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11/26 17:11:07
Name   모선
Subject   코라진 1부
안녕하세요. 제가 겪었던 약 1개월의 시간에 대하여 몇 자 써보고자 합니다.
제목이 왜 코라진인지는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유추가 충분히 가능하실 겁니다. 제 심리 상태를 대변하기에 딱 좋은 단어 같습니다.
옆동네에도 같은 글을 쓸까 고민했는데, 거기는 코인과 관련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시는 분들이 많아 보여 포기합니다.
행여라도 이 글이 코인 영업글로 보이거나, 다른 분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면, 운영진께서 삭제하셔도 좋습니다.

들어가며
글을 쓰는 지금, 나는 정리해둔 엑셀 파일을 보며, 과거의 기억을 조금씩 살려 본다.
거기에 뜨는 숫자들을 잠시 보고 있으니, 이한 수정이라는게 생각보다 별것 아닌 장치구나라는 망상도 든다.
어쨌든, 시간을 되돌려 보자.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여전히 대학원생이다. 일상은 늘 반복의 연속이라서 지루하다.
그래서 시작했던 것일까? 로또를 사는 동료를 보며, 난 이렇게 말했다.
"요즘 코인이 핫한데, 로또보다는 코인 대박나는게 더 현실적이지 않아?" / "코인은 너무 무서운 판인것 같은데..."
선듯 같이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고, 나는 2017년 11월 1일에 모험을 시작했다.

11월 1일
옆동네의 질게 글들을 몇 개 뒤져 보았다. 예상대로 나처럼 코인판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몇 있었다.
주식도 전혀 안 해본 내가 제대로 코인을 다룰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까짓것 내가 못할 이유도 없잖아라는 패기도 있었다.
국내에서 코인을 다루는 몇 개 업체 중에서 코X라는 곳을 골랐다. 서버 안정성이 제일 높다는 말에 이곳으로 결정했다.
회원가입을 하고, 월급 통장에서 돈을 옮겼다. 어떤 코인을 살까 고민했는데, 실시간 시세 차트가 제공되는 몇 개의 코인들이 보였다.
그것들을 사기로 결정하고, 이제 저 매수 버튼만 누르면 되나 싶었는데,
지정가와 시장가라는 단어가 보인다.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가 안 되었다. 지정가에 이것저것 입력을 하는데, 제대로 매수가 안된다.
짜증나서 그냥 시장가로 클릭했는데, 짜잔! 거래가 성사되었다. 순간적으로 매우 당황했지만, 그렇게 코인 첫 매수는 이루어졌다.
<요약>
비트코인 매수 : 100,000원 / 당시 시세 : 7,419,000원
이더리움 매수 : 100,000원 / 당시 시세 : 342,800원
리플 매수 : 100,000원 / 당시 시세 : 225원

11월 2일
코인을 사고 나서 큰 감흥은 없었다. 그래도 아주 기초적인 지식은 필요할 것 같아, 나무위키에서 해당 항목을 검색했다.
알트코인이라는 단어도 그때 알았으며, 리플에 대한 설명에서 '리또속'이라는 드립을 보니 이것 잘못 샀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 와중에 옆동네의 글을 통해서 비트코인 캐시를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배틀그라운드 게임에서 마치 비무장으로 들판을 뛰어가는 수준의 내가 무슨 자신감이었는지는 몰라도,
비트코인은 앞으로 정체되고, 비트코인 캐시가 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돈을 끌어왔다.
<요약>
비트코인 캐시 매수 : 100,000원 / 당시 시세 : 628,500원

11월 6일
매일 한번씩 코X에 접속해서 돈의 증감을 확인했다. 별일은 없었다. 소소하게 이득을 본 데이터를 보니,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이야. 이거 다른건 몰라도 은행 이자보다는 훨씬 낫네? 코인판에 안 뛰어드는게 바보 아니야?"
그 와중에 이더리움 클래식의 단가가 확 뛰어오른 것이 보였다. 11월 1일에는 12,000원 전후였는데, 이 날 16,000원대였다.
나는 너무나도 순진했다. 오, 이것도 오르는건가? 또 돈을 끌어왔다.
그렇게 나는 시작한지 6일만에 코X에서 거래되는 코인 중에서, 실시간 시세 차트가 제공되는 모든 코인들을 매수했다.
<요약>
이더리움 클래식 매수 : 100,000원 / 당시 시세 : 16,519원

이 때만 해도, 나는 코인판을 이자가 높은 장기 적금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순진한 생각을 박살내는데, 1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점점 코라진에 취해가고 있었다.

----------------------------------------------------------------------------------------------------

글이 길어지는 것 같아 여기서 일단 자릅니다.
그리고 패가망신할 정도로 돈을 쏟아부은 건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기를...
단지, 저의 경험과 저의 느낌을 최대한 담담하고, 생생하게 기록했을 뿐입니다.
혹시라도 코인판에 뛰어드려는 사람이 계시다면, 그 분들께는 제 글이 이 판의 명과 암이 잘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2931 7
    15408 도서/문학'야성의부름' 감상 1 + 에메트셀크 25/04/27 216 3
    15407 일상/생각토요일의 홀로서기 큐리스 25/04/26 295 1
    15406 일상/생각사진 그리고 와이프 1 큐리스 25/04/25 470 4
    15405 게임마비노기 모바일 유감 12 dolmusa 25/04/25 667 5
    15404 일상/생각인생 시뮬레이션??ㅋㅋㅋ 1 큐리스 25/04/25 471 0
    15403 의료/건강긴장완화를 위한 소마틱스 운동 테크닉 소개 4 바쿠 25/04/24 531 10
    15402 도서/문학사학처럼 문학하기: 『눈물을 마시는 새』 시점 보론 meson 25/04/23 320 6
    15401 일상/생각아이는 부모를 어른으로 만듭니다. 3 큐리스 25/04/23 493 10
    15400 꿀팁/강좌4. 좀 더 그림의 기초를 쌓아볼까? 6 흑마법사 25/04/22 381 18
    15399 일상/생각처음으로 챗GPT를 인정했습니다 2 Merrlen 25/04/22 789 2
    15398 일상/생각초6 딸과의 3년 약속, 닌텐도 OLED로 보답했습니다. 13 큐리스 25/04/21 878 28
    15397 일상/생각시간이 지나 생각이 달라지는것 2 3 닭장군 25/04/20 769 6
    15396 IT/컴퓨터AI 코딩 어시스트를 통한 IDE의 새로운 단계 14 kaestro 25/04/20 650 1
    15395 게임이게 이 시대의 캐쥬얼게임 상술인가.... 4 당근매니아 25/04/19 644 0
    15394 꿀팁/강좌소개해주신 AI 툴로 본 "불안세대" 비디오 정리 2 풀잎 25/04/19 622 3
    15393 IT/컴퓨터요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AI툴들 12 kaestro 25/04/19 794 18
    15392 도서/문학명청시대의 수호전 매니아는 현대의 일베충이 아닐까? 구밀복검 25/04/18 497 8
    15391 정치세대에 대한 냉소 21 닭장군 25/04/18 1243 15
    15389 게임두 문법의 경계에서 싸우다 -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전투 kaestro 25/04/17 394 2
    15388 일상/생각AI한테 위로를 받을 줄이야.ㅠㅠㅠ 4 큐리스 25/04/16 702 2
    15387 기타스피커를 만들어보자 - 번외. 챗가를 활용한 스피커 설계 Beemo 25/04/16 295 1
    15386 일상/생각일 헤는 밤 2 SCV 25/04/16 397 9
    15385 게임퍼스트 버서커 카잔에는 기연이 없다 - 던파의 시선에서 본 소울라이크(1) 5 kaestro 25/04/16 314 2
    15384 일상/생각코로나세대의 심리특성>>을 개인연구햇읍니다 16 흑마법사 25/04/15 716 1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