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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1/03/15 11:41:23수정됨 |
Name | Picard |
Subject | 그냥 회사가 후져요. |
안철수-오세훈 단일화 이야기를 쓰려다가, 저희 회사 이야기를 조금 더 써볼까 해요. 1. 십여년전 이야기입니다. 제가 사원시절. 당시 '신입사원은 공장에서 OJT를 받는다' 라는 정책이 실행되었습니다. 그룹교육 3주, 본사교육 2주 받고 공장에 배치되어 OJT를 3개월간 받으라는거였죠. 공장과 제품을 알아야 한다고. 제 입사동기가 8명.. (더 뽑았지만 입사 포기자들이 있었음), 그중 여자가 1명이었는데, 이 친구는 홍보팀으로 발령이 날 예정이었기 때문에 공장 OJT 3개월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홍보팀은 제품과 공장을 알 필요가 없나? 동기들중에 기획팀, 법무팀 간 친구들도 있었는데...? 이 제도는 다음해에는 3개월은 너무 길다며 1개월로 줄어듭니다. 그런데 여자는 모두 공장 OJT는 제외.. 그렇게 몇년 운영하다가 없어졌습니다. 인사팀 선배한테 농담처럼 '아니 그때 여자는 왜 빼줬어요?' 라고 물어보니, '어.. 그때 사장님이 여자는 오래 집밖으로 돌리면 안된다고...' 아니 무슨 21세기에 사장이 저런 얘기를 하고, 그래서 빼줍니까... ㅋㅋㅋㅋㅋ 2. 유학물을 먹은 회장 아들이 저희 회사에 근무하게 되면서 '여자 엔지니어는 왜 안뽑냐' 라고 해서 여자 공대생을 뽑아서 공장에 배치했어요. 그런데 당직을 빼더라고요. 사실 워낙 소수라 빠진다고 더 자주 돌아오는 것도 없긴 하지만... 이때는 저는 대충 대리고참급이라 회사 돌아가는 상황을 알기 때문에 불만도 없었습니다. 공장에서 여자는 온전한 사람으로 안보고, (지난글에도 썼지만) 회사 전체가 여자에 대한 유리천정이 있는데, 그깟 당직 빼주는게 특혜냐... 차라리 '우리도 당직 설테니 똑같이 대우해주세요! '라고 하면 도리어 인사팀에서 더 곤란해 할걸? 하는 생각이었죠. 공장장이 대리급 이하랑 간담회를 하고 저녁을 먹고 거기서 여자들은 집에 가고(보내고..) 남자들만 2차로 맥주집을 갔는데.. 후배 사원이 용감하게 '여자는 왜 당직 안섭니까! 역차별입니다!' 라고 공장장에게 건의 하더군요. 공장장이 웃으면서 이런 저런 이유를 말하기 시작하는데... 여자들 밤새면 피부 안좋아져~ 같은 말도 안되는 이유부터해서 여러가지를 대는데, 결론은 '공장의 당직은 그냥 순찰도는게 아니라 공장장을 대신해서 야간에 공장의 운영을 책임지는 중요한 업무라서 너네들이 서는 것도 불안한다, 여자한테 그걸 어떻게 맡기냐' 였습니다. 더불어 '여직원 몇명이나 있다고 안세우냐고 역차별 운운하다니, 한심하구나' 는 늬앙스도... (....) 그 뒤로 '여자는 왜 당직 안서요?' 라는 말이 쑥 들어갔지요.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는데 누가 이야기 하겠어요. 그외에 이 회사 오래 근무하니 보고 들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냥 회사 경영진 마인드부터가 이래요. 온전한 한사람 몫을 하는 사람으로 안본다는거. 회사가 망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런 고리타분한 분들이 경영진이어서 망한거겠죠. 회사 망해서 다른 회사가 인수했는데.. 여기 그룹은 계열사 임원중에 여자도 있고, 작고 소비재 회사이긴 하지만 여자 사장도 있고 해서 좀 다르지 않을까? 했는데 회장이 직접 공장와서 모아놓고 간담회라고 이야기 하는데 딱히 다른것 같진 않더라고요. (...) 이 바닥이 워낙 남초라 일부러 그랬는지도 모르지만요. p.s) 예전에 같은 팀에 있었던 여자 과장이 저희 팀으로 오고 싶어 하는데... 오는건 웰컴인데, 차장 승진 시켜줄 능력이 없어서 고민입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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