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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04/14 13:43:35 |
Name | tannenbaum |
File #1 | 김지영.jpg (30.3 KB), Download : 6 |
Subject |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
한참 시끄러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습니다.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면... 왜 이책이 페미니즘 입문서가 되고 남성들이 그라고 민감하게 공격하는지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소설이 논문처럼 완벽한 데이터와 고증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주제에 따라 작가의 시선이 들어가는 건 당연할지인데 불온서적이라도 되는양 읽었다, 소유했다, 인증했다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을 하는 광기부터 남초 커뮤니티마다 82년생 김지영이란 단어만 나와도 적개심을 드러내는 사람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라도 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해석은 사람마다 당연히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내용은 단순하더라구요. 82년생 김지영이 자라나며 겪은 차별과 성범죄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처음 든 느낌은 군대 시절 매주 월요일 날아오던 사건사고 사례집 같았습니다. 군대내에서 일어나는 범죄들 사례들을 정리한 것이죠. 그 안에는 누구나 다 아는 후임 폭행, 얼차레, 금품갈취, 탈영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들도 있었죠. 그 사례집을 보면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조심해야겠다 생각하지 군대를 엎어버리자 불태워버리자 하진 않잖아요? 82년생 김지영은 좀 갸우뚱하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남성사회를 전복하자 아마조네스를 건설하자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저 겪었고 존재하는 이야기들을 화자 입을 통해 말하고 있을 뿐이죠. 만일 제가 75년 타넨이라는 제목으로 제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들을 책으로 내면 어떨까요. 포차에서 애인과 술마시다 집단 린치 당했고, 회사에 아우팅되어 왕따 당하다 퇴사했고, 하루가 멀다하고 종교단체에 핍박을 받으며, 커뮤니티에서 활동한다는 이유로 온갖 쪽지와 톡에 시달리다 탈퇴하고, 유력 정치인과 정당이 천벌 받아 지옥에 떨어진다 저주하고... 제가 겪었던 일, 알고 있는 일을 출간하면 제가 모든 이성애자들은 잠재적 가해자들이며 박멸되어야 한다 주장하게 되는 걸까요?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다른 세상을 바라는 이해를 구하는 것일까요? 제가 발간한 책의 의도는 명확하겠죠. 82년 김지영에서 화자가 아이를 데리고 커피를 마실 때 한 무리가 그녀를 공격 합니다.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세상 편하게 탱자탱자 집에서 놀고 먹으면서 커피나 처먹고 있다고요. 전 너무나 크게 공감했습니다. 나이든 남자들은 말할것도 없고 이제 갓 스물을 넘긴 학생부터 갓 취업한 젊은이들 입에서 직접 자주 들었던 일화였거든요. 제가 카페를 할때 좀 친하게 지내던 단골 청년이 제게 그러더군요. 점심때 커피숍 가보면 전부 여자들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남편 돈 아까운줄 모르고 놀고 먹는 주제에 비싼 커피 마시며 탱자탱자 하는 동안 남자들은 쎄빠지게 고생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저도 여러분도 다 압니다. 여자를 놀고 먹는 족속이라 말하는 사람도, 저 같은 사람은 불태워 죽여야 한다는 사람도 있는 건 분명 사실이지만 세상엔 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걸요. 그렇기에 82년 김지영이 우리 세상의 한 부분을 이야기한다고 이 세상을 전복하는 불온서적이 될 수가 없는 것이겠지요. 제가 느낀 82년 김지영 문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 부분을 여성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는 소설일 뿐 이를 이용하거나 빌미로 공격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문제인것이겠지요.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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