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5/20 09:52:53
Name   JJA
Subject   5세 남아, 응급실 사망 사건.. 필수의료의 문제는 정말 수가인가
https://www.inews24.com/view/1595524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옆동네에서 이래 저래 많은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그간 미루어 뒀던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소아 응급을 비롯한 기피과의 문제는 하루 이틀 된 문제도 아니고, 의사들이 주장하는 수가만으로 해결 될 문제 역시 아니며 더욱이 의사 증원으로 해결가능한 문제도 아닙니다.

마치 저출산 문제와 같이 복잡한 문제인 것이지요.

그래도 사람들은, 문제의 단순화와 심플한 해결책을 원하기에, 저 나름의 문제 진단을 해보았습니다.

최근 벌어지는 사회문제의 근간은 결국 사회 자체가 이전과는 다르게 변한 탓입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우리들이 변화한 사회를 받아들이지 못하여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지요. 이른바 뉴노말이 온 것입니다.

10여년 전에도 기피과 종사자들은 합당한 금전적 보상을 못 받았습니다. 그래도 매년 어느 정도 인원이 유지가 되었고, 지금 기준에선 터무니 없는 업무강도를 버텨가며 일해왔습니다.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일하고 계시기도 하고요.

그럼 10년전과 지금은 무엇이 다를까요?

10년 전만 해도 나름의 존중과 희생을 인정 받았던 기피과 의사들과 소아 응급 종사자들에 대한 존중은 새로운 사회가 오면서 박살났습니다. 사회가 더 투명해지고 정보 공개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문제가 터지면(애초에 환경이 열악하고 과 특성 자체가 문제가 안터질 수가 없음) 분/초단위로 비판/비난 받고 인격까지 박살 나게 되었고 잘해도 감사는 커녕 돈받고 할일 하는게 왜 감사를 받는 일이냐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감사와 존경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회가 이제 더이상 그러한 무형의 가치를 예전과 같이 취급하지 않는 사회가 된것 입니다.

출산률도 마찬가집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하게 되는 희생과 헌신의 가치는 평가 절하 되고 아이의 실수에 대해 부모의 잘잘 못은 현미경 단위로 비난의 대상이 되며 무수한 대중에 의해 소비됩니다.

이제 세상이 변한겁니다.

그런 까닭에 과거 희생/헌신/봉사로 포장되고 데코레이션 되었던 영역은 발가벗겨져 돈의 가치로만 평가 받게 되고 이전과 같은 평가를 받게 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기피과 문제를 돈/공급의 문제로만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냉정히 양쪽에 물어 봅시다.
과연 얼마면 기피과를 할까요?
과연 몇명이면 기피과 진료를 어디서든 볼 수 있을까요?

물론 적절한 보상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사회가 희생과 헌신에 대한 존중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금전적 보상으로도 기피과 문제는 해결 할 수 없을 것입니다.




12
  • 와... 추천을 안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898 일상/생각딸내미가 만든 책가방과 친구들^^ 5 큐리스 23/05/22 2104 7
13897 음악사진 찍으러 가자 5 바나나코우 23/05/22 1921 2
13896 일상/생각난임로그를 보고... 1 날이적당한어느날 23/05/21 2305 4
13895 일상/생각난임로그 part1 45 요미 23/05/21 3281 64
13894 기타2023 GSL 시즌1 코드S 결승전 우승 "조성주" 김치찌개 23/05/21 1755 0
13893 일상/생각빨간 생선과의 재회 13 심해냉장고 23/05/21 2252 21
13892 게임[LOL] 5월 21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4 발그레 아이네꼬 23/05/21 1524 0
13891 음악[팝송] 조나스 브라더스 새 앨범 "The Album" 2 김치찌개 23/05/21 1743 1
13890 일상/생각이 세카이에 관하여... 날이적당한어느날 23/05/20 1747 0
13889 일상/생각마음이 이상할 때 하는 것 날이적당한어느날 23/05/20 1527 1
13888 기타제가 추리소설 스토리 생각했을 때 모티브로 삼은 실존 천재들 2 컴퓨터청년 23/05/20 2050 1
13886 사회5세 남아, 응급실 사망 사건.. 필수의료의 문제는 정말 수가인가 38 JJA 23/05/20 2761 12
13885 일상/생각팬은 없어도 굴러가는 공놀이: 릅신이 주도하는 질서는 거역할 수 없읍니다. 8 구밀복검 23/05/20 2633 20
13884 게임[LOL] 5월 20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3 발그레 아이네꼬 23/05/20 1732 0
13883 일상/생각가끔 이 세계가 또다른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할때가 있습니다. 6 큐리스 23/05/19 1955 0
13882 사회한국인들은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 수준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13 카르스 23/05/19 2612 8
13881 일상/생각맘에 드는 카페가 생겼습니다. 3 큐리스 23/05/19 1971 2
13880 게임[LOL] 5월 19일 금요일 오늘의 일정 2 발그레 아이네꼬 23/05/18 1693 0
13878 일상/생각반바지 글을 읽고... 4 날이적당한어느날 23/05/18 1826 0
13877 꿀팁/강좌윈도우에서 여러 개의 PDF를 한꺼번에 돌려버리기 4 덜커덩 23/05/18 2205 7
13876 문화/예술한국과 일본에서 인지도가 다른 애니메이션들 25 서포트벡터 23/05/18 2980 12
13875 일상/생각나도 반바지 입고 싶다. 16 큐리스 23/05/18 2255 0
13874 정치편향된 여론조사를 알아보는 방법 6 매뉴물있뉴 23/05/18 2240 19
13873 사회5.18의 숨은 피해자 - 손자까지 대물림되는 5.18 산모 스트레스 3 카르스 23/05/18 1950 15
13872 기타홍차넷 20,000 작성글 달성! 14 김치찌개 23/05/18 2064 18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