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02/01 12:44:55수정됨
Name   늑대를불러야지
Subject   인간관계, 그리고 연애(1)
안녕하세요.

티타임에는 처음 글을 쓰네요.

제목처럼 인간관계와 연애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제 말이 답이라는 건 아니고요. 개인적 경험과 나름 이곳저곳에서 읽고 들은 이론을 바탕으로 감히 실전지침까지 써보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피드백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제 답은 조금 늦을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0.

저는 내성적입니다. 소극적인가는 잘 모르겠는데, 대범하진 않습니다. 먼저 말 걸기 전에 머리 속에서 시뮬레이션 수십 번 해보고 통화하기 전 스크립트도 짭니다.

얼굴도 스스로는 잘생겼다고 밀고 있지만 친구/애인 말로는 평범한 편이고 키도 작습니다. 재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며 여타 스펙도 여기 계시는 많은 분들보다 좋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집단에서든 리더 역할을 하고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동성/이성 친구도 꽤 많습니다.

연애도 평균 이상 해봤습니다. 상대의 고백, 호감표시까지 하면 더 많고요.

그렇다고 제가 타고나길 친화력 좋은 인싸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워요.

평소 심각한 생각 많이하고, 가벼운 농담에 발끈할 때도 있고, 그렇다고 사람이 깊이가 있냐 하면 그렇진 않거든요.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죠.

무엇보다 전 흔히 말하는 필드에서 활동한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길에서 번호를 물어본다거나, 술집에서 헌팅한다거나 이런 행동이 장점이 크긴 한데,

저 같은 소심이는 죽어도 못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건 외모 허들이 높기도 하고요.

제가 쓰는 글은 같은 집단 내에서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을 계발하고 개조에 가까운 변화를 취해야만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최근 연애이론에 대해 닥치는 대로 공부하면서 PUA 쪽도 살펴봤는데 변화를 요하는 수준이 상당하더라고요.

물론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건 좋은 일입니다. 날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난 그 자체로 완전하고 이런 메시지도 전 좋아하지 않습니다.

변화에도 한계 효용이 있는 만큼 중요한 부분부터 조금 다르게 해보자는 얘기입니다.



1.

인간관계에 대해 먼저 얘기해볼게요. 사실 연애도 인간관계의 일종인지라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다른 부분도 분명히 있고 그걸 잘 짚어내는 게 친구 이상으로 나아가는 방법이겠죠.

아, 그리고 남성 위주로 서술하겠습니다. 제가 남성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여성이 남성보다 인간관계(연애 포함)를 잘해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0) 마음가짐

먼저 스스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상대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호기심"

기계적으로, 영혼없이 메뉴얼 보듯 실행하셔도 사실 효과는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저런 마음을 가지고 하는 것과 깊이에서 차이는 나겠죠.

이렇게 말씀드리면 어떻게 모두에게 그렇게 하느냐, 진심으로 관심과 호기심은 생기지 않는데 가능하냐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간단합니다. 내가 관심있고 호감가는 사람에게만 해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가짐으로 상대를 대하면 생기는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 사람에 대해 정말로 알 수 있다는 거예요.

실제로 관심이 생기고 호감이 생기는 대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친구가 되거나 연인이 되면 상상과는 다른 모습에 충격을 받기도 하고요.

하지만 먼저 저런 생각으로 관심을 갖고 대화를 하면 흔히 말하는 본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깊은 대화로 나아가기도 쉽고요.

그러니 마음에 드는 상대든 아니든 한 번 진심어린 관심과 호기심을 가져봅시다.


(1) 타인에 대한 마인드셋

인간관계, 연애 관련 글을 좀 읽어보신 분들에겐 익숙한 말이 있을 겁니다. 자신감(자존감), 여유.

틀린 말은 아닌데 현실적으로 도움은 안 되는 말이죠.

전 두 요소를 긍정하긴 하지만, 실제 인간관계에선 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바로 "상대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인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욕망, 내 고민, 내 관심사가 중요한 거고 제삼장 입장에서 대화를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화제가 깔때기로 자신에게 향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타인의 얘기는 10분만 들어도 지루하지만 내 얘긴 1시간을 해도 즐거운 게 사람 마음입니다.

난 다른 사람 얘기가 듣는 게 좋다는 분들, 또는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으실 겁니다.

그런 분들도 잘 구슬려서 얘기하면 자기 얘기 하루종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슬리는 방법이 바로 상대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드는 거고요.

그럼 상대를 어떻게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1-1) 칭찬

앞으로 제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하는 요소가 두 개 있을겁니다. 인간관계에서 이 두 가지만 잘 지켜도 좋은 평가를 받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개중 하나가 바로 칭찬입니다. 나머지가 웃음이고요.

칭찬의 효과는 확실합니다. 칭찬은 나랑 관련이 없어도, 뻔한 말이어도, 심지어 아부라는 걸 알고 하는 말이어도 모두 긍정적으로 반응합니다.

그러니 상대에게 호감을 얻고 싶다면 기회가 닿을 때마다 칭찬하면 됩니다.

물론 칭찬에도 기술이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상대를 특별하게 하는 칭찬이죠.

바로 디테일을 칭찬하는 겁니다. 쉽죠?

예를 들어 회사에서 상대가 캐비넷에 파일 정리를 깔끔하게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사실 이거 대단한 거 아니죠. 거의 모든 사람이 비슷비슷하게 정리합니다.

그런데 이걸로도 충분히 칭찬할 수 있어요.

"~님은 파일 정리를 정말 깔끔하게 하시네요. 전에 보니까 퇴근하실 때도 책상정리가 정말 잘 되어있던데 저는 이런 게 잘 안되더라구요. 정말 부럽습니다."

이렇게 해도 되고 대화를 더 이어가고 싶다면, 뒤에 "혹시 정리하는 노하우 있으신가요?"를 덧붙여 주시면 됩니다.

실제로 이 얘기는 정리로 시작 했지만 술자리까지 이어져서 집안 사정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예 없는 얘길 하면 안되지만, 대부분 가진 장점을 상대만 가진 장점으로 만들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상대에게 진짜 관심이 있다면 아마 상대만이 가진 장점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만약 그런 면을 찾고 칭찬해주었다?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정말로요.

1-2) 상대의 관심사로 대화하기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화하다보면, 관심사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요즘엔 보통 재테크, 운동, 육아 등으로 좁혀지는 것 같은데,

언제나 그렇듯 중요한 건 디테일입니다.

상대 관심사로 대화하되,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지 그리고 왜 그런 고민을 하는 지 생각해보자는거예요.

궁극적으로 이 사람이 뭘 원하는가 그리고 왜 원하는가를 알아보자는 거죠.

예를 들어 카카오에 투자한 제 옆자리 직원에게 왜 카카오에 투자했느냐고 물어보니

미래가치에 대해 얘기합니다. 시장 점유율도 높으니 오를거다! 하는데

그런 선택을 한 의사결정 과정과 혹시 정보의 소스가 있는가, 앞으로도 계속 살 것인가 이런 거 물어보시면 됩니다.

아마 별로 생각을 안하고 샀을 확률이 높은데 이게 진짜 숙고해서 나온 생각이든 아니든 별로 중요하진 않습니다.

왜 그런 결정을 했는가를 비난조가 아닌 호기심으로 접근하면 사람들은 정말 말이 많아집니다.

진짜로 관심가지고 귀기울여 들어보세요. 그리고 나중에 또 주식얘기할 때 "저번에 카카오는 ~관점에서 사셨는데 이번에도 그런거예요?" 한마디 해주시면 됩니다.


(2) 외모

잘생기고 예쁘면 좋습니다. 외모는 사람이 즉각 반응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간단히 말해, 외모가 훌륭하면 사람들이 "먼저"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좋아합니다.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심지어 범죄를 저질러도 외모가 좋으면 만회가 됩니다.

하지만 저 포함 많은 이들이 그정도 외모는 갖추고 있지 않죠.

그럼 평범한 외모에 있어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2-1) 청결

사람은 더러운 걸 피합니다. 본능에 가까워요. 만약 내게 정말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스타일이 주변 사람에게도 모두 인정받는다 하는 거 아니면 무조건 깔끔하게 하고 다니시는게 좋습니다. 머리도 짧게 자르고, 면도도 매일 하시고, 피부관리도 가능한 하시는 게 좋습니다. 옷도 공적인 자리면 정장 입고, 사적인 자리여도 최대한 깔끔하게 입으세요. 이건 여성이 봐주는 게 좋습니다.

특히 머리 자르실 때 길면 자른다는 생각을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길어지기 전에 잘라야 해요. 정말 바쁘신 게 아니면 주기를 정해 놓고 미용실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잘 못하는 거긴 한데, 손도 같이 관리해주세요. 생각보다 많은 이성이 상대의 손을 봅니다. 특히 여성은 남성의 손을 엄청 많이 봅니다. 물어뜯지 마시고 핸드크림도 자주 발라주세요.

그리고 핸드크림 살 때 이성에게 추천 받아서 사는 게 더 좋습니다. 가격이 좀 나갈 수 있지만요. 근처에 핸드크림 향 좋은 거 쓰시거나 아니면 말 한 번 붙여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 이런 것부터 물어보세요. 이것도 일종의 칭찬입니다.

2-2) 표정

웃으세요. 제일 중요한 겁니다. 매번 웃으면 호구처럼 보인다, 실없어 보인다 하는데 진짜 헛소리입니다. 제가 보고 듣고 경험한 사례 중 웃어서 손해보는 경우는 없습니다. 처음엔 어색할지라도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올 때까지 웃으세요. 박장대소 하라는 얘긴 아니고, 미소를 짓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아침에 상대를 만나면 웃으면서 인사 건네세요. 아마 잘 안 될 겁니다. 인사가 잘 안되면 상대가 인사할 때 웃으면서 답인사 하면 되고, 웃는 게 안된다면 미리 웃음벨 생각해 놨다가 웃는 도중에 인사하세요.

웃음은 정말 강력합니다. 감정은 전염되기 때문에, 내가 웃으면 상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심지어 내가 웃음기를 없애고 좋은 기분인 채로 상대와 대화해도 상대의 기분이 좋아졌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아마 연애를 좀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웃음 하나로 호감과 진도(?)가 일사천리로 나간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연애에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니 웃으세요. 억지 미소 짓지 마시고, 실제로 좋은 일 재밌는 일 생각하면서 웃으면 나도 상대도 기분 좋아집니다.

--

쓰다보니 엄청 길어지네요. 인간관계에 대해 쓸 말이 더 있긴 한데, 연애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일단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6
  • 2편을 빨리 내놓으심씨오!
  • 1편만 쓰고 튀기 없습니다!
이 게시판에 등록된 늑대를불러야지님의 최근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373 7
14927 일상/생각오늘은 다이어트를 1 후니112 24/09/16 195 0
14926 게임세키로의 메트로배니아적 해석 - 나인 솔즈 kaestro 24/09/15 206 2
14925 일상/생각힘이 되어 주는 에세이 후니112 24/09/15 226 0
14924 일상/생각케바케이긴한데 2 후니112 24/09/14 388 0
14923 기타줌번개해요. 오늘 밤 10:45 부터 19 풀잎 24/09/13 629 2
14922 일상/생각수습 기간 3개월을 마무리하며 4 kaestro 24/09/13 604 10
14921 일상/생각뉴스는 이제 못믿겠고 3 후니112 24/09/12 727 0
14920 일상/생각예전에 제가 좋아하던 횟집이 있었습니다. 큐리스 24/09/12 417 0
14919 의료/건강바이탈 과의 미래 25 꼬앵 24/09/12 990 0
14917 일상/생각"반박시 님 말이 맞습니다"는 남용되면 안될꺼 같아요. 24 큐리스 24/09/11 1157 4
14916 일상/생각와이프와 철원dmz마라톤 다녀왔습니다. 5 큐리스 24/09/11 436 6
14915 일상/생각얼마전 영상에서 1 후니112 24/09/10 288 0
14914 오프모임9월 15일 저녁 6시즈음 잠실새내에서 같이 식사 하실분!! 40 비오는압구정 24/09/10 1043 3
14913 음악[팝송] 칼리드 새 앨범 "Sincere" 김치찌개 24/09/10 128 1
14912 일상/생각가격이 중요한게 아님 8 후니112 24/09/09 799 0
14911 생활체육스크린골프 롱퍼터 끄적 13 켈로그김 24/09/09 451 0
14910 사회장애학 시리즈 (5) - 신체 장애를 지닌 아이들의 사회 기술 발달과 가정의 역할 7 소요 24/09/09 1237 5
14909 일상/생각아이 여권찾으러 강서구청에 갔다가 재미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2 nm막장 24/09/08 780 4
14908 정치이재명 감상문 41 매뉴물있뉴 24/09/08 1550 0
14907 음악추억의 가요톱텐 90년대 1위곡 모음 1 씨앗한톨 24/09/08 279 0
14906 정치의료 대란 - 출구전략은 없다. 43 JJA 24/09/08 1374 0
14905 음악[팝송] 오늘의 음악 "오아시스" 1 김치찌개 24/09/08 166 1
14904 정치지금이 한국 정치사의 분기점일지도 모른다 5 meson 24/09/07 703 7
14903 일상/생각오늘의 저녁 메뉴는 후니112 24/09/07 177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