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정도.. 잠시 가족들과 키워본적이 있는데 애완동물 혹은 애완묘의 단점도 적어볼게요. 많이 고민하셨으리라 생각하지만, 다른 관점을 줘본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주세요 ..!!
1. 청소의 빈도가 상당히 늘어난다. 사람만 살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2. 애완동물이 가족 중 일부 인원을 자기보다 낮은 서열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이유로 짧게만 키우고 다른 집에 보냈습니다.
3. 외출이나 여행등을 가게 될때 집에 홀로 두고 가도 되는건지 주저함이 생긴다.
번외이자 제가 앞으로도 안 키울 것 같은 이유
4. 교감과 행복감이 클수록 영원히 헤어지게 될 순간이 두렵고 슬프다
반려동물이라고 부르는 대로 가족처럼 보살펴줘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퇴근하고 손가락 까딱하기 싫은데 겨우 잠들자마자 새벽 두세시에 손도 잘 안닿는 곳에 토를 하거나 똥스키라도 탔을 때 일어나서 즐겁게 치우는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생각보다 안 조용합니다. 개구진 아이를 데려오면 야밤에 층간소음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밤 늦게 발동 걸리거나 새벽에 우다다거리며 질주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제때 중성화를 해주지 않으면 울음소리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알러지는 도움이 되지 않는게 보통입니다. 저를 포함해 약 드시면서 키우는 사람도 제법 많으시고. 저희 애들도 고양이 털은 아니지만 알러지약을 빈번하게 먹습니다.
자원이 적게든다.. 도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도 그렇지만 아플 때 정말 많은 돈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심근비대증과 같이 평생 관리를 요하는 질병은 말할 것도 없고, 복막염이 생길 경우 가능성에 기대어 타오바오같은데서 신약을 구해 접종하는 경우도 있으며, 충치 하나 생겨도 발치 비용이 어마어마해집니다. 집사들이 얘는 천만원 클럽 얘는 500만원 클럽 이러면서 들어간 병원비를 자조적으로 푸념하는걸 종종 볼 수 있습니다.그 밖에 화장실도 집사와 고양이 모두 만족하는 환경을 구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막화라는게 아 우리 집안에서 펼쳐질 수 있는 그런거구나 싶은 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제가 키우고 있지만 저는 주변사람들이 저에게 고양이 키우는게 괜찮냐고 물어볼 때 마다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람과 같습니다. 방치해서 키울 수도 있고 모시고 살 수도 있지만 어느쪽이 정답이라는 것도 없이 그냥 부대껴서 사는 객식구가 하나 느는 것 이상의 책임이 있음을 알고 데려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명심하십시오. 집사는 귀여운 활동 사진만 볼 수 있는 랜선 집사가 최고입니다. 어쩔 수 없이 간택을 받았다면 하 이번 생은 글렀구나 생각하고 생을 다 할때까지 같이 울고 같이 웃고 화내고 살아야지요. 하 인생…
키우시는 것은 환영합니다만, "키워야 하는 이유"로 제시하신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세 가지 이유를 검토해 볼까요.
1) 교감이 충분히 가능하다.
예시로 든 동물들에 비해 "비교적" 교감이 가능하다는 것이지, 고양이 일반에게 적용하시면 안 됩니다.
교감이 중요하시다면 강아지 쪽을 권합니다. 저는 이전에 멋모르고 고양이를 펫샵에서 들였습니다.
나중에나 이 아이가 얼마나 학대받았을지 생각이 들었어요.
태어나서 저에게 오기까지 자기 생존밖에 챙길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유기체가 다른 동물, 심지어 인간과 교감을 생각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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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시는 것은 환영합니다만, "키워야 하는 이유"로 제시하신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세 가지 이유를 검토해 볼까요.
1) 교감이 충분히 가능하다.
예시로 든 동물들에 비해 "비교적" 교감이 가능하다는 것이지, 고양이 일반에게 적용하시면 안 됩니다.
교감이 중요하시다면 강아지 쪽을 권합니다. 저는 이전에 멋모르고 고양이를 펫샵에서 들였습니다.
나중에나 이 아이가 얼마나 학대받았을지 생각이 들었어요.
태어나서 저에게 오기까지 자기 생존밖에 챙길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유기체가 다른 동물, 심지어 인간과 교감을 생각할까요?
강아지는 그래도 오랫동안 늑대 -> 반려견으로 가정화되면서 내려받은 교감의 유전자가 있다고 하지요. 고양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뒤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저는 고양이를 일찍 떠나보내야 했는데, 저와 교감하지 않아도 (제 사정을 봐주지 않고, 벽지를 다 쥐어 뜯으며, 저도 공격해도) 저는 그 녀석을 좋아했습니다. 그 녀석도 저를 좋아했다고 생각해요.
단지 방식이 달랐겠지요.
2) 조용하고, 독립적이다.
산책을 시켜주지 않아도 된다/또는 산책을 시킬 수 없다 때문에 독립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조용하고 독립적인 고양이는 바깥 생활을 같이 하는 고양이입니다.
집 안에 "가두어 놓은" 고양이는 결코 조용하지도, 독립적이지도 않습니다.
빠르게 중성화수술을 하시면 모르겠습니다만, 발정기가 되면 집안에 있는 고양이는 약간 정신이 나갑니다.
하루 혼자 있을 수 있다고 해서 고양이를 독립적이라고 평가한다면, 고양이에 관한 충분한 마음이 있는 집사는 아닐 겁니다. 이틀만 비워도 행태가 변합니다.
3) 예쁘고 귀엽다.
이쪽은 제가 드릴 말씀이 없고 개인적인 판단이므로... 하지만, 예쁘고 귀여운 것이 제 앞에 있으며 더 큰 부담을 안길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예쁘고 귀여운 아이돌은 보는게 좋지, 관리하는 것이 좋지 않습니다.
3) 자원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다.
왜 3번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결단코 말씀드리죠.
[병에 걸리는 순간, 고양이에겐 강아지보다 훨씬 많은 자원이 들어갑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도, 반려견 개체수도 강아지쪽이 월등합니다.
결과적으로 병원에서 치료적 접근을 하는 데 있어 강아지쪽을 훨씬 수월하게 여깁니다. 약도 더 많아요.
고양이는 약이 없어요. 저는 키우던 고양이가 네 살때 코로나에 걸려 보내야 했습니다. 코로나19말고, 강아지나 고양이가 걸리던 코로나가 따로 있었습니다(고양이의 경우 FCoV). 강아지는 치료약이 있는데, 고양이는 없다는 말을 듣고 며칠을 번민했는지.
고양이 떠나기 며칠 전 어쩔 수 없는 일로 집을 비워야 했고, 그래서 고양이를 입원시켰습니다. 하루에 입원비가 100만 원이었어요. 치료를 해주는 게 아니라 그저 돌보는 건데. 그때만 500만 원을 썼습니다. 강아지면 당연히 훨씬 적은 비용이 들었겠지요.
안타까워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이런 영역은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 선택해야 하는가 대신 차라리 [잘 선택하는데] 더 많은 공을 들이셔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으시다면, [어디에서 고양이를 들여야 하는가]부터 검토하시는 것이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