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1/18 19:18:46
Name   ar15Lover
Subject   현대사회에서 소비를 통해 만족감을 얻기 힘든 이유.
매슬로의 욕구 5단계를 보면, 인간의 욕구는 생리적 욕구->안전 욕구->애정 욕구->존경 욕구->자아실현 욕구 순서로 발전합니다.

각각의 욕구를 채워가는 과정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인간은 보람감, 만족감을 느끼고 자신의 삶이 의미있다고 여기게됩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안전하지만, 이를 얻기 위한 '과정'을 체험할 기회를 개개인에게서 박탈해갑니다.

우리가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을때, 그 재료들을 직접 구하고 요리하지 않습니다.

이런 과정 없이, 최종 결과물만을 얻게됩니다.

물론, 그 음식을 먹는 순간에는 도파민을 통해 쾌감을 얻습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쾌감은 금방 사라지고, 보람감, 만족감을 주지 못합니다.

또한 쾌감에 노출될 수록 쾌감에 대한 내성이 생겨, 이전과 같은 강도의 쾌감을 얻기 위해 더 강한자극을 원하게 됩니다. 아무리 많이 누려도, 보람감과 만족감은 커녕 오히려 갈증만 늘어납니다.

반면에 수렵채집인들은, 먹을 것을 얻기 위해 무던한 투쟁의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사냥감의 습성을 파악하고,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동료들과 작전을 세우고, 사냥도구들을 만들고, 육체와 정신을 100% 사용해 계획을 실행해야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칫 죽을수도 있는 위험도 감수해야합니다.

사냥이 끝난 후에도 시신을 해체하고, 요리하는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얻은 음식은 인간에게 크나큰 만족감, 보람감을 줍니다.

19세기 유럽인들은 삶의 의미에 대해 고뇌하고, 우울증을 겪다 자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반면에 동시기 미국의 원주민들은 삶의 의미에 대해 고뇌하지 않았고, 우울증을 겪다 자살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 크나큰 만족감을 누리고 있는데, 삶의 의미에 대해 왜 고뇌하나요? 이렇게나 재밌는 사냥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데 왜 자살을 하나요?


이에 대해서는 우리도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을 돈을 벌기위해 노동을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허나 현대인들이 하는 노동은, 대부분 윗선의 지시에 따라,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하찮은 일을 장시간 반복하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수렵채집인들은 사냥의 과정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둘 수 있었음에 반해, 현대의 노동자들은 노동 과정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습니다. 통제는 윗선에서 하는거니까요.


중간과정의 결핍은 새로운 수요를 낳았고, 이를 노려 시장에는 중간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상품들이 나오죠. 상업화된 관광상품, 아웃도어 스포츠 등이 그러합니다. 하지만 저 과정은 말 그대로 유사품일 뿐이지 진짜가 아닙니다. 당신이 그랜드 캐니언을 방문했을 때, 당신은 그랜드 캐니언을 개척한게 아닙니다. 이미 수십만명이 다녀간 상품화된 코스를 따라갔을 뿐이죠.

사람들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는, 게임이 현대인에게 결핍된 '모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시뮬레이션, 즉 유사품에 불과하고 결코 과거의 모험가들이 느꼈을, 예를들어 6만 5천년전 최초로 호주 대륙에 발을 디딘 호주 원주민들의 조상이 느꼈을, 만족감을 주지 못합니다.

따라서, 현대의 고도로 산업화-기술화된 사회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만족감, 보람감을 느끼기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4
  • 좋은글입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373 1
15962 방송/연예2025 걸그룹 6/6 5 + 헬리제의우울 26/01/11 187 7
15961 생활체육헬스장에서 좋은 트레이너 구하는 법 8 + 트린 26/01/11 520 6
15960 음악[팝송] 제가 생각하는 2025 최고의 앨범 Best 10 김치찌개 26/01/11 125 3
15958 일상/생각end..? 혹은 and 43 swear 26/01/07 1159 42
15957 창작또 다른 2025년 (21 / 끝) 2 트린 26/01/06 305 6
15956 오프모임신년기념 시 모임 8 간로 26/01/06 549 2
15955 일상/생각팬(Fan) 홀로그램 프로젝터 사용후기 7 시그라프 26/01/05 542 3
15954 스포츠[MLB] 오카모토 카즈마 4년 60M 토론토행 김치찌개 26/01/05 200 0
15953 스포츠[MLB] 이마이 타츠야 3년 63M 휴스턴행 김치찌개 26/01/05 166 0
15952 창작또 다른 2025년 (20) 트린 26/01/04 224 1
15951 여행몰디브 여행 후기 5 당근매니아 26/01/04 1511 8
15950 역사종말의 날을 위해 준비되었던 크래커. 14 joel 26/01/04 852 22
15949 문화/예술한국의 평범하고 선량한 시민이 푸틴이나 트럼프의 만행에 대해 책임이 있느냐고 물었다 6 알료사 26/01/04 823 12
15948 일상/생각호의가 계속되면~ 문구점 편 바지가작다 26/01/03 505 6
15947 일상/생각옛날 감성을 한번 느껴볼까요?? 4 큐리스 26/01/02 668 2
15946 창작또 다른 2025년 (19) 트린 26/01/02 230 2
15945 IT/컴퓨터바이브 코딩을 해봅시다. - 실천편 및 소개 스톤위키 26/01/02 317 1
15944 오프모임1월 9일 저녁 모임 30 분투 26/01/01 1070 4
15943 도서/문학2025년에 읽은 책을 추천합니다. 3 소반 26/01/01 645 16
15942 일상/생각2025년 결산과 2026년의 계획 메존일각 25/12/31 332 3
15941 창작또 다른 2025년 (18) 1 트린 25/12/31 272 3
15940 일상/생각2025년 Recap 2 다크초코 25/12/31 488 2
15939 일상/생각가끔 이불킥하는 에피소드 (새희망씨앗) 1 nm막장 25/12/31 388 2
15938 일상/생각연말입니다 난감이좋아 25/12/31 355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