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았는데 마무리가 좀..ㅋㅋ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어요. 그런데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그것들을 아쉬워도 좀 쳐내고 정리를 해야하는데
'비밀의 숲'을 쓴 작가가 이걸 할 능력이 없어서 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작가가 이 기회가 아니면 이런 얘기들을 다시 할 기회가 없다..하고 작정을 했다고 느꼈어요.

의사들 태만얘기도 하고 싶고 의사들 힘든 얘기도 하고싶고
지방의료문제, 대리수술, 영리병원, 과잉진료 얘기도 하고 싶고
심평원 삭감 부당 얘기도 하고 싶고 신체적 장애인 얘기도 하고 싶고 정신질환 얘기도 하고 싶고
정부부패 얘기도 하고 싶고 언론부패 얘기도 하고 싶고 심지어 유기견 얘기도 하고 싶고
간호사 태움얘기도 하고 싶고 너~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이거 할때 다 해야지 다신 못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았어요.

어쩌면 다신 하고싶지 않다? 지금 다하고 다음엔 이런 주제 안할거야!


이게 하고 싶은 이야기뿐만아니라 그리고 싶은 장면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탐라에서 적었었는데 어제 마지막화의 대부분은 에필로그였어요. 엔딩은 빨리 잡으면
구사장이 조회장과 이야기하면서 조회장이 남기고 간 이야기가 끝. 늦게 잡으면 구사장이
의사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한데가 끝. 그리고 드라마로서는 구사장이 이노을 선생에게
갈께요 하면서 엔딩크레딧 올라갔어도 괜찮았어요.


그런데 거의 작가가 셀프 동인지급 에필로그를 인물별로 다 쏟아내면서.........ㅋㅋㅋㅋ
머릿속에 떠오른 장면은 다 그렸다- 몇종류 엔딩 찍어둔 영상은 다 썼다- 같은 느낌이랄까.

사실 이동욱의 정신질환, 상상의 동생에게서 졸업하는 장면은 까페에서 나눈 이야기가
서사로서는 완결성있게 좋았어요. 그 장면 참 맘에 들어요.

그런데 바닷속에서 상상의 동생을 또 만나고 작별하죠. 그 장면은 솔까말 덤이에요...그런데 덤에
너무 힘이 확 들어갔죠. 그런데 '화면적, 이미지적'으로는 또 그 장면이 좋긴 좋았어요.
그런데 '중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요. 까페 씬이나 바다 씬이나 하나만 있으면 충분했어요.
바다씬에서 이동욱이 까페씬 대사를 머릿속으로 쳐도 나쁘진 않았을 거에요.

물론 말없는 그 장면만 있는게 영상적으로는 더 좋았어요. 근데 두가지 장면이 다 들어있는건....

솔까말 이 두 장면을 다 넣는 것도 꼭 나쁜건 아니에요 그런데 너~무 속도가 안맞음.
그럴거면 앞에도 슬슬 지나가는 목가적 드라마였어야지..

마지막으로 오면서 13~15화까지는 급전개 급전개 막 후두려치는 속도로 졸속이라 할만큼
슈슈슈슉 지나왔는데 여기서 이렇게까지 늘어지면 템포가 적응이 안되고 이렇게 중복인사할 거면
앞에 좀더 할애했어야지 하는 전체적 템포생각을 도무지 지울수가 없더라고요.

여백이 없어 여백이..이렇게까지 본방사수한 드라마인데 끝나면서 모~든 인물의 모든 에필로그를
다 써버리면.. 먹깨비 남한산성 씬은 진짜...감성폭발이긴 한데 비중 불균형 너무한거 아닙니까.
작가가 머릿속에 떠오른 캐릭터의 장면들을 '내새끼들 하나도 버릴 수 없다능' 오덕감성을 폭발시켰어요.

엔딩의 형제 타이타닉 장면 반복은 이거이거 부녀자구만 생각마저 들 정도.

예씨형제와 구이커플 4분할 화면배치에선 정말 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