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폭력이란 말을 홍준표 씨 나이 또래 평균적인 한국인이 - 남녀를 막론하고 - 모를 가능성은 아주 높겠지요. 사실 이 단어 자체가 언론지상에 많이 쓰이기 시작한 것도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고요. 한 1년쯤?

제 기억에 과거 진보진영에서 '성폭력'이란 단어의 의미범주를 젠더폭력과 거의 비슷하게 넓게 긋고 사용하다가 장애물에 부딪치는 일이 많았어요. 보통 사람들의 언어습관에서 '성폭력'은 강간까지도 연상케 하는 격한 단어인데, 성폭력을 젠더폭력gender-based violence의 번역어처럼 쓰면서 여성에게 막말을 하거나 스토킹을 하거나 데이트 중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가스라이팅을 하거나 한 사람들에게도 '너는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판정을 내리고, 지목당한 남성은 내가 무슨 성폭력범이란 말이냐 니네가 그렇게 딱지를 붙이면 난 천하에 개아들이 되어버리는데 내 명예는 어쩔 거냐고 납득을 못하고. 언제부턴가 교통정리를 위해서인지 성폭력 대신 젠더폭력이란 단어가 많이 보이는데 이 말도 정착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겠죠.
젠더폭력이라 하니 아무래도 폭력의 공포가 한 꺼풀 죽고 추상화되는 느낌이 있음.... 그리고 홍준표씨는 공부 좀 하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