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7/27 15:31:33
Name   Neandertal
Subject   키가 커서 배역에서 잘린 배우...
[백 투 더 퓨처]의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가장 먼저 진행된 일은 배우 캐스팅이었습니다. 저메키스나 시나리오 작가 밥 게일 그리고 제작자들은 모두 마이클 J. 폭스를 캐스팅 1순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마이클 J. 폭스는 당시 NBC의 Family Ties라고 하는 시트콤에 주연급으로 출연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영화 촬영을 위한 일정을 낼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NBC에서도 폭스를 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폭스의 대타로 거론이 되던 배우들 가운데 최종적으로 에릭 스톨츠가 마티 맥플라이 역으로 낙점을 받게 됩니다. 카메라 테스트에서 에릭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은 배우가 있었지만 제작사로 참여한 유니버설의 한 프로듀서가 적극적으로 에릭 스톨츠를 추천하여서 그가 배역을 맡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프로듀서는 다른 영화에서 에릭 스톨츠의 연기를 보고 감동을 받은 경험이 있어서 그를 추천한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에릭 스톨츠는 연기를 상당히 잘 하는 배우였습니다. 특히 배역에 완전히 몰입해서 자신이 마치 실제로 그 배역이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하는 메소드 연기가 뛰어난 배우였지요.



젊은 시절의 에릭 스톨츠...


하지만 에릭 스톨츠가 한 5주 정도 마티 맥플라이 역으로 영화를 촬영했을 때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에릭 스톨츠의 연기는 너무 진지해서 자신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머릿속으로 그렸던 영화의 분위기가 전혀 살지를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마치 시트콤 [빅뱅이론]의 쉘든이 하는 연기를 웃음기를 쫙 빼고 아주 진지하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급의 연기로 했다고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백 투 더 퓨처]에서 마티 맥플라이로 분한 에릭 스톨츠...


같은 배역...다른 배우...


이대로 계속 에릭 스톨츠로 영화가 가서는 안 되겠다고 느낀 저메키스 감독은 프로듀서들과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SOS를 쳤고 결국은 에릭 스톨츠를 하차시키기로 결정합니다. 스필버그가 다시 NBC의 지인을 통해서 마이클 J. 폭스의 출연을 의뢰했고 이번에는 NBC에서도 그의 영화 출연을 허락했습니다. 그래서 침몰하는 영화의 구세주로 마이클 J. 폭스가 전격적으로 투입되게 되었고 그의 출연의 성공 여부는 이미 우리가 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배역 체인지 때문에 뜻하지 않게 유탄을 맞고 만 배우가 있었습니다. 바로 극중 마티 맥플라이의 여친으로 분하게 될 여배우 역시 에릭 스톨츠와 함께 동반 하차해야만 했던 것이었습니다. 원래 에릭 스톨츠가 분한 마티 맥플라이의 여친 역으로는 멜로라 하딘이라고 하는 여배우가 낙점이 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에릭 스톨츠가 나가면서 마이클 J. 폭스가 들어왔는데 단신인 폭스가 멜로라 하딘보다 더 키가 작았던 것이었습니다.



[백 투 더 퓨처]에서의 에릭 스톨츠와 멜로라 하딘...


[백 투 더 퓨처]에서의 마이클 J. 폭스와 클라우디아 웰스...


둘이 투샷을 받을 때 그림이 안 될 거라는 의견이 나왔고 결국 여친 역할도 멜로라 하딘에서 마이클 J. 폭스와 키가 같은(!) 클라우디아 웰스로 바뀌게 되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알려지기로는 멜로라 하딘은 영화에서 빠지게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엄청 울었다고 합니다. 오디션을 통해서 어렵게 따낸 생애 첫 영화 배역이었는데 그렇게 밀려나게 되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어느 누구라도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하딘에게 직접 하차 소식을 전했던 사람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저메키스 감독과 공동으로 쓴 밥 게일이었는데 나중에 밥 게일은 그녀에게 영화 하차 소식을 전했던 것이 자신이 했던 일들 가운데 가장 힘든 일이었다고 회상했다고 합니다.



미 드라마 [오피스]에 출연한 멜로라 하딘...



0

    게시글 필터링하여 배너를 삭제함
    목록
    게시글 필터링하여 배너를 삭제함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8 문화/예술일본 만화 속 미인과 현실 속 한국 미인 포개어보기 15 王天君 15/07/23 32376 0
    639 일상/생각좋아하는 곡들 나열해보기 2 레이드 15/07/23 5297 0
    640 의료/건강생명의 서(書) - 병원 임상 실습을 돌면서 느낀 점 29 삼공파일 15/07/24 7898 0
    641 정치'일대일로', 중국이 꿈꾸는 세계 5 마르코폴로 15/07/24 7636 0
    642 일상/생각사모펀드 이야기 8 Auxo 15/07/24 5353 0
    643 일상/생각재수 옴붙은날인가 봅니다 27 지니 15/07/24 5769 0
    644 생활체육아스널에 대한 경영학적 접근[펌] 22 세인트 15/07/24 8159 0
    645 영화해외에서 영화 보는 이야기 + 앤트맨 감상 9 파울 15/07/24 6550 0
    646 역사일본 쇼토쿠 태자의 패기(?)... 17 Neandertal 15/07/24 16025 0
    647 역사중국의 4대 미인과 요리 21 마르코폴로 15/07/24 9277 0
    648 의료/건강의학은 과학인가 예술인가? 49 Beer Inside 15/07/24 8223 0
    649 꿀팁/강좌쿠팡에서 2만원구매시 1만5천원 할인해주네요 10 Anakin Skywalker 15/07/24 7476 0
    650 기타불금에 장기 묘수풀이 한수..(해답없는 문제) 29 위솝 15/07/24 6431 0
    653 음악U2 4 Bergy10 15/07/25 6420 0
    654 역사주왕은 왜 폭군이 되었을까? 15 마르코폴로 15/07/25 8402 0
    655 생활체육에미리츠컵 직관 후기 6 기아트윈스 15/07/26 6568 0
    656 기타일본 데이지꽃과 방사능 6 눈부심 15/07/26 7419 0
    657 일상/생각정말 열받는 일 5 nickyo 15/07/26 4537 0
    658 영화영화 <암살> 재미없었어요. 18 한아 15/07/26 12436 0
    659 일상/생각헬리콥터 맘 3 西木野真姫 15/07/26 5189 0
    660 영화다 죽어가던 [백 투 더 퓨처]를 살린 영화...[로맨싱 스톤] 3 Neandertal 15/07/26 6884 0
    661 일상/생각착한 사람을 잡아먹는 착한 사람들 13 nickyo 15/07/27 5266 0
    662 철학/종교보수, 진보, 도덕, 공리주의 23 눈부심 15/07/27 8496 0
    664 영화키가 커서 배역에서 잘린 배우... 18 Neandertal 15/07/27 18982 0
    665 일상/생각쓰다보니 피꺼솟하는 이야기. 41 세인트 15/07/27 6211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