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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1/12/04 22:38:29 |
Name | 플레드 |
File #1 | watnow.png (1.06 MB), Download : 49 |
Subject | 홍차넷을 떠나며 |
제가 홍차넷에 2016년에 가입했으니 5년이 넘었네요. 이 커뮤니티의 생성부터 지켜본 건 아니지만 커뮤니티의 정체성이 자리잡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꽤나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티타임에서의 몇번의 키배, 처음 가입하는 사람들의 AMA 러쉬, 이를 받아들이는 회원들의 반응과 이에 따라 정해지는 커뮤니티의 분위기, 그에 맞는 사람들이 들어오고 떠나는 과정들. 이렇게 자리잡은 홍차넷의 분위기는 제가 느낀 바로는 안정과 질서, 회원들의 정서적 공감입니다. 저도 대단한 커뮤니티 생활을 한 건 아니지만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던 중 이 곳이 편하고 저와 맞다고 생각해서 글도 쓰고 활동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와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분위기도 있고 불편한 회원도 있었지만 충분히 포용범위에 있었고 차단기능도 굳이 사용하고 싶진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절 불편하게 하는 의견이나 글이라도 충분히 들을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구요. 하지만 티타임이 만들어지고 나서, 몇몇 반복되는 글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최근 운영진의 회원 제재 모습을 보며 생각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먼저 티타임의 감정적 연대나 위로를 바라며 개인의 어려움을 반복적으로 호소하는 거나 지나치게 피해의식에 젖어 있는 글, 크게 의미없는 일상자랑글을 보면서 저의 멘탈 보호를 위해 몇몇 이용자들을 차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위로까지 해주긴 힘들지만 그런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저의 심리적인 에너지도 소모가 되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의학에 대해서 많은 걸 아는 건 아니지만 암의 주 원인이 스트레스 또는 같은 부분에 반복되는 자극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스스로 설득하려고 노력하지만 신체적인 반응은 정직합니다. 지금 제가 사는 곳도 위층과 층간소음문제가 심각한데, 몇 번 찾아가도 해결되지 않고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밤늦게 쿵쿵대는 소리가 들려오면 심박수가 스스로 느껴질 정도로 치솟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분쟁에 대한 운영진 측의 지나친 제재입니다. 홍차넷이 안정과 회원들의 정서적 공감을 중시하여 정치, 사회적인 부분에서 논쟁을 최소화하고 이용정지로 제재하고 있는데, 이러한 제재의 최근 경향에 대해서 제가 느낀 점은 다양함을 담지 못하고 분쟁 자체를 덮으려고만 한다는 겁니다. 안정과 다양성은 반비례 관계로,다양성을 지향하면 디씨같이 많은 이용자들을 얻고 활발한 커뮤니티가 되겠죠. 반대로 안정을 추구하면 회원들이 동질감과 소속감을 느끼겠지만 이용자는 줄어들 테구요. 최근 몇 번의 뉴스게시판의 회원 제재를 보면서, 더 이상 제가 글을 쓰거나 활동을 할 만큼 이 커뮤니티가 열린 커뮤니티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디씨식의 진흙탕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작은 논쟁만 벌어지면 댓글 잠그고 일부 회원을 제재하는 방식이 개개인의 의견을 말할 자유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저와는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사실 이렇게 생각 하고 눈팅만 한 지는 조금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굳이 이런 글을 쓰고 떠나는 이유는 사실 그 만큼 이 커뮤니티에 애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형이 애정이 있으니 조낸 팬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의 이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은 여기까지입니다. 안녕히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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