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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7/08 18:53:48
Name   Neandertal
Subject   뉴호라이즌스호는 왜 파업을 했나?...



지난 주말에 잠깐 동안 나사가 뉴호라이즌스호와 통신이 두절되었다는 얘기를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나사에서는 "아우~! 어쩌다 그랬데?...다음번엔 이런 일 없겠지 뭐~"하고 쿨하게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원인을 찾아서 분석을 해야 하지요.

나사의 분석에 따르면 한 마디로 메인 컴퓨터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 통신이 두절되고 뉴호라이즌스호가 안전모드로 전환하게 된 원인이라고 합니다. 사실 2006년에 지구에서 발사되어서 올해 초에 본격적으로 탐사 준비에 들어갈 때 까지 약 9년 정도는 뉴호라이즌스호는 그냥 놀면서 날아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고 합니다. 중간 중간에 다른 행성들이나 위성들을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뭐 대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주 미션을 눈앞에 두고 본격적인 미션 준비를 하다가 탈이 난 것이라고 하네요. 이제 명왕성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되면 사진도 많이 찍어야 되고 관측도 최대한 많이 해야 되기 때문에 지난 주말에 뉴호라이즌스호는 그동안 쌓아놓았던 데이터들을 압축해서 디스크에 다시 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동시에 앞으로 있을 플라이바이(flyby)를 대비한 일련의 시퀀스들을 메모리에 업로딩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편에서는 저장 공간 확충을 위해 데이터 압축과 디스크에 다시 쓰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앞으로 있을 명왕성 근접 비행을 위해서 해야 할 시퀀스 과정들을 메모리에 업로딩하는 작업이 이루워 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메인 컴퓨터의 프로세서가 그만 못하겠다고 나자빠졌다는 겁니다. 최저시급도 안 주면서 일은 한 번에 하나씩만 시키라고 파업을 한 것이죠. 이렇게 되면 자동적으로 시스템이 중단되면서 안전모드로 넘어가게 되고 메인 컴퓨터와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백업 컴퓨터가 탐사선의 통제권을 넘겨받아서 지구와 통신을 재개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지난 토요일에 뉴호라이즌스호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프로세서의 성능이 어느 정도이기에 저 정도의 업무 로드에 퍼진다는 것인지 좀 납득이 안 가긴 하는데 (그럴 줄 알았으면 저희 집 데스크탑 CPU라도 나사에 기증하는 건데...--;;;) 저 우주공간은 워낙 열악한 환경일 테니 (기온도 절대 0도에 가까울 정도로 추울 것이고 태양으로부터 쏟아지는 하전 입자들의 공격에도 무방비로 노출이 되어 있겠지요) 한편으론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아무튼 집 컴퓨터처럼 편안한 환경은 아닐 테니까요.



AMD CPU를 썼나?...--;;


이래서 컴퓨터 살 때 CPU는 좋은 걸로 사라는 가 봅니다...아무튼 이제부터는 아프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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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크...이야기를 재미있게 써주셨네요
    얼른 뉴호라이즌스호가 정신좀 차리고 일을 해주었으면 하네요
    결과가 매우매우 궁금합니다
    역시...
    진리의 말씀 \"한방에 좋은걸로 가라\"
    Neandertal
    제 와이프의 지론입니다...한 번 살 때 좋은 걸로...
    아마 i386의 군수용 스펙일겁니다.
    나사에서 i386 군수용 스펙 CPU를 엄청 많이 사서 쌓아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Neandertal
    여기나 저기나 군수용이 문제로군요...--;;;
    Beer Inside
    i386이면 다행일겁니다.

    우주로 가는 제품들은 대부분 내구성이 검증된 것으로 하기 때문에 최소한 지구에서 한참을 굴려먹은 녀석을 CPU로 쓴다고 합니다.
    한번 셋팅하면 OS upgrade할일은 없으니...

    80286일 수도...
    80286은 아마 안쓸겁니다. 다 써서.......
    Beer Inside
    1년에 몇개나 날린다고 그걸 다 씁니까? 응?
    개발과정에서 날려먹는게 꽤 많지 않을까요 크크
    유리한
    아마 높은 확률로 제 아이폰에 들어있는 CPU가 뉴호라이즌호의 CPU보다 좋을겁니다.
    스펙보다는 안정성을 엄청 중요시 여기다 보니..
    Neandertal
    최신 os 안 까는 게 철칙이라더군요. --;;
    Azurespace
    깔래야 성능부족으로 깔지도 못할 겁니다 크크
    뭔가 재밌네요. 크크크. 그런데 저렇게 자빠지면 나중에 어떻게 고치나요. 그냥 포기하는 건가요?;
    Neandertal
    현재는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다행이네요. 저대로 우주의 쓰레기가 됐으면 그동안의 시간이 참.
    Beer Inside
    그것이 기술력이지요.

    중고부품 모아서 만든 시스템이 괜히 비싼 것이 아닙니다.
    2006년이면 인텔 CPU가 뭐였었죠? 울프데일 굴리던 시절인가...
    tunetherainbow
    06년이면 프레슬러랑 멘체스터가 열심히 싸웠죠.
    \'주 미션을 눈앞에 두고 본격적인 미션 준비를 하다가 탈이 난 것\'이라니
    마치 군대 있을때 휴가 앞두고 머리도 한 껏 기르고 피부도 안타게 관리 했는데 나가는 당일 날! 눈에 다래끼가 난 걸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군요.(경험담)
    Azurespace
    8086, 80286이나 그에 준하는 프로세서를 많이 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주는 절대영도에 가까운 진공 공간이며 우주방사선이 빡세게 들이치는 곳이죠. 차폐를 하기는 하겠지만 완벽하지 않고, 단 1비트의 데이터만 방사선에 의해 변경되어도 치명적인 동작 오류가 될 수 있습니다. 고작 몇쩜 몇 밀리볼트 차이로 0과 1이 뒤바뀌는 현대 최신공정 부품보다, 속도도 느리고 전기도 많이 쓰는 구식 부품이 오히려 믿을만할 수 있다는 것이죠. 고장나기에는 너무 구조가 심플하단 얘기죠 --; 게다가 286은 고사하고 그보다 오래된 프로세서로도 인류는 이미 달에 사람을 보냈었고요...
    보이저 전체 프로그램 용량이 4kb 쯤 된다죠 흐흐흐
    그걸로 자세 제어도 하고 측정도 하고 통신도 하고 사진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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