기를 탐하는 파리 떼 사이에 꽃을 찾는 벌과 나비가 뒤섞였으니 누가 쉬이 구분 지을 수가 있겠나?"

용일이 소 정원에 피어있는 꽃을 가리켰다. 꽃에는 어디서 날아들었는지 한 마리 나비가 날개를 접고 앉아 있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자네가 오기 전 저 꽃이 불현듯 내게 얘기해줬네. 출중한 인재가 오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스스로 얼마나 진한 향기를 품을 수 있는가를 고민하라고……."

용일이 손을 휘휘 젓자 놀랜 나비는 날개를 펴곤 하늘로 날아올랐다.

"……?"

뜬금없는 대공의 행동과 말에 율리어스가 눈만 크게 뜨고 있을 때, 날아올랐던 나비가 다시 꽃 위에 내려앉는 것이었다.

"향기만 있다면 쫓아도 다시 오는 게 자연의 이치이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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