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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6/28 22:08:07
Name   ORIFixation
Subject   통증에 대한 잡설
통증은 주관적이며 사람마다의 역치가 많은 차이를 보여 객관화하기는 힘듭니다. 병원에서 흔히 통증의 정도를 검사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도구는 Visual analogue scale 입니다. 이 검사는



이러한 스케일을 환자에게 주고 직접 체크하게 합니다. 결국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검사이지요. 같은 정도의 병을 가지는 경우에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는 천차만별이고 더욱이 플라시보나 정신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받게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통증이 2차적인 이득을 줄수 있을때는 왜 이렇게 아픈지도 모르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1703년에 Wiliam Musgrave 라는 사람은 성병이 걸린 사람에게서 이상한 양상의 관절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후 Jean-Martin Charcot 이라는 사람에 의해 특히 매독이 걸린 사람에게서 이러한 병이 일어난다는 것을 발표하고 그 후로 그 이름을 따서 charcot joint 라고 부르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서 이 병은 결국 관절의 신경이 망가뜨리는 모든 질병에서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요새는 당뇨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진이 정상의 무릎 관절이라면



이 사진이 charcot joint를 가진 환자의 사진입니다. 딱 봐도 완전 엉망인게 눈이 확 들어오죠. 환자는 통증이 있기는 하지만 저 사진을 처음보고 예측할 수 있을 만큼의 통증은 아닙니다.

통증이 느껴질때 보통의 관절은 움직임을 멈추거나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없애기 위해서 다양한 기전의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다리를 절룩거리는 것도 그러한 움직임중의 하나가 될수 있겠죠. 하지만 이러한 환자들은 그 정도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관절에 한계 이상의 체중이 가해지고 힘이 가해지면서 저렇게 망가지게 됩니다. 어찌보면 한계를 넘어선 움직임과 힘은 어릴적 만화에서 잠시 봤던 슈퍼솔져를 연상하게 하는군요.


아.. 이 만화였습니다 ;;;


이렇게 잡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어린 친구들을 검사하면서 여기 저기 아프다고 군대를 못가겠다고 하는 친구들 때문이지요. 끊임없이 아프다고 하고 병원에서 진단서를 가지고 오고 사진도 촬영해 보지만 도저히 통증의 원인을 찾을 수도 없고 진짜 아프게 생긴 사진을 띄워놓고 비교하며 설명을 해주지만 도저히 납득을 못하는 표정으로 끊임없이 아픔을 호소 합니다. 가끔씩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큰일을 내는 친구들도 있지요.

아프다고 호소 하는 친구들에게 궁색한 설명을 하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참 군대라는 조직에 대해 그다지 좋지 못한 인식만 늘어가게 되는것 같습니다.

이 지루한 글의 결론은,,, 아프면 참지말고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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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트윈스
    오, 징병검사 하시나요?
    ORIFixation
    예 현재는 징병검사 중입니다
    기아트윈스
    10년전 굴욕의 알몸검사를 겪었던 그날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매일 수백 수천명의 거기를 만져서 검사해야했던 그분들 역시 고역이었겠군요..
    ORIFixation
    군대가려고 오는 친구들 매일 보다보면 짠한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흐흐
    삼공파일
    Charcot이 저렇게 오래된 병명이었군요?
    ORIFixation
    저 Jean-Martin Charcot라는 사람은 1880년대 후반 사람이고 Charcot-marie tooth라는 다른 질병에도 저 사람의 이름이 들어가지요
    삼공파일
    아하... 그... 그래도 오래 되었군요? Charcot joint의 영상 소견이 특이해서 그냥 야마로 알고 있었습니다. 재밌네요!
    ORIFixation
    흐흐 역시 야마로 통하는 군요
    Beer Inside
    1년에 10달은 공무원, 2달은 알바생인 징병검사의 이군요.
    과거에는 군의관이나 공보의였는데, 무언가 바뀐 것을 보고 도대체 뭐하는 행정인지 궁금했습니다.
    1년에 두달동안 일거리를 못 준다고 월급도 못주니 알아서 돈을 벌라는 국가의 정체는 무엇인지....

    여하튼 관련인으로 한마디 하면 첫번째 그림은 Numberic Rating Scale입니다. Visual analog scale이 되려면 숫자가 없어야 합니다.
    ORIFixation
    아 그렇군요 매일 쓰기만 하고 VAS에 대해서 공부를 제대로 하질 않았네요. 요새는 2달간 군병원 파견이나 병무청 출근 합니다 흐흐
    Beer Inside
    공부까지야.... 최근에는 Numberic Rating Scale로 바꾸는 추세라서 그런겁니다.

    실제 사용에서는 차이가 거의 없지만, 학술적인 글을 쓸 때만 잘 따지면 됩니다.
    절름발이이리
    닥터 K를 보고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10초쯤 한적이 있었죠.
    ORIFixation
    나중에 의사가 되서 읽어 보았는데 그래도 재미있더군요
    Beer Inside
    문제는 만화와 현실을 구분못하고 현실에서 닥터 K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이지요.

    그것도 병원에서.....
    ORIFixation
    저희 올해 은퇴하시는 모 교수님이 그러셨죠.... 저러면 안된다는 걸 정말 몸소 많이 배웠습니다
    Beer Inside
    그런 분들은 자신이 신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서 현실에서도 닥터 K보다 더한 권세를 누리기 때문에....
    ORIFixation
    전공의를 마운트 포지션으로 패셔서 징계 먹고 쓸쓸한 말년이 되시긴 하셨네요 흐
    Beer Inside
    무언가 OS답군요.

    다른 곳도 다르지는 않지만 유령이 지배하는 학회로 유명한 OS에서 전공의 하나 때렸다고 징계라니....

    세상 좋아졌군요. :-)
    ORIFixation
    20년간 시나브로 그러시다가 저 치프때 일 터지고 본교 징계위원회 까지 열려서 화려한 말년을 장식해 드렸죠. 요새는 OS 잘 때리지 않습니다 흐흐
    어머니께서 의료계에 종사하시는지라 어렸을 때부터 마냥 의사는 다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환상을 무참히 깨준 게 신체검사장이었습니다. 제가 4급에 해당하는 질병이 있는데 신체검사 받을 때 진단서를 담당의사한테 보여줬더니 제대로 읽지도 않고 넘기더군요. 그래서 가져온 진단서 확인해달라니까 이거 아무 의미 없는 거라고 그냥 2급 주더군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재검사 신청하고 갔더니 그날 담당의사가 없고 대신 자리 지키던 정신과의사가 와서 뭐 어쩌라고? 이러면서 무시하더군요. 규정집 다시 읽어보고 서류 봐달라고 따지니까... 더 보기
    어머니께서 의료계에 종사하시는지라 어렸을 때부터 마냥 의사는 다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환상을 무참히 깨준 게 신체검사장이었습니다. 제가 4급에 해당하는 질병이 있는데 신체검사 받을 때 진단서를 담당의사한테 보여줬더니 제대로 읽지도 않고 넘기더군요. 그래서 가져온 진단서 확인해달라니까 이거 아무 의미 없는 거라고 그냥 2급 주더군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재검사 신청하고 갔더니 그날 담당의사가 없고 대신 자리 지키던 정신과의사가 와서 뭐 어쩌라고? 이러면서 무시하더군요. 규정집 다시 읽어보고 서류 봐달라고 따지니까 규정집 좀 뒤적여보더니 자기는 잘 모르겠으니까 중앙신체검사소 가라고 그쪽으로 돌려버렸고요. 정작 중앙신체검사소 갔더니 제일 먼저 들었던 얘기가 왜 투약기록이 아니라 진단서를 가져왔냐는 거였습니다. 병무청에서 중앙검사소 가면서 투약기록 챙기라고 전화 안 했느냐는데 전 그런 얘기 들어본 적도 없었고, 신검장의 의사도 저에게 다른 서류를 가져와야 인정된다 따위의 말을 해주진 않았거든요. 결국 투약기록 가지고 다시 오는 걸로 했고, 나중에 기록 보고 의사 하는 말이 [그쪽 신검장에서 서류 보고 4급 나왔어야 하는데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냐]였죠. 나중에 마음 바꿔서 공익 안 가고 현역으로 복무하긴 했지만 저때의 일로 신체검사장의 의사들을 굉장히 불신하게 됐고, 그 뒤로 제가 아는 동생들에게 할 수 있는 한 자료 싹싹 긁어가고 의사들 말 믿지 말고 무조건 따지고 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본문처럼 반응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저 같은 사람의 얘기를 듣고 그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ORIFixation
    그런일도 있었군요. 군대에 문제가 많이 일어나면서 덩달아 병무청에서 의사들에게 요구하는 수준도 높아져서 그런일의 빈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는 합니다. 설명도 시간이 되는한은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하는편이구요.
    처음 신검 받을 때 제 바로 앞쪽에 중증 시각장애인이 한 명 있었는데 아마 그 사람의 존재로 의사들이 멀쩡해보이는 검사자들에게 더 까칠하게 군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특히 저는 체격만으로는 천하장사거든요. 하하...
    ORIFixation
    정말인지 면탈인지 가려내는 것도 참 골치 아픈 일이긴 합니다. 그때 받은신 상처는 제가 대신 사과드리고 싶네요
    대신 사과하신다고 하니 왠지 제가 잘못한 거 같습니다ㅠㅠ 그냥 나중에 짜증나게 만드는 사람들을 볼 때 \'이 사람이 진짜 억울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한 번만 생각해주세요~
    ORIFixation
    네 의사들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ㅠ
    코페르니쿠스
    의사에 대한 환상이 와장창 깨지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신검장이죠 크크 예전에는 지들이 뭐라도 되는줄 아는냥 반말까지 하던데...
    아케르나르
    두번째 엑스레이사진은 통증이 엄청날 것 같은데 의외로 별로 못 느낀다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네요.
    ORIFixation
    치료하기가 곤란하지요... 엑스레이 볼때마다 놀라는 적이 많습니다
    아케르나르
    아하하... 보는 사람이 더 아플 것 같은 사진입니다.
    레지엔
    지금 골절나서 쉬고 있는데 응급실에서 통증 점수 몇 점이냐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3점이라고 했더니 발목 꺾으면서 지금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보던 정형외과 1년차 쌤이 기억나는군요... 다리 나으면 가서 기필코 죽여버리겠다...
    ORIFixation
    아직 일년차가 사람이 아니라 그런걸로 너그러이 봐주시는게 쿨럭;;
    Beer Inside
    원칙에 충실한 1년차이군요.
    레지엔
    하지만 4년차가 왔다고 해서 안 저랬을리가 없죠 어차피 가동범위 체크해야할텐데... 하지만 말 좀 해주고 미리 좀 DMR이라도 맞게 해달라고 이 3$%@#$@$#%#$%들아... ㅠㅠ
    암튼 지금은 제가 을이라서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습니다 복귀하면 OS 의국을 습격해야지(..)
    ORIFixation
    폭풍이 몰아치겠군요 흐흐
    곧내려갈게요
    역시 현실이 시트콤보다 재밌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배웁니다. 크크크
    의밍아웃의 장이 되었군요 크크. 일단 검진의 가신거 축하드립니다?
    ORIFixation
    동기들 전방에 고생하는걸보면 좀 미안하긴 하더군요 흐흐
    Beer Inside
    걸을 수만 있다면 군대로 보낸다는 OS인데,

    검진의 배정이라니....

    축하합니다.
    재미있는 글이네요
    저는 어릴때 허리를 다쳐서요,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거나하면 허리에 통증이옵니다
    그래서 통증이 없는 자세를 찾다 찾으면....나중엔 더아픕니다ㅠㅠㅠ크헉
    통증이 안느껴지는 자세로 있다보면 구부정~~하고...하..
    역시 스트레칭과...운동이이 짱입니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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