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7/16 13:08:08
Name   메존일각
File #1   hakikjin.jpg (170.2 KB), Download : 27
File #2   hansan.jpg (150.8 KB), Download : 28
Subject   한산대첩은 (단)학익진일까? 쌍학익진일까?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 있잖아요? 한산대첩 = 학익진일 정도로 유명하지요.
(제독이라 칭해야 한다는 사람도 많고, 당시엔 사또나 영감이라고 불렀겠지만 현재 흔히 알려진 표현을 쓰겠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우리 역사상 한 손에 꼽히는 영웅이시고,
본인이 직접 남긴 1차 사료가 풍부한 데다 장군을 상대했던 왜군이나 조선 조정, 왜 막부 등의 기록도 많아서
연구가 아직까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를 바탕으로 한 해설서도 넘쳐나는 상황이고요.

사실 기록이 풍부하다 보니 전투 양상을 추정해 보는 게 간단할 줄 알았어요.
근데 그건 오산이고 도리어 레퍼런스가 너무 많아서 몹시 혼란스러운데요.
기록을 하나하나 살피다 보니 더 골머리를 썩게 하는 사안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곧잘 설명에 등장하는 쌍학익진 얘기였습니다.

학익진은 다들 잘 아시듯이 배들을 C자형으로 포진하는 겁니다.
학익진에 대한 형상은 <전라우수영전진도첩>으로 많이들 설명합니다.
근데 이것의 제작 시기는 18세기 후반 추정이라 임란보다 거의 200년 떨어진 시기이기도 하고,
말 그대로 진형만 묘사한 것이니 실제 전장에서 이처럼 전개했는지도 알 수 없죠.

한산대첩의 학익진은 우리가 흔히 아는 C자형이 아니라 쌍학익진을 펼쳤단 말이 있는데요.
요것도 재미있게도 설명이 두 가지로 갈립니다.

1. 양쪽으로 둘러싸서 O 원을 이루고 완전 포위를 했다는 설,
2. 학익진을 쌍으로 겹쳐서 CC 튼튼히 했다는 설. 대체 뭐가 맞는지 모르겠군요.

1차 사료라 할 수 있는 이순신의 <견내량파왜병장>이나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와키자카기>도 꼼꼼히 살펴봤는데
학자들이 뭘로 쌍학익진을 유추했는지 알 수가 없어요.
현장을 여러 번 답사했는데 한산도 앞바다는 바다 폭이 넓지 않거든요.(미륵도와 한산도의 폭이 넓어봐야 2km 정도입니다)
학익진이 펼칠 때의 장면을 상상해 보면 안택선이나 세키부네 등 왜선들이 수십 척 엉켜있고,
왜선들은 판옥선보다 속도는 빠르지만 선회가 쉽지 않은 특성까지 감안하면
그들은 U턴해서 후퇴하기보다 돌파해서 빠져나갈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원형으로 둘러싼 쌍학익진이 가당키나 한지도 모르겠더군요.
오히려 완전히 원형을 이루는 시간이 제법 걸렸을 터인데,
이리 되면 원형은 C자형보다 전투의 효율성이 떨어졌을 테고요.
쌍학익진이 정말로 맞다면 견고히 진을 만들기 위해 이중으로 겹친 CC형이 더 합리적일 것 같고요.
하지만 어떤 게 맞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이순신 연구에 대해서는 진짜 전문가도 많지만 자칭까지 합치면 전문가란 분들의 수는
과장 좀 보태어 발이 채일 만큼 너무나 많아서 저 같은 아마추어가 전장의 흐름을 정확히 추정해 보기란 너무 어렵군요.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토비 15/06/19 35549 1
    15998 일상/생각아파트와 빌라에서 아이 키우기 1 + 하얀 26/02/03 91 2
    15997 일상/생각소유의 종말: 구독 경제와 경험의 휘발성 2 사슴도치 26/02/02 502 12
    15996 오프모임참가하면 남친여친이 생겨 버리는 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65 트린 26/02/02 1133 4
    15995 일상/생각팀장으로 보낸 첫달에 대한 소고 6 kaestro 26/02/01 583 6
    15994 일상/생각와이프란 무엇일까? 2 큐리스 26/01/31 591 9
    15993 영화영화 비평이란 무엇인가 - 랑시에르, 들뢰즈, 아도르노 3 줄리 26/01/31 387 5
    15992 IT/컴퓨터[리뷰] 코드를 읽지 않는 개발 시대의 서막: Moltbot(Clawdbot) 사용기 24 nm막장 26/01/31 729 1
    15991 일상/생각결혼준비부터 신혼여행까지 (3/청첩장 및 본식 전, 신혼여행) 5 danielbard 26/01/30 390 4
    15990 정치중국몽, 셰셰, 코스피, 그리고 슈카 15 meson 26/01/29 1141 7
    15989 IT/컴퓨터램 헤는 밤. 28 joel 26/01/29 836 27
    15988 문화/예술[사진]의 생명력, ‘안정’을 넘어 ‘긴장’으로 8 사슴도치 26/01/28 433 21
    15987 IT/컴퓨터문법 클리닉 만들었습니다. 7 큐리스 26/01/27 573 16
    15986 게임엔드필드 간단 감상 2 당근매니아 26/01/26 560 0
    15983 스포츠2026년 월드컵 우승국//대한민국 예상 순위(라운드) 맞추기 관련 글 6 Mandarin 26/01/26 359 0
    15982 오프모임2월 14일 신년회+설맞이 낮술모임 (마감 + 추가모집 있나?없나?) 18 Groot 26/01/26 722 3
    15981 정치이재명에게 실망(?)했습니다. 8 닭장군 26/01/25 1019 0
    15980 IT/컴퓨터타롯 감성의 스피킹 연습사이트를 만들었어요 ㅎㅎ 4 큐리스 26/01/25 433 0
    15979 정치민주당-조국당 합당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14 Picard 26/01/23 890 0
    15978 오프모임1/23 (금) 용산 또는 서울역 저녁 모임 8 kaestro 26/01/23 696 1
    15977 스포츠[MLB] 코디 벨린저 5년 162.5M 양키스행 김치찌개 26/01/22 329 0
    15976 정치한덕수 4천자 양형 사유 AI 시각화 11 명동의밤 26/01/21 1187 11
    15974 오프모임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하실 분? 21 트린 26/01/20 901 5
    15973 도서/문학용사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테니까 7 kaestro 26/01/19 1039 9
    15971 꿀팁/강좌나노바나나 프롬프트 - 걸리버 소인국 스타일 음식 이미지 3 토비 26/01/17 738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