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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4/16 23:55:55수정됨 |
Name | 코리몬테아스 |
Subject | 너희나 가능한 논쟁 |
7분 34초 퓨디파이 이야기가 탐라에 잠깐 언급되어서. 퓨디파이에 부과되는 혐의들이 대부분 '인터넷 문화를 너무 심각하게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 조차도 분열시키고 일부는 등돌리게 만든 사건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퓨디파이가 자기는 E;R이라는 유투버의 영상을 즐겨본다며, 니들도 걔 구독하고 모두 찾아봐~ 라고 추천해서 벌어진 일이죠. E;R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영화를 리뷰하고 그 영상들을 짜집기해서 정치적 사건을 풍자하는 영상들을 만들어 올리는 유투버에요. 그는 할리우드판 데스노트를 리뷰하며 데스노트의 규칙 중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인을 적으면 심장마비로 처리됨'을 설명하며, 샬럿츠빌에서 일어난 20세의 극우파 청년의 차량돌진 테러 장면을 편집해넣습니다. 그리고 그 테러의 유일한 사망자인 헤더 하이어가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암시를 줬죠. E;R의 대본을 그대로 번역해보면 이렇습니다. "어떤 여자 이름을 적고, 사인이 차에 치여 죽는거라고 해보자. 하지만 (현실에서)여자 주위에 Shit들이 너무 많아서 차사고가 불가능하다면? 그 여자는 심장마비로 죽게 된다." 상상을 바탕으로한 만화원작의 판타지 영화를 리뷰하고 정치적 코멘트를 날리면서 실제로 사람이 죽은 테러장면을 편집해넣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끔찍합니다. 그리고 헤더 하이어의 죽음을 둘러싼 심장마비 의혹은 황당하고요. 오직 인터넷 세상에서만, 게이머들이 즐겨보는 유투브 채널과 레딧의 일부 서브레딧, 그리고 4chan에서만헤더 하이어의 사인이 논란이 됩니다. 그녀가 chest injury가 아니라 심장마비로 죽었다고요. ![]() 이 논란이 인터넷 세상에서 발달하게 된 데는 배경이 있습니다. 먼저 극우파 청년을 옹호하고 피해자를 깍아내리려는 의도로 '우파여 단결하라(Unite the right)'라는 극우단체를 중심으로 그녀가 '뚱뚱한 공산주의자'라는 트윗이 퍼집니다. 그리고 NBC에서 헤더의 어머니를 인터뷰하는 도중 헤더의 어머니는 헤더가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말합니다. 문맥은 '사고직후 심장마비(heart attack)가 왔고, 응급요원들이 잠시 되살려냈으나 결국 헤더의 심장은 멈췄다.'에서 나왔는데, 당시 인터뷰를 진행하던 nbc나 그 말을 전하던 헤더의 어머니나 설마 이걸 꼬투리로 헤더가 차사고가 아닌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음모론이 퍼질 줄은 상상도 못했을 껍니다. 그러나 이는 앞서 진행되던 뚱뚱한 여자라는 비난과 결합되어, 뚱뚱한 여자가 심장마비로 죽은 것을 극우청년의 차량테러탓을 한다고 발전하여 저 언급된 커뮤니티들에서는 걷잡을 수 없어집니다. https://heavy.com/news/2018/08/heather-heyer-cause-of-death/ 이 주장은 물론 말도 안되지만, 의사와 경찰의 전문적인 판단이 다 거짓말이라 치고 지금의 '심장마비'이론이 맞다고 가정해도 황당합니다. CCTV에 찍힌 영상은 헤더가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심장마비가 오기 직전에 차량에 들이받혔다면 누구나 차사고를 심장마비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할 것입니다. 그리고 버지니아주의 형사법원에서는 사망원인이 Chest injury든 Heartattack이던 간에 운전자에게 20년에서 종신형을 선고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 주장이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얻는걸까요? 그건 헤더 하이어의 죽음이 샬럿츠빌에서 일어난 '우파여 단결하라'의 신성한 의도를 훼손하고, 제대로 조직되어 거리에 나온 대안우파에게 너무 뼈 아픈 상처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샬럿츠빌 시위는 트럼프 이후로 강성해진 젊은 우파조직의 섬세한 데뷰전이었습니다. 시위의 목적은 리 장군의 동상철거를 막는 것이었습니다. 대안우파가 샬럿츠빌에 쏟아져 나온 순간은 수정헌법 1조인 표현의 자유와, 미국적 가치, 역사를 수정하려는 파시스트의 음모, 백인 남성이 당하는 역차별 등 많은 가치를 깃발에 내걸고 요구를 관철할 수 있는 역사적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자기 진영의 사람이 벌인 차량테러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한 순간 샬럿츠빌 시위를 응원하던 정치인들은 루비오부터 심지어 트럼프까지 등을 돌렸고 대안우파의 오프라인 모멘텀은 완전히 무너집니다. 그래서 피해자를 비난하기 시작한겁니다.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죠. 그렇게 '헤더 심장마비 음모'가 어떻게 발전했는 지를 지켜본 사람들은 쟤들이 왜 저러는 지를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지켜보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 저 대안우파들을 지지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의 인터뷰에서 심장마비라는 말만 맥락없이 따와 저런 주장을 하고, 심장마비라 하더라도 그게 차량테러의 잔악성을 조금도 줄여주지 않는 다는 사실을 왜 이해못하는 지 알 수 없습니다. 논쟁의 가치가 없는 일입니다. 우파청년들의 상상속에서 헤더만 없었다면 이들은 시위를 통해 동지애와 단결감을 얻고 리 장군을 슬퍼하며 헤어질 수 있었을 껍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샬럿츠빌 참가자들의 사진은 페북에서 분석되고 신상이 파헤쳐졌습니다. 주 경찰은 시위 참가자들에게 가혹한 혐의를 적용하고, 이런 시선과 압박에 못이긴 참가자들 중 한 명은 자살하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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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악한 도식화에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 적어보자면.. 전 샬러츠빌 폭동을 일종의 집단 게임 플레이로 바라볼 수 있다 생각합니다. 제 선입견 때문인지 몰라도 본문에서 그 비슷한 게 암시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유나잇 더 라잇의 시각에서 리 동상 철거 저지는 퀘스트고, 이를 위해 모인 동지들은 공대원들이며, 이를 가로막는 반대파들은 몹들이죠. 샬러츠빌은 사냥터고요. 이 폭동은 그들에게 있어 축제고 유희고 서사고 미션이에요. 지극히 자족적이고 탈속적인 어나더 월드인 거죠. 적어도 주관적인 자아의 밀실에선 그렇게 보입니다.
근데... 더 보기
근데... 더 보기
조악한 도식화에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 적어보자면.. 전 샬러츠빌 폭동을 일종의 집단 게임 플레이로 바라볼 수 있다 생각합니다. 제 선입견 때문인지 몰라도 본문에서 그 비슷한 게 암시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유나잇 더 라잇의 시각에서 리 동상 철거 저지는 퀘스트고, 이를 위해 모인 동지들은 공대원들이며, 이를 가로막는 반대파들은 몹들이죠. 샬러츠빌은 사냥터고요. 이 폭동은 그들에게 있어 축제고 유희고 서사고 미션이에요. 지극히 자족적이고 탈속적인 어나더 월드인 거죠. 적어도 주관적인 자아의 밀실에선 그렇게 보입니다.
근데 이런 '픽션'에 대한 자아도취적인 몰입이 진행되는 와중에, 헤더의 사망이라는 '진짜 사건'이 벌어지죠. 말하자면 방문 열고 들어와 고함치는 엄마 같은 것입니다. 더 이상 게임 세계 내부에만 머무를 수 없게 만드는 현실의 압력입니다. 이걸 그대로 긍정해버리면 '게임 플레이'는 중단을 맞을 수밖에 없어요. '흥'이 깨지는 거죠. 게임은 끝나고 공대는 해체되며 플레이어는 죽음을 맞는 것이죠. 이건 그네들에게 정치적 이해타산을 떠나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정치적 이해타산을 따지는 것 자체가 일종의 게임플레이일 수 있어요. 그래서 이들은 헤더의 죽음 역시도 게임화시키려 합니다. 그 죽음은 '진짜 사건'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의 일부고 서사적 장치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관념적 차원에서 재구성해 버리는 거죠. 그렇게 해야만 쇼 머스트 고 온이거든요. 엄마가 들어온 이상 마우스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지만 친구와 전화를 하면서 게임 그만하라고 울부짖는 엄마가 어딘가 돈 거 같다며 조롱하는 식으로 엄마의 존재를 게임 서사로 편입시켜버리는 거죠. 그런 식으로 자아도취적인 몰입은 유지될 수 있고요.
그래서 이 모든 과정을 단죄하고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모든 이들을 내가 내 맘대로 게임조차 못하게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자유를 침범하는 부당한 폭군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강압적으로 남의 흥을 깨는 걸 정의라고 말하는 위선자 패권주의자들이 내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가 잘난 척 설교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들의 논변을 보면 아주 전형적인 리버럴 레토릭을 띠게 되어요. 게임하는 내가 자유인이고 이를 힐난하고 지탄하는 저것들이 진보꼰대이거든요. 사실은 진보 플레이 하는 저놈들이나 게임 플레이 하는 나나 왜소하긴 매한가지라는 점에서 사해병신적으로 '평등'한데 말이죠.
근데 이런 '픽션'에 대한 자아도취적인 몰입이 진행되는 와중에, 헤더의 사망이라는 '진짜 사건'이 벌어지죠. 말하자면 방문 열고 들어와 고함치는 엄마 같은 것입니다. 더 이상 게임 세계 내부에만 머무를 수 없게 만드는 현실의 압력입니다. 이걸 그대로 긍정해버리면 '게임 플레이'는 중단을 맞을 수밖에 없어요. '흥'이 깨지는 거죠. 게임은 끝나고 공대는 해체되며 플레이어는 죽음을 맞는 것이죠. 이건 그네들에게 정치적 이해타산을 떠나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정치적 이해타산을 따지는 것 자체가 일종의 게임플레이일 수 있어요. 그래서 이들은 헤더의 죽음 역시도 게임화시키려 합니다. 그 죽음은 '진짜 사건'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의 일부고 서사적 장치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관념적 차원에서 재구성해 버리는 거죠. 그렇게 해야만 쇼 머스트 고 온이거든요. 엄마가 들어온 이상 마우스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지만 친구와 전화를 하면서 게임 그만하라고 울부짖는 엄마가 어딘가 돈 거 같다며 조롱하는 식으로 엄마의 존재를 게임 서사로 편입시켜버리는 거죠. 그런 식으로 자아도취적인 몰입은 유지될 수 있고요.
그래서 이 모든 과정을 단죄하고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모든 이들을 내가 내 맘대로 게임조차 못하게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자유를 침범하는 부당한 폭군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강압적으로 남의 흥을 깨는 걸 정의라고 말하는 위선자 패권주의자들이 내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가 잘난 척 설교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들의 논변을 보면 아주 전형적인 리버럴 레토릭을 띠게 되어요. 게임하는 내가 자유인이고 이를 힐난하고 지탄하는 저것들이 진보꼰대이거든요. 사실은 진보 플레이 하는 저놈들이나 게임 플레이 하는 나나 왜소하긴 매한가지라는 점에서 사해병신적으로 '평등'한데 말이죠.
리차드 스펜서를 메인 스피커로 내세우고
리 장군의 추모를 위해서 모이는 집단이 미국주류에 포함되어야한다고 믿는 것 자체가 참 어이상실한 아이디올로지죠
리차드 스펜서는 대놓고 나치즘의 레토릭과 에스테틱을 옹호하는 사람이고
리 장군은 미국 남북전쟁에서 남부의 상징인데요
한국에서 일제와 김일성을 동시에 옹호하는 집단이 우파의 희망으로서 주류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하는것을 상상해보면 됩니다.
리 장군의 추모를 위해서 모이는 집단이 미국주류에 포함되어야한다고 믿는 것 자체가 참 어이상실한 아이디올로지죠
리차드 스펜서는 대놓고 나치즘의 레토릭과 에스테틱을 옹호하는 사람이고
리 장군은 미국 남북전쟁에서 남부의 상징인데요
한국에서 일제와 김일성을 동시에 옹호하는 집단이 우파의 희망으로서 주류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하는것을 상상해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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