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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10/21 01:33:57
Name   뛰런
Subject   아시안 게임도 보기 싫을 정도로 애국심이 없어요
그냥 애국심이란 게 아예 없네요. 사실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목을 메는게 결국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단 상대적으로 메달따기 쉽고 상대적으로 군면제를 노리기 쉬우니까 그런 측면도 있잖아요.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만요. 언제 한번은 올림픽 축구경기에서 중계하던 외국앵커가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한국 선수들을 보고 한국 군대는 어떤 곳입니까라고 물어봤단 걸 본 적이 있어요. 한국 군대에 가보지도 않은 그 외국앵커는 선수들의 눈빛만 보고서도 한국 군대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던 거란 소리겠죠.

그니까 금메달 따고 인생의 가장 큰 걸림돌 중에 하나인 군대문제가 해결되고 선수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2년 공백이 사라진거 기쁜 일이죠. 나라도 20살로 돌아간다고 치고 군면제 받았으면 진짜 미칠듯이 좋았을 거고요. 근데 그렇게 안 가기 위해서 목을 메고 안가는게 좋아하고 축하받을 일이 된 군대라면 그냥 평범한 사람들은 강제로 끌려가도 되는 건가 이런 생각 밖에 안들더라고요. 그 선수들이 잘못되었단 게 아니라, 또 메달 병역면제가 옳냐 그르냐를 떠나서 국가를 선택한 것도 아니고 그냥 한국에서 남자로 태어났을 뿐이고 강제로 끌려가서 20대 초반 나이에 청춘을 꼴랑 시급으로 치면 몇백원 받으면서 썩은 거 밖에 없고 그러곤 지금도 예비군이랍시고 불러대는데 내가 왜 이나라에 애국심을 가지고 경기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메달딴걸 기뻐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고 그냥 이 나라에 대한 애국심이란게 전혀 없는 거 같아요.

결국 그렇게 자유가 박탈되는 공간에 끌려가는 걸 면제시켜주겠단걸 상품으로 내걸고 이루어지는 경기와 그걸 위해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선수가 중세시대에 콜로세움에서 벌어졌던 노예면제를 내걸고 사자와 싸우는 검투사와 본질적으로 뭐가 다른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 그런 생각이 드니까 우리나라가 메달을 따든 말든 자랑스럽거나 그러지도 않고 메달땄다고 박수치고 좋아하고 싶단 생각도 안들요. 애국심 자체도 없고요. 제가 예민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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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근매니아
    어디에서 애국심을 느낄 것이냐, 혹은 아예 느끼지 않을 것이냐 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지요.
    저도 스포츠경기를 보면서 뽕 차진 않는데, 가끔 탄핵 집회 당시 영상이나 홍범도 장군 귀환 영상은 돌려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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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레레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 목매는게 군면제때문이다 라는것도 일종의 편견 아닐까요
    일단 스포츠를 업으로 삼은 사람들이고 군면제를 떠나서 자신의 종목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피땀흘려 노력했고 아시안게임은 국제적으로 그 고생해서 쌓은 실력을 사람들앞에 선보이고 또 세계의 강자들과 겨루며 스스로의 노력과 성취를 증명할 수 있는 드문 기회고 영예로운 자리입니다
    글 내내 군대 군대 하셔서 그게 다가 아니고 국제 스포츠 경기를 보며 뽕차는 이유도 군대면제 따내서 축하하는게 다가 아닌데 싶네요
    물론 애국심은 없으셔도 됩니다. 다만 아시안게임 선수 모두가 군면제에 혈안이 되어 참가한다는듯한 표현은 실례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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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의공처가
    여자선수들도 금메달에 목을 메잖아요. 자기 노력의 보람, 증거를 가져가고 싶은게 이상항 일은 아니죠.
    군면제 얘기만 하시는거 보면 선수들이 군면제 받는게 썩 내키지 않으신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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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한시육분수정됨
    그만큼 한국 군대라는 곳이 한국문화 혹은 사람에 환멸을 느끼게 하는 곳일 수 있지요. 저는 글쓴분 생각에 십분 공감하고 그 기저에는 군대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한국식 일처리 및 부조리의 밑바닥이 있다고 보이네요. 당장 외신 인터뷰에서 자신의 군생활에 대해 가감 없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kaestro
    군대랑 상관없이 저도 관심없는건 관심없다는 주의라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컵 아무것도 안봅니다. 그냥 그런 사람도 있는거죠 뭐
    저도 없어요. 전 2002 월드컵도 안봤어요.
    근데 나라라는 개념보다는 어쨌든 몸담고 있는 사회환경이 나아졌으면 싶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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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는저녁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애국심과는 무관해 보이고, 예민하다기보다는 편협하게 느껴집니다. 은, 동메달이나 메달권이 아니어도 행복함을 느끼는 선수들도 수없이 많고, 군대와는 처음부터 상관없는 여자 선수나 이미 군대를 다녀온 남자 선수들도 다 죽을 듯이 노력해서 뛰고 결과나 과정에 대해 울고 웃고 합니다. 뻔히 군면제와 상관없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냥 보고 싶은 필터로만 확대해석 해서 깔아보고 계시는 거잖아요.
    군대복무가 개인에게 좋지 못함을 넘어 부당한 폭력으로 느껴지는 것 역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오직 그 잣대로만 판단하고 규정짓는 것도 역시 부당한 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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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카엘
    솔직해지셔야 할 것 같아요. 애국심이 없다기보다는 군 면제 혜택이 부럽고 배아픈 거라고 봅니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궁극적으로는 군 면제 혜택 다 없애는 게 맞다고 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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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라블
    애국심이라는 게 문자 그대로 정치체제로서의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없을 수 있는 게 당연한 거죠. 그런데 대부분 그것보다는 문화 공동체에 대한 애착으로서 애국심을 말하는 경우가 많죠. 그건 내 안의 뭔가를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친밀감이라,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 같은 겁니다. 아마 적게나마 가지고 계실 거고요. 그런데도 스포츠행사에 반감을 가진다면 이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혹은 뛰런님의 마음 속에 있는 어떤 전체주의적인 특성에 대한 혐오감이나 반감이 그걸 억누르고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그런데 대부분 강한 부정적인 감정은 그 이면... 더 보기
    애국심이라는 게 문자 그대로 정치체제로서의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없을 수 있는 게 당연한 거죠. 그런데 대부분 그것보다는 문화 공동체에 대한 애착으로서 애국심을 말하는 경우가 많죠. 그건 내 안의 뭔가를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친밀감이라,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 같은 겁니다. 아마 적게나마 가지고 계실 거고요. 그런데도 스포츠행사에 반감을 가진다면 이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혹은 뛰런님의 마음 속에 있는 어떤 전체주의적인 특성에 대한 혐오감이나 반감이 그걸 억누르고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그런데 대부분 강한 부정적인 감정은 그 이면에 강한 애착을 숨기고 있는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저는 강압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문화에 대한 반감과,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착을 함께 가지고 있고, 그게 모순된다고 느끼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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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라블 선생님의 멋진 말씀 감동입니다.
    나이스젠틀스위트
    20년 전이긴 하지만 신검 1급 받는게 자랑스럽고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그랬는데 요새는 그런 분위기가 아닌가 봅니다.
    네온사인
    04학번이라 20년 전은 아닌데 그때도 그런 분위기가 아니였습니다. 그냥 본인 주변 케바케라고 생각되네요.
    저도 비슷하게 전체주의에 대한 반감이 아주 크게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저 편할대로 또 수긍하면서 살기도 하고요.
    애국심은 있었다 없었다 하는 것이 정상아닐까요? 상황에 따라서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게 저의 애국심인데, 어떤 이들은 강한 애국심이 있는 분들이 많이 있던데요. 그냥 저랑 다른 사람이구나 합니다.

    물론 애국심에 대한 반감을 겉으로 표현하면 국가 모독죄도 걸릴 수 있으니 민감한 주제이니 별로 밖으로 이야길 안 할 뿐이지요.
    참, 그리고 어릴때 매스 미디어 게임 운동회 게임 등등에서 왜 관중을 위해서 우리가 여름에 이 고생을 하여야 하나 하던 생각이 있었어요. 성향이 타인의 기쁨을 위해서 형식적으로 하는 것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대신에 내가하는 일로 타인이 기쁘면 형식이 아니라 진정으로 기뻐하는 모습에는 마음이 좋아서 열심히 합니다.

    운동도 개개인들이 자신의 소망에 따라서 열심히 하겠거니 해요. 군대면제가 목적이 아니라 아마 덤으로 주어지는 보상으로 생각하는 운동선수들도 많을꺼라고 생각합니다. 군대가 목적이 되면 정말 전... 더 보기
    참, 그리고 어릴때 매스 미디어 게임 운동회 게임 등등에서 왜 관중을 위해서 우리가 여름에 이 고생을 하여야 하나 하던 생각이 있었어요. 성향이 타인의 기쁨을 위해서 형식적으로 하는 것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대신에 내가하는 일로 타인이 기쁘면 형식이 아니라 진정으로 기뻐하는 모습에는 마음이 좋아서 열심히 합니다.

    운동도 개개인들이 자신의 소망에 따라서 열심히 하겠거니 해요. 군대면제가 목적이 아니라 아마 덤으로 주어지는 보상으로 생각하는 운동선수들도 많을꺼라고 생각합니다. 군대가 목적이 되면 정말 전체주의 사회에서 말이되어서 사는것일텐데요. 제가 보통 보아온 운동선수들은 그 순간순간을 즐기더라구요.

    인내심과 역경을 이겨내는 운동선수들 모두 모두가 존경의 대상이 되는듯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성취가 멋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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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국심도 감정인데 없을 수 있는거고, 이유를 이성적으로 설명하려다보면 좀 스텝이 꼬이기도 하겠죠.
    곤살로문과인
    그냥 아시안게임에서 쉽게 군면제 받는 꼴이 배아프신거같은데요
    단순히 초점이 쉬운 군면제에만 가있으시네요
    그게 아니라면 월드컵이나 다른 국가를 대표하는 행사 자체를 전체주의적 행사라고 싫어하시겠죠
    회색사과
    아시안게임(올림픽, 월드컵)의 본질은 선수 본인의 역량을 가지고 세계 탑인지 아닌지 겨뤄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군 면제는 부상이구요.

    저기 나갈 정도면 다들 본인이 해당 분야 국내 탑은 된다고 생각할텐데 자기 역량이 세계에서 먹혔을 때 그 쾌감이 작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부상에 인생 거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게 1순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기먹고싶다
    우상혁 선수 뛰는거 함 보시면 생각이 바뀌실지도?
    서포트벡터
    모두가 아시안게임 열심히 보는 거 아니지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전쟁 상황이 아니라면 법적 의무 이상의 특별한 애국심을 요하지 않으니 별 걱정 안하셔도 될듯 합니다. 별로 특별한 일 같아 보이진 않네요 ㅎㅎ
    골든햄스
    글쎄용 전 국가 대항전 스포츠 경기 일체를 잘 안 봅니다
    근데 애국심은 그거랑 별개 같아요
    노바로마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컵 등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단지 군면제만 노리고 경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는 승부욕과 명예를 걸고 출전합니다. 물론 선수들이 군면제 욕심을 더 내기도 합니다만, (그래서 면제로이드 같은 반농반진의 단어도 있고요) 그게 메인인건 아니에요. 엄밀하게 따지면 메달리스트들도 군면제를 받는게 아니라, 선수 활동을 보장해주면서 병역을 이행하게 해주는 '병역 특례'를 받는거구요.

    또 국가대항전 대회에서 자국 팀을 응원하는 것과 애국심은 다른 차원의 영역입니다. 저도 병역 의무의 강제성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 더 보기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컵 등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단지 군면제만 노리고 경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는 승부욕과 명예를 걸고 출전합니다. 물론 선수들이 군면제 욕심을 더 내기도 합니다만, (그래서 면제로이드 같은 반농반진의 단어도 있고요) 그게 메인인건 아니에요. 엄밀하게 따지면 메달리스트들도 군면제를 받는게 아니라, 선수 활동을 보장해주면서 병역을 이행하게 해주는 '병역 특례'를 받는거구요.

    또 국가대항전 대회에서 자국 팀을 응원하는 것과 애국심은 다른 차원의 영역입니다. 저도 병역 의무의 강제성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지만, 그거에 불만이 있다고 애국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제가 생각하는 애국심이라는 건 한국사회가 더 나은 사회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 그리고 그걸 위해 제 역할에 충실한 겁니다. 국가대항전 스포츠 경기 응원한다고 애국하는게 아니고, 안본다고 애국심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애초부터 스포츠라는게 배우면서 건강해지라고, 즐기라고 있는거잖아요? 그냥 복잡한 생각 할 것 없이 즐기시면 됩니다. 보고 즐거운 마음이 딱히 들지 않으면 즐기지 않아도 되는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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