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7/19 14:15:27
Name   Under Pressure
Subject   [사이클] 알프 듀에즈, 프랑스를 대표하는 업힐
TDF는 앞서 여러번 말씀드렸지만 결국은 산악 스테이지에서 결판이 나기 때문에, 험한 업힐들은 주요 승부처들이 됩니다. 프랑스는 알프스와 피레네를 끼고 있기 때문에 유명한 격전지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업힐을 들어보라면 보통 알프 듀에즈, 몽방뚜, 갈리비에를 들 수 있겠지요.

오늘 TDF Stage 12의 피니시 지점이기도 한, 알프 듀에즈(Alpe d' Huez)를 미리 소개합니다. 원래는 유명한 고갯길들은 따로 묶어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마침 투르가 여길 지나가네요.



위치는 대략 이렇습니다. 프랑스쪽 알프스 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이 일대는 유명한 스키 리조트입니다. 여름에는 자전거와 트라이애슬론으로 유명하고,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1년 내내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 곳이죠.



알프 듀에즈 업힐의 고도표입니다. 첫 시작부터 11km까지 끊임없이 평균 경사 9%를 고르게 유지합니다. 자비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고도표입니다. 여기를 직접 가보신 분들은 처음 시작이 정말 힘들고 계속 힘들고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고 하시던...





실제로는 이런 식으로 생겼습니다. 저런 식으로 헤어핀 커브가 21개 있습니다... 고도표와 사진으로 확인이 가능한데, 첫 코너가 정말 길고 가장 경사도가 세다고 합니다. 여길 헥헥거리면서 올라가면...



'님 첫 헤어핀 정복한거 축하드려염. 여기 806m 고도고 정상은 1860m, 아직 헤어핀 20개 남았어요 화이팅!' .....
이런 식으로 헤어핀 하나 꺾을 때마다 표지판이 나온다는데 점점 다음 표지판을 보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합니다...



이 업힐의 문제는, 이 업힐 자체의 난도도 가혹함 그 자체인데, 마모뜨나 레땁같은 동호인 대회나 TDF에 이 업힐을 배치할 때는 항상 가-장 마지막에 배치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투르에서 알프 듀에즈가 들어가는 날은 그 해 가장 어려운 코스, 즉 퀸 스테이지입니다. 오늘 스테이지 고도표 함 볼까요?



이쯤되면 자전거를 타자는건지 사람을 고문하는 건지 알 수 없는 구성입니다. 1주차 내내 그렇게 재미없게 코스를 짜놨다가 무슨 3주차에 띄엄띄엄 나올 법한 구성을 3일 연속 자랑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짧기만 했지 정말 경기 후반부 선수들 죽죽 흘러서 아이스크림이 되는 코스였는데 이건 뭐... 이게 3대 그랜드 투어 퀸 스테이지의 구성입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함이죠. 즉 선수들이 여기를 올라갈 때는 이미 앞서의 코스와 그간의 지옥같은 일정에서 체력을 엄청나게 소진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2001년에 랜스 암스트롱이 율리히를 따돌리고 날아갔던 적이 있죠. 저는 이 시절을 모르기 때문에 와닿지는 않지만 최고의 명승부로 보통 평가받는 경기입니다.



더불어 사이클의 가장 어두운 시대를 대표하는 업힐이기도 합니다. EPO 관련글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여기를 올라갔던 수많은 선수들의 기록은 전부 약물로 점철된 기록입니다. 현재까지 투르에서 가장 빠른 알프 듀에즈 기록을 가지고 있는 나이로 퀸타나의 2015년 기록은 14위에 불과합니다. 저기 리스트에 빈 칸이 있는 선수들 중에서 약물의혹이 없는 선수는 현역인 퀸타나 뿐입니다. 부흐노, 인두라인도 사실상 약물 복용자로 봐야 할 증거가 차고 넘치거든요. 위 영상에 나오는 랜스, 율리히 모두 EPO를 달고 살았던 선수들입니다. 그러니 저렇게 뿜뿜이 가능하지...




어쨌든 오늘 이 곳에서 또 TDF 경기가 펼쳐집니다. 현재 종합순위는 언제나 그랬듯이 Team Sky가 모두를 압도하고 있으며, 어제는 팀내 2인자인 선수가 리더 대신 어택을 때려서 모든 GC들을 다 제쳐버리고 스테이지를 먹는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다-_-;;; 과연 다른 선수들이 이 스카이 제국을 침몰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그냥 스카이가 더 압도해서 올해 투르도 예년처럼 터뜨려 버릴지가 관건입니다.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999 7
    15188 IT/컴퓨터인공지능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말빨" 3 T.Robin 25/01/05 462 7
    15187 정치어떻게 내란죄가 입증되는가 9 + 매뉴물있뉴 25/01/04 941 9
    15186 일상/생각공백 없는 이직을 하였읍니다. 8 Groot 25/01/04 696 16
    15185 정치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제2차 변론준비기일 방청기 8 시테 25/01/03 829 24
    15184 일상/생각요즘 느끼는 소소한 행복 5 큐리스 25/01/03 479 10
    15183 정치한국 정치에 대해 또 다른 주제로 투표하는 미국분들 1 kien 25/01/03 685 0
    15182 기타요즘 보고 있는 예능(17) 김치찌개 25/01/02 369 0
    15181 방송/연예2024 걸그룹 6/6 6 헬리제의우울 25/01/01 504 26
    15180 정치해외도박사이트의 윤석열 4월 이전 탄핵확률 추이 7 kien 25/01/01 1123 0
    15178 일상/생각2024년 취미 활동 결산 메존일각 24/12/31 359 8
    15176 생활체육2024년 내란모의 GOAT 운동 결산 4 danielbard 24/12/30 689 2
    15175 도서/문학마르크스가 본 1848년부터 1851년까지의 프랑스 정치사 3 카페인 24/12/30 572 5
    15174 일상/생각지옥길을 걷고 있다면, 7 호미밭의파스꾼 24/12/30 838 37
    15173 스포츠[MLB] 코빈 번스 6년 210M 애리조나행 김치찌개 24/12/30 125 0
    15172 스포츠[MLB] 폴 골드슈미트 1년 12.5M 양키스행 김치찌개 24/12/30 138 0
    15171 음악[팝송] 카일리 미노그 새 앨범 "Tension II" 1 김치찌개 24/12/30 123 0
    15170 여행[2024 나의 이탈리아 여행기] 1. To Rome 2 Omnic 24/12/29 256 7
    15169 방송/연예오겜2 짧은 후기 3 Leeka 24/12/29 401 0
    15168 도서/문학밀란 쿤데라가 보는 탄핵정국 sisyphus 24/12/28 650 1
    15167 정치한강과 이영도: 사랑보다 증오가 쉬운 세상에서 2 meson 24/12/28 539 7
    15166 음악[팝송] 더 스크립트 새 앨범 "Satellites" 김치찌개 24/12/28 132 0
    15165 오프모임내란 수괴가 만든 오프모임(3) 14 노바로마 24/12/28 766 1
    15164 일상/생각공부가 그리워서 적는 대학 첫 강의의 기억 4 골든햄스 24/12/27 528 12
    15163 정치검찰 김용현 구속기소 보도자료.jpg 21 매뉴물있뉴 24/12/27 1214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