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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2/30 21:16:18
Name   tannenbaum
Subject   (스포) 김조광주 퀴어영화 후기
두괄식 한줄요약  - 게이들의 동화를 꿈꾸는 퀴어감독.

김조광수, 이송희일 두사람은 한국 퀴어 영화판에서 힘 좀 쓴다는 감독입니다. 두사람의 스타일은 극과 극인데 김조광수는 밝고 쾌활한 마블세계관이라면 이송희일은 디게 무겁고 글루미한 디씨세계관에 가까워 보입니다. 아님 말고요. 제가 영화 전문가도 아닌데요 뭐. 뿡뿡.

김조광수 퀴어감독으로서 유명세와 영화판에서 갖는 빠와와는 다르게 실제 만든 퀴어작품은 별로 없습니다. 이송희일 감독의 '후회하지 않아'를 제작하며 영화판에 발을 담기 시작해 단편 '소년, 소년을 만나다', '친구사이', '사랑은 100도C', '원나잇 온리', 장편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요래 다섯작품이 전부이지요. 영화제작자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에 비해 그리 커리어가 많지는 않습니다.


소년, 소년을 만나다 2008 - 단편


https://youtu.be/58KY-WpWCSQ
워낙 짧은 단편이라 트레일러가 내용의 전부입니다. 하이킥으로 유명해진 김혜성과 이현진이 고딩으로 나오는 단편으로 사진을 좋아하는 이혜성과 일진 이현진과 서로 츤츤데레데레 한다는 이야기.... 다음에 예지원이 요정으로 등장해 출연진 다같이 노래를 부르며 끝납니다.

평식이 형이 4/10을 주었지만 악평 대신 '화사한 습작을 만나다'라고 평했듯 세상 사람 누구나 다 한번쯤은 겪었거나 꿈꾸던 이야기에 두 소년을 등장시킵니다. 게다가 어찌나 보송보송 핑크핑크 슈가슈가 한지. 실제 두 사람이 다 게이소년이어도 일진 이현진이 김혜성을 짝사랑하는거였어도 반대였어도 이야기는 성립이 되지요. 어찌 되었던 스토리 하나로 세가지 이야기가 가능합니다. 아마도 여자들이 좋아하는 BL에 가장 적합하지 않나 싶습니다.

영상심의위원회는 도대체 이 영화를 왜 15금으로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키스신, 배드신은 고사하고 발목.. 아니 손목 한번도 안 잡는데 와이 15세?


친구사이? -2009 - 단편

https://youtu.be/gIR2Lg4YWSE
마찬가지로 트레일러 보시면 영화 다 보신겁니다. 탑티어는 아니어도 인기 배우로 성장한 이제훈과 연우진 신인시절 모습이 파릇하지요... 아 좋다... 킁. 내용은 단순합니다. 이제훈이 연우진 면회를 가는데 하필 연우진 어머님도 같이 면회를 오셔서 세사람이 한 모텔방에서 지내다 어머니가 자리를 비운사이 피 끓는 이제훈과 연우진이 잉야잉야를 하다 어머니에게 걸리고 또...... 뮤지컬처럼 출연진이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며 끝납니다. 아마도 김조광수는 발리우드를 참 좋아하나 봄.

우리 쪽 커플들이 자주 겪는 사례입니다. 뭐... 동거를 하고 있는데 급작스레 부모님이 찾아오신다거나 술취해 친구, 선 후배들이 쳐들어 온다던가... 다양 베리에이션이 있지요. 그래서 그런지 참 공감 많이 가는 단편이었습니다.

영상심의위원회는 도대체 이 영화를 왜 15금으로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2 키스신, 배드신은 물론 겁나 쎈 성애 장면이 포함되었는데 와이 15세?


사랑은 100도C (2010) - 단편

노골적인 성애 장면이 있어 이 영화의 트레일러는 퍼오지 않았습니다. 좀 많이 쎄요.

드디어 문제의 그 단편영화 사랑은 100도C입니다. 청각장애인 게이 소년 김도진이 우연히 어느 아저씨와 첫 경험을 하게 된 이후 겪게 되는 성장통 이야기입니다. 물론 촬영당시 배우 김도진은 성인이었으며 실제 청각장애인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영화를 국내 퀴어영화 1순위로 놓고 싶네요. 어느 자리에서 청각장애인 게이를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은연중 저는 나보다 더 소수자인 너는 참 힘들겠구나 측은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수화를 모르기에 필담으로 했던지라 긴 이야기는 하지 못했지만 그 짧은 필담으로 내가 얼마나 오만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성장통과 그, 그리고 이글을 읽는 여러분들의 성장통이 별 차이가 없다는거요. 내내 입으로 달고 다니던 니나 내나 뭐 얼마나 다르것나.. 했지만 소수자X소수자는 소수자보다 더 불쌍하다 생각했으니요...

만일 동성간 성애장면이 불편하시지 않거나 항마력이 있으시면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실제 청각장애인이 연기하는 소수자를 보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다 봅니다.

뱀발 - 이 영화를 기점으로 김조광수는 개신교단체와 보수단체의 공적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빤냔냐~~!!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2012) - 장편

https://youtu.be/DpguKGTYe8c

김조광수 유일한 장편인 퀴어 로맨틱 코미디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입니다. 영화계 빠와를 증명하 듯  김동윤, 류현경, 송용진, 정애연 주인공 뿐 아니라 박수영, 이승준, 김준범 중견 배우에다가 권해효, 유연석, 이문식, 정인기를 카메오로 출연시킵니다. 아마 한국 퀴어영화 사상 최고 출연진이 아닐까....

내용은 결혼의 압박을 회피하기 위해 게이 김동윤과 레즈비언 류현경이 위장결혼을 하게 되면서 여러 에피소드들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친구의 죽음을 통해 가족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를 하게 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만... 마지막에 또 전 출연진들이 뮤지컬하네요. 이정도면 브레이브 사운드~ 내지는 JYP~ 급!!

출연진들이 다들 한 연기 하는 사람들이라 누구하나 빠지거나 튀지 않고 적절한 선을 유지합니다. 특히 조연으로 출연하는 중견배우들 게이 연기는 와.... 저도 깜박 속을 뻔.. 그리고 중간중간 깨알같은 개그코드.. 긍까 모르는 사람들도 즐거워할만 요소들도 있고요 무난 무난 무난 합니다. 물론 읭?? 스러운 스토리 진행이나 널 뛰기 하는 개연성이 있긴 하지만 참아줄만 하구요. 킬링타임용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로멘틱 코미디 영화로서는 합격점이었지만 퀴어 영화로서는 매우 실망을 넘어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성소수자 감독이라는 사람이 그리는 성소수자가 이토록 편협하고 전형적일까... 네 주인공을 제외하고 등장하는 모든 게이들은 다 홍석천입니다. 과장된 표현과 리액션, 여성스런 말투 행동.... 서로 언니 언니 이년아 저년아 감탄사를 남발하고 때와 장소 안가리고 우스꽝스럽게 오만 끼를 떠는 사람들 뿐입니다. 유머코드로 넣은 건 충분히 알겠는데 그게 홍석천 한다스라니...

티비나 영화에서 우스꽝스럽게 나오는 게이들을 봐도 그려... 대중이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게 그런 이미지것지.. 내가 봐도 웃기네.. 하고 웃어 넘겼는데 현직
게이 감독이라는 사람이 그러고 있으니 기분이 팍 상해부렀어요. 퀴어는 빼고 그냥 로멘틱코미디면 적절할듯요.


원 나잇 온리 (2014) - 단편.
이건 제가 안봐서 뭐라 남길 말이 없네용.



그럼 저물어가는 2017년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에는 부디 건강하시고 로또 되시고 코인 가즈아아아아~~ 하시길 바랍니다.
(결론이 이상해보이는 건 기분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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