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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1/06 18:40:12수정됨
Name   Daniel Plain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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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시민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1
이번 윤석열의 계엄 사태를 빌어, 탄핵 및 체포 촉구 등에 대해 시민들은 정치적 시위들을 조직하고 촉발했다.
누군가는 행동하고, 누군가는 다른 이유로 침묵한다.

나는 행동하지 않는 쪽이다.

이 때 나는 행동가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것일까?
혹은 자신이 행동하지 않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것일까?

다른 질문을 해 보면, 윤석열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었다.
이 때 윤석열을 뽑았던 유권자들은 윤석열의 이런 행동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동시에 져야 하는가?
혹은 정치적 책임이 아니더라도 내가 잘못 판단했다거나 하는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가?

2
이번 사태에서 여러 언술이 있지만, 내게는 이런 게 눈에 띈다.

"저는 대신 참석해주시는 동료 시민들께 빚을 갚는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집회에 나가는 사람에게 참 송구하고 빚진 마음입니다."

나는 그들의 행동에 지지를 보내지만, 내가 지금 행동하지 않는 것에 대한 죄송함=죄책감을 갖고 있진 않다.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거나 하는 부채감을 가지진 않는다.
이런 논리가 더 나아가면 결국에는 "우리는 그들이 지킨 민주정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거다" 까지 나오게 된다.

이런 언술에는 결국 [너는 원래 행동해야 하는데 행동하지 않은 거야]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행동해야 하는데" 너의 행동을 누가 대신해 준 거니까 부채감을 가져야 하고, "행동해야 하는데" 안한 거니까 잘못한 거다. 라는 이야기.

그럼 여기서 말하는 그 "행동해야 하는데"의 근거를 생각해보자.
결국 내가 한국 사람이니까, 너도 이 사회의 일원이니까 라는 답으로 귀결될 것 같다.
그런데 이 사회의 일원이라면 반드시 그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는 데 참여해야 하는가?

우리는 [한국 사회]라는 집단에만 속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회사원이기도 하고, 학생이기도 하고, 가정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럼 나는 이 집단들에 속해 있다는 것만으로 집단에 대한 의무가 발생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회사-직원의 관계에서 우리는 "받은 만큼의 일만 하면"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또한 회사에서 받는 돈 이상으로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이라 생각한다.

비슷하게 가정에서 어머니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일방적인 희생에 대해서는 <독박육아>라고 부른다.

사실 나는 내가 속해있는 집단 안에서 하는 어떤 행동들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의무처럼 말하는 모든 시선들이 불편하다.
내가 열심히 부양도 하고, 육아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지 반드시 해야 할 의무를 달성함으로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회사 일 역시도 일 자체로서 보람을 느끼니까 열심히 하는 거지 직원으로서의 의무기 때문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비슷하게 시민 사회에 속해 있다고 해서, 누군가는 그 참여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고 생각하지 참여하지 않는 <나>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진 않는다. 나는 반대로 지금 육아에 열심히 참여하느라 바쁘기 때문.

그런데 유독 정치적인 참여는 대가를 받지 않기 때문에 숭고하고, 뭔가 대단한 참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나는 이기적인 개인주의자이다. 그런데 이걸 "무임승차"라고 표현하기 시작하면 이세상엔 무임승차라고 할 만한 게 너무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청춘을 바쳐서 안보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에게 무임승차하는 것이고, 적은 돈으로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무임승차하는 것이고...

3
다시 질문을 바꿔 보면, 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시민들의 정치참여 외에도 여러 구성요소가 있다. 이 사회는 여러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고, 누군가는 청춘을 희생하여 국가를 지키고, 각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 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잘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소에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하는가? 아마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가 둘이시네, 애국자시네." "미래에 우리 먹여살릴 분들" 같은 말을 들을 때 느끼는 불편함과도 비슷한데, 나는 애국하려고 애낳은 것도 아니고, 그냥 아이가 좋아서 낳은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자신들이 애를 안 낳아도 지금 세금 똑바로 내고 있으면 나름대로 사회 굴러가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욕구가 마치 사회의 공공선을 위한 것처럼 포장될 때 내 마음속에는 어쨌든 불편감이 생긴다. 딱히 너희들의 대의를 위한 게 아니다,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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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으로서의 시민의 의무에 대해서도 사람들과 생각이 갈린다.

나는 애초에 민주정이 [모든 시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정치체제는 아니라고 본다.
그보다는 [현생이 바쁜 시민들이 평소엔 정치에 관심을 끊을 수 있게 만들어진] 체제에 더 가깝다고 본다.

샤츠슈나이더가 지적한 대로, 현대민주주의에서 인민주권의 최대치는 자신들의 갈등을 대변해 줄 정당을 선택하여, 대의적으로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민주정의 인민들은 대부분 자기 생업을 가진, 평범한 생활인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모든 정치 의제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없으며 그것을 정책과 제도로 설계할 지식과 경험도 갖지 못한다. "인민을 위해 민주정이 만들어졌지 민주정을 위해 인민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민주정은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학자연하는 이들이 인민의 자격을 인정하든 말든 상관없이, 그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고안된 정치체제이다."

그리고 정당은 사회에 산재한 갈등을 조직화하고 정치적 대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함으로서 부족한 인민주권을 보완한다. "민주주의는 다른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무지한 사람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협력의 한 방식이다."

이번 사태에서 정당들은 효과적으로 갈등을 공론장으로 불러왔고, 시민들은 정당의 개입 없이도 현대 기술(오픈카톡, 카페 선결제 등)을 통해 조직화되어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고 있다. 사실 나는 이번 사태처럼 이상적으로 작동하는 민주정을 본 적이 별로 없을 정도다. (계엄 자체가 가지는 예외상태로 인한 논리 싸움은 별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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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수많은 사람들이 저항하여 민중 권력을 쟁취하거나 정권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럼으로서 민주주의는 지금은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이뤄야 할 역사의 최종 목표로서 다분히 이념적인 상징성을 갖게 된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이념이 아니라 체제다. 즉 이상의 이데올로기가 아닌 현실에 존재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안에서 현실적으로 모든 인민들이 정치 고관여층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당과 시민조직들은 갈등이 은폐되지 않도록 잘 불씨를 키워 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론장에 나서지 않은 사람들에게 죄책감과 부채감을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인민의 한계가 아니라 민주정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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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치인의 실책에 대해 유권자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민주정은 정치 고관여층만을 대상으로 한 체제가 아니고, 그 유권자들이 틀튜브를 보든 말든 어쨌건 1표로 인정하는 체제다.
시민의 수준을 보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노무현이 했던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 같은 말도 엄밀히 말하면 민주정을 이해하지 못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깨어있든 깨어있지 않든 모두 똑같은 1표다.

이런 체제에서 정치인은 과장해서 말하면 유권자들이 잠시 뽑아서 쓰는 말에 불과하다.
무능하고 자시고는 유권자가 책임질 게 아니다.
유권자는 정치적 의사를 표현함으로서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지, 정치인의 연대보증인이 아니다.

시민을 정치인들의 보증인처럼 생각하며 이 사회가 이 모양이 된 것에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 이제 보편투표의 원칙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뭐, 다음에 투표권을 박탈하기라도 할 건가? 아니면 깨시민들의 투표는 1표고 나머지는 0.5표로 할 건가?
민주정이란 체제 하에서는 동등하게 1표로 취급해야 하고, 그들의 시민 참여 역시 아무리 꼬와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투표를 통해 의무가 생기는 쪽은 유권자가 아니라 정치인이다.
이들은 자신을 뽑아준 사람들에 대해 신의성실하게 주어진 임기 동안 열심히 할 의무가 생기는 사람들이다.

예전에 오세훈의 무상급식 투표가 정치인으로서 실격이었다고 보는 건, 애초에 서울시장으로 그 사람을 뽑아준 시민들은 4년 동안 일을 하라고 뽑은 것이지, 정치인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 시장직을 던지라고 뽑은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모든 시민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나는 투표를 하지 않는 것조차도 시민의 정치의사표현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나는 투표날 투표를 안한 적도 꽤 많다.
물론 "투표 하셨어요?" 물어보는 사람들한테는 투표했다고 거짓말은 했다. 왜냐면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들의 의도는 뻔하니까. 피곤하잖아.

6
물론 21세기에 계엄령을 선포하는 비상식적인 사람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탄핵 반대 시위에 비해 내가 도덕적으로 우월한가? 생각해보면 최소한 민주정의 잣대로는 그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둘 다 같은 시민이고, 심지어 집에서 애를 보고 있는 나도 시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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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는 다른의견도 존중하는것도 민주정입니다


바꾸지 않는 것이 보수, 바꿔야 하는 것을 진보라고 본다면...

[우리 사회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고 좀 더 바뀌어야 한다. 바뀔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라는 명제를 가지고 있는 진보적 관점을 가진 이들에게는 예시로 드신 것들이 다 납득할 수 있는 명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힘을 보태야 하고, 힘을 못 보태면 무임승차니 미안해지고...

하지만 그런 관점만이 옳은 것은 아니겠지요.
바꾸고자 하는 이들과 현재의 질서 안에서 가다듬고자 하는 양측 사이의 절충점 ... 더 보기
바꾸지 않는 것이 보수, 바꿔야 하는 것을 진보라고 본다면...

[우리 사회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고 좀 더 바뀌어야 한다. 바뀔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라는 명제를 가지고 있는 진보적 관점을 가진 이들에게는 예시로 드신 것들이 다 납득할 수 있는 명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힘을 보태야 하고, 힘을 못 보태면 무임승차니 미안해지고...

하지만 그런 관점만이 옳은 것은 아니겠지요.
바꾸고자 하는 이들과 현재의 질서 안에서 가다듬고자 하는 양측 사이의 절충점 어딘가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적의 선택 아닐까 싶습니다.

하고자 하는 얘기와 결이 맞는 얘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글을 읽고 드는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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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Plainview
대중동원력의 차이는 진보와 보수의 전제로부터 연역된다기보다는 양 진영에서 누적된 경험 차이에 더 기인한다고 봅니다. 진보진영은 멀게는 02 반미시위부터 광우병 반대 시위, 박근혜 탄핵 시위 등 시민들을 결집시킨 경험이 많은 편이죠.

반대로 보수진영에서 시위에 주로 나오는 인원들이 극우 교회를 바탕으로 한 인원들인 것도 대중동원을 해본 경험이 많은 집단이 보수 안에서는 교회 쪽이 대다수라서라고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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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카엘
이번 건에 한해서만큼은 정상 vs 비정상의 대결이라고 생각합니다. 펜 싸움에서 지니까 칼 동원하는 것을 용인한다? 그러면 후대 대통령이나 반대 진영에서 미래에 똑같이 나와도 이런 선례를 보고 답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죠. 보수와 진보라는 각각의 가치도 국가의 시스템이 온존할 때 빛을 발하는 것이지, 지금처럼 국가를 통째로 짓밟고 흔드는 통치자가 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만약 계엄에 성공했다? 당장 이렇게 커뮤에 의견 개진하는 사람들부터 잡아가거나 폐쇄했을 걸요? 진영 논리와 눈앞의 작은 이익에 갇혀 미래를 내다 보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갑갑합니다. 내란동조자들 눈에는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당장 한반도에 마계 입구 열려서 마족들 쏟아져 나올 것처럼 보이기라도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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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탄속촉
행동해야 하는데 안했으니까 잘못한거고, 죄책감을 느껴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행동력에 무임승차한 것은 맞다고 봅니다.
고마워하면 될 일이지,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죠. 이분법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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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매니아
1. 정치인들에게 위임하고 신경 끄고 있을 수 있는 평소가 아니니까요.
2. 투표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으면 반성을 해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죠.
3. 방에서 배 긁으면서 이렇게 타자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내가 아닌 사람의 피가 흘렀고, 내가 아닌 사람이 한파 속에서 달달 떨었으면 부채감을 느끼는 것이 사람 된 도리겠지요.
4. 많은 언쟁이 '고맙다', '미안하다' 소리를 하기 싫어서, 하지 못해서 생깁니다. 이렇게까지 무임승차하는 것이 아니라고 애써 정당화하셔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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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Plainview
저랑 의견이 거의 일치하시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넘어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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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탄속촉
"송구하고 빚진 마음입니다" 라는 말은 그만큼 고맙다는 마음을 건낸 것이지 죄책감을 드러낸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런 인삿말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다니엘 님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저렇게 행동하는 사람들 처럼 행동하지 못한 죄책감을 또 다른 마음 한켠에 느끼고 있어서 불편한 감정이 불쑥 올라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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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하이드(괄하이드)수정됨
저도 이번에 현생이 바빠서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 저나 선생님을 손가락질하고 민주주의의 무임승차자라고 비난한다면 그건 잘못된게 맞습니다.

다만 (아무도 그런 감정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저는 12월 3일 밤에 여의도 국회앞으로 주저없이 달려갔던 사람들, 그리고 그 이후 이 추운 겨울에도 탄핵 찬성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약간의 부채감도 느낍니다. 근데 이 글은 마치 그런 자연스러운 감정을 느끼는것도 잘못된것이고 민주정을 이해하지 못한것이라고 주장하시는것처럼 느껴져서 의아합니다. ... 더 보기
저도 이번에 현생이 바빠서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 저나 선생님을 손가락질하고 민주주의의 무임승차자라고 비난한다면 그건 잘못된게 맞습니다.

다만 (아무도 그런 감정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저는 12월 3일 밤에 여의도 국회앞으로 주저없이 달려갔던 사람들, 그리고 그 이후 이 추운 겨울에도 탄핵 찬성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약간의 부채감도 느낍니다. 근데 이 글은 마치 그런 자연스러운 감정을 느끼는것도 잘못된것이고 민주정을 이해하지 못한것이라고 주장하시는것처럼 느껴져서 의아합니다.

가수 배철수는 박정희 유신시대에 대학생이었고, 그당시에 음악에 미쳐서 음악만 하고 살았는데, 나중에 지나고보니 내가 그때 아무생각없이 음악만 하면 안되는거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때 민주화운동을 했던 또래들에게 아직도 부채감이 있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들은 유시민은 그때 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 생각해주는건 참 고마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정도가 딱 적절한 선 아닐까요.

노무현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얘기했다고해서 1인1표의 민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것 아니냐는 얘기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그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때로는 민주주의가 나쁜선택을 할수도 있는것이고,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중요하다고 말 한것 아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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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Plainview
1. 뉘앙스를 정확히 설명 못한 것 같은데 고마움과 죄책감은 다른 것입니다. 내가 현생에 바쁜데 나 대신 할 일을 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제가 평소에 가장 관심있는 분야는 동물인권이고, 대형견들에 대한 보호소 봉사들을 했습니다. 그런데 매번 갈 수 없으니 저 대신 봉사를 하는 용보협 같은 곳엔 늘 감사함을 느끼죠.

2. 하지만 죄책감은 조금 다른 것입니다.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운 감정이죠. 여기서는 내가 내 의무를 저버린것인가? 나는 부끄러움을 느껴야만 하는가? 에 대한 것입니다. 부채감은 조금 중립적... 더 보기
1. 뉘앙스를 정확히 설명 못한 것 같은데 고마움과 죄책감은 다른 것입니다. 내가 현생에 바쁜데 나 대신 할 일을 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제가 평소에 가장 관심있는 분야는 동물인권이고, 대형견들에 대한 보호소 봉사들을 했습니다. 그런데 매번 갈 수 없으니 저 대신 봉사를 하는 용보협 같은 곳엔 늘 감사함을 느끼죠.

2. 하지만 죄책감은 조금 다른 것입니다.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운 감정이죠. 여기서는 내가 내 의무를 저버린것인가? 나는 부끄러움을 느껴야만 하는가? 에 대한 것입니다. 부채감은 조금 중립적이네요. 고마움의 한 형태일 수도, 죄책감의 형태일 수도 있겠습니다.

3. 마지막으로 민주정에 대한 이야기는 그냥 이론적인 부분에 대한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언술 자체가 플라톤주의라고 보거든요.

https://kimsoomin.tistory.com/m/738

그는 민주주의를 운영할 만큼의 실력을 갖춘 인민을 중시하는 게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삶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제를 '민주주의'라고 보았다. "민주주의를 위해 인민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이를 한국 현실에 적용해보면, 예컨대 '깨어있는 시민'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 까다로운 요건을 부여하면서 민주주의에 이르는 길을 저해하는 '자격증'에 불과한 것이다. 실제로 '깨어있는 시민' 논의는 보통 사람을 위한 정치와 민주주의의 구성보다는 자신의 마음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정치참여자들이 도덕적 우월성을 느끼고 못미더운 동료시민들을 정치로부터 더욱 멀리 격리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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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HR컨설팅
그냥 다 각각 층위가 다른 이야기들입니다.

선생님이 한끼 따뜻한 밥 한끼를 가족과 함께 드실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연의 선물인가요?
농부의 피땀어린 수고때문인가요?
안정적인 소득을 주는 직장땨문인가요?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인가요?
모두가 다른 층위에서 맞는 말이죠.

누구는 어떤 층위에서 좀 더 깊은 감정을 느낄수 있고
누구는 다른 층위에서 그런 걸 느낄수도, 아닐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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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정치인들의 보증인처럼 생각하며 이 사회가 이 모양이 된 것에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 이제 보편투표의 원칙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저는 여기에 반대합니다. 시민은 정치인의 보증인이지만 책임을 지게 할 수도 없고 져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은 다른 시민들도 그래서는 안 됩니다. 나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피눈물을 참고 책임을 묻지 않고 그들과 내가 똑같은 한 표라고 인정하는 것이 민주정입니다. 시민의 수준을 보지 않는 건 본다면 표의 수를 제한하기 때문이 아니라... 더 보기
[시민을 정치인들의 보증인처럼 생각하며 이 사회가 이 모양이 된 것에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 이제 보편투표의 원칙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저는 여기에 반대합니다. 시민은 정치인의 보증인이지만 책임을 지게 할 수도 없고 져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은 다른 시민들도 그래서는 안 됩니다. 나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피눈물을 참고 책임을 묻지 않고 그들과 내가 똑같은 한 표라고 인정하는 것이 민주정입니다. 시민의 수준을 보지 않는 건 본다면 표의 수를 제한하기 때문이 아니라 본다고 하더라도 동일한 투표권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그래서 민주정의 근본이 우리 생각보다도 더 ‘덕성’에 있고 덕이 무너지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면 민주정 또한 무너지는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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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고 뭐랄까… 저는 그게 그냥 그저 인간의 모순이 아닌가 싶은데, 민주정이 체제라는 데에는 저도 공감합니다만 그 ‘체제’를 마련하기까지 그걸 목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게 없어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런 사람이 거의 없어질 때쯤에는 새로운 체제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또다른 체제를 이룩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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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상자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의 책임에 대해서 저는 글쓴이와 거의 같은 의견입니다. 하지만 민주정 시민의 자세 때문에 부채의식을 느끼고 또 죄의식을 갖고 그러는 게 아니죠. 그냥 고생한 사람들 보면 미안하고 고맙고, 또 내가 잘못 선택한 것 같으면 창피하기도 하고 때로는 미안해지기도 하고 그러는 걸 보통 인지상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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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Daniel Plainview
저도 고마움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건 죄책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맞는가. 혹은 의무를 방기한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습니다.

물론 제가 가장 고마움을 느끼는 건 유기동물 보호소 쪽인데 이런 것처럼 개개인마다 고마움을 느끼는 방향도 다르고 정도도 다를 것 같습니다. 무임승차를 예로 들면 수많은 무임승차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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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상자
죄책감이랄 것까지야... 뭔가 그런 감정이 강요된다고 느끼셨다면 어딘가가 잘못되었을 겁니다. 다만 남들이 고생하고 또 내가 그로 인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면 그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또 힘을 보태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봐요. 부채의식이란 표현이 거슬리실 수 있는데 그건 그만큼 고맙다는 표현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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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허락해주세요
모든 정치 행위는 시민들에게 완전한 책임입니다. 모조리 시민들 탓이에요. 왜냐하면 주권자가 시민이니까요.

회사는 받는 만큼만 일해도 됩니다. 우리 것이 아니고 회사가 망하는데 내 책임 없지요, 날 데려다 쓴 사장이나 주주 책임이죠. 하지만 국가는 뭘 하든 전부 국민들 책임입니다. 그게 민주주의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다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느냐, 그건 아니죠. 그 안 함으로써 발생하는 책임도 모두 자신이 결국 집니다. 그게 다에요.

죄책감을 가지든 안 가지든, 그것으로 책임소재가 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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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허락해주세요
"정치인의 실책을 유권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누가 이야기했다면 그건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이 아니겠습니까. 민주주의의 핵심은 "정치인의 실책을 유권자가 책임지게 된다"에요. 당장 윤석열로 인한 경제위기를 우리가 싫어도 강제로 책임지듯이, 우리는 여기서 피해갈 수 없습니다. 구조가 그래요.

그래서 나는 참여하지 않겠다, 괜찮습니다. 도덕적으로 더 열등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정치행위에요. 그 책임은 그냥 지게 됩니다. 그게 민주주의에요. 무슨 대단한 책임감이 있고 도덕적이어야 지는게 아니라구요, 그냥 나한테 뚝 떨어지는거지.

다만 이것이 나에게 뚝 떨어졌을 때 내 일 아니라고 하는 것은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냥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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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Daniel Plainview
그런 식으로는 모든 유권자가 그 책임을 지는 거죠. 하지만 지금 여기에서 말하는 건 <특정> 유권자가 책임을 져야하는가에 대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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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해주세요
야구팀이 지면 4타수 무안타 친 타자랑 4타수 4안타 친 타자랑 다 책임이 있습니다. 한 팀이니까요. 근데 책임의 경중은 있지요. 둘이 똑같이 잘못했다 이렇게 주장할 수 있나요? 그건 이상하지요. 다만 "패배"는 모두의 것이죠.

모두가 책임이 있다는 것과 모두가 동일한 책임이 있다는 건 같은 얘기가 아닙니다. 근데 책임을 "지는" 건 그냥 모두입니다. 같이 1패를 했지만 4타수 무안타를 쳤으면 4타수 4안타에 비해 좀 더 조용히 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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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Plainview
애초에 저는 님이 말한 민주주의의 핵심은 "정치인의 실책을 유권자가 책임지게 된다"가 아카데믹하다기보다는 약간 두루뭉실하게 느껴집니다. 그 책임이라는 게 그냥 영향을 받는 것과 차이가 무엇인가?

조용히 해야 한다는 무엇인가?

실제 민주주의라는 체제하에서 한 진영에서 큰 정치적 실책이 발생했을 때를 의미한다면 여론으로서는 이미 잘 기능하고 있죠.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탄핵의 여파로 몇몇 극우파 외에는 다 찍소리도 못하고 있었잖아요? 그러다가 나중에 조금씩 다시 목소리를 회복한 거고. 하지만 제도적인 이야기는 아니고.

민주정에 대한 책에서 선생님이 말한 내용을 설명하는 인용을 추천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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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해주세요
아카데믹한 얘기가 아니니까 아카데믹하지 않지요. 먼저 쓰신 글도 아카데믹하지 않은데요.

쓰신 글이 아카데믹하지 않은데, 아카데믹한 논의를 원하시는 것은 논의에 대한 예의에 어긋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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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모든 방면에서 활동할 순 없고, 장애인, 여성, 환경, 농민, 노동, 반전, 난민 등 다양한 운동분야가 있는데
어느 한 가지를 열심히 하면 나머지는 다 무임승차가 되는 걸까요?
모두는 누군가의 무임승차자였다?
반대로 제가 운동 열심히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내게 고마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활동한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살면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탄핵 반대 시위에 비해서는 집에서 가만히 있는 게 도덕적으로 우월한 것 같습니다.
법은 도덕의 작은 부분인데 법을 어기고 공동체 질서를 과거로 돌리려는 사람들과 비교하기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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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내가 속해있는 집단 안에서 하는 어떤 행동들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의무처럼 말하는 모든 시선들이 불편하다.
내가 열심히 부양도 하고, 육아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지 반드시 해야 할 의무를 달성함으로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회사 일 역시도 일 자체로서 보람을 느끼니까 열심히 하는 거지 직원으로서의 의무기 때문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가족을 열심히 부양하고, 회사 일에 보람을 느끼면서 열심히 하는 사람을 정치에 비유하려면... 더 보기
[사실 나는 내가 속해있는 집단 안에서 하는 어떤 행동들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의무처럼 말하는 모든 시선들이 불편하다.
내가 열심히 부양도 하고, 육아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지 반드시 해야 할 의무를 달성함으로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회사 일 역시도 일 자체로서 보람을 느끼니까 열심히 하는 거지 직원으로서의 의무기 때문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가족을 열심히 부양하고, 회사 일에 보람을 느끼면서 열심히 하는 사람을 정치에 비유하려면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갖고 어떤 정당에서 당원으로 활동도 하고 후보 경선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한 행위로 인해 사회가 발전하는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죠.

그런데 만약 부부 중 한 쪽이 가족의 부양이나 육아에 관심이 아예 없거나, 회사의 부서 내 특정 인원이 업무 시간에 개인 볼일만 보면서 부서 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아 성과가 박살난다면, 당연히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받을 것 입니다.
육아에 비협조적인 배우자가 "왜 아이를 사랑해야 하고 육아를 열심히 해야 하는가. 난 그렇게 부모의 의무를 강제하는 시선이 너무 불편하다. 난 내가 자유롭고 싶고 아이도 알아서 크게 방임하고 싶다."라고 말하면 그걸 어떻게 용인하실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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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를 걸려는 건 아닌데 부모의 아이에 대한 기본 의무가 무엇일까요?
여하간 그 기본이라는 게 있고 그 기본만 한다면 그 이상은 가치관의 차이라고 볼 순 없을까요?
정우성 뉴스에서도 가정을 꾸리지 않고 양육비를 주는 것은 생물학적 부친의 기본 의무를 다하는 걸까 궁금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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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나라의 법률이 혼외자의 권리와 처우에 관해서는 많이 미진하죠. 지금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의무가 없느니 정우성의 케이스는 적용이 어렵고요.
제가 든 예시는 현재 규정되어있는 혼인한 부부간의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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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혼인한 부부간에 양육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법적인 의무 범위를 벗어나면 결국은 배우자와의 합의, 배우자에 대한 예의 차원을 벗어나기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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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가 무엇인지 제가 구체화하긴 어렵지만,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는 이혼소송 시 가정법원에서 판결해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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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Plainview
밑의 댓글에 moqq님이 달아 주셨지만, 결국 제가 불편한 뉘앙스는 이 차이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고맙다 vs. 고마움을 느껴야한다 vs. 고마워해야 사람이다.

저는 고맙다에 가까운 거고 위에서 다른 회원들이 지적한 것처럼 '고마워해야 인지상정' '부채감을 느끼는 게 사람 된 도리' 같은 댓글을 보면 묘하게 평행선을 달리게 된다고나 할까요.

댓글에 대한 답변을 하자면, 결국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는 더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본인이 배우자에게 더 많은 참여를 하도록 설득해야겠죠. 그런데 배우자를 설득 못해... 더 보기
밑의 댓글에 moqq님이 달아 주셨지만, 결국 제가 불편한 뉘앙스는 이 차이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고맙다 vs. 고마움을 느껴야한다 vs. 고마워해야 사람이다.

저는 고맙다에 가까운 거고 위에서 다른 회원들이 지적한 것처럼 '고마워해야 인지상정' '부채감을 느끼는 게 사람 된 도리' 같은 댓글을 보면 묘하게 평행선을 달리게 된다고나 할까요.

댓글에 대한 답변을 하자면, 결국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는 더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본인이 배우자에게 더 많은 참여를 하도록 설득해야겠죠. 그런데 배우자를 설득 못해서 본인이 더 육아를 많이 참여했다고 해서 "너는 나에게 미안해해야 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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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중 한 쪽이 반대 쪽에게 서운하고 상처받아서 이혼소송하는 케이스가 비일비재합니다. Daniel 님의 주장대로라면 섭섭함을 토로하고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냐'는 말을 하는 것도 문제가 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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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민이 평소에는 정치에 관심을 끊어도 되는 체계는 민주정의 특성이 아니라, 현대 국가의 특성입니다. 하지만 평소가 아니라 비상시라면 일반 시민이라도 나서서 수습을 해야 하는 것이고,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은 거기 필요한 거죠. 그래서 최후의 보루라고 말하지 않았겠습니까.

꼭 나서라는 게 아니라, 행동을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면 됩니다. 대신 행동을 안 해서 벌어지는 결과는 수용해야 하는 거고요. 정치적 의사표현을 '행동을 안 하는 것'으로 했다면, 그건 그냥 정치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다는 의사표현이죠. ... 더 보기
일반 시민이 평소에는 정치에 관심을 끊어도 되는 체계는 민주정의 특성이 아니라, 현대 국가의 특성입니다. 하지만 평소가 아니라 비상시라면 일반 시민이라도 나서서 수습을 해야 하는 것이고,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은 거기 필요한 거죠. 그래서 최후의 보루라고 말하지 않았겠습니까.

꼭 나서라는 게 아니라, 행동을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면 됩니다. 대신 행동을 안 해서 벌어지는 결과는 수용해야 하는 거고요. 정치적 의사표현을 '행동을 안 하는 것'으로 했다면, 그건 그냥 정치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다는 의사표현이죠. 그래 놓고 나라에 불만을 가지지만 않으면 됩니다.

다만 소위 '깨어 있는' 시민들이 체제 수습을 위해 무급으로 노력 중이라면, 그건 본문에 따르면 '할 일을 한' 것이 아니라 '고맙게도 나서준' 것에 해당하죠. 거기에 대해 본인이 수혜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부채감을 가지면 되고, 아무런 수혜도 없다고 생각하면 뭐 계속 모든 시민이 도덕적으로 다 평등하다고 생각하면 되는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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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Plainview
이 글을 쓴 이유를 하루가 지나서 좀 더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저 고마움, 부채감이 묘하게 전체주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논리적으로 파고들어 보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직관에 기인한 거고, 그 감각이 어디에서 오는지 이것저것 끄적여 본 것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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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적이라면 [연대], 사동적이라면 [전체주의]가 되겠지요.
[연대해 주세요]라는 표현의 어색함과 위험성은 저도 항상 고민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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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료사
홍차넷 초창기부터 Daniel님 의견이 항상 소수파인 것에 크나큰 안타까움을 느꼈읍니다.. 이제는 뭐 소수파인것도 아니고 홍차넷에 이런 의견 낼 수 있을만한 사람은 단 한명 뿐인것으로 보이니 더더욱 슬픕니다. 저야 뭐 당연히 추천 수십억번은 더 누르고 싶을 정도로 전적으로 이 게시글에 동의하지만, 제 성향상 이런 류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기에는 너무 구경꾼인 사람이라..

최애 가수인 김경호님의 '비정'이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우리가 왜 이런 말을 해야 해... ]... 더 보기
홍차넷 초창기부터 Daniel님 의견이 항상 소수파인 것에 크나큰 안타까움을 느꼈읍니다.. 이제는 뭐 소수파인것도 아니고 홍차넷에 이런 의견 낼 수 있을만한 사람은 단 한명 뿐인것으로 보이니 더더욱 슬픕니다. 저야 뭐 당연히 추천 수십억번은 더 누르고 싶을 정도로 전적으로 이 게시글에 동의하지만, 제 성향상 이런 류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기에는 너무 구경꾼인 사람이라..

최애 가수인 김경호님의 '비정'이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우리가 왜 이런 말을 해야 해... ]

딱 그런 심정입니다.

게시글과 댓글들에서 민주주의와 참여의식에 대한 진지하고 성실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느껴집니다.. 아니 왜 저런 의견을 내는거야? 라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벽 같은 것이..

그래도 이 게시글은 소중합니다.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생각이라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홍차넷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한번쯤은 환기시키는 일이 홍차넷처럼 작고 고여있는 커뮤니티에는 매우 중요하니까요.. 이미 이곳의 고인물들은 Daniel님께서 아무 말도 하지 않더라도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뻔히 알고 있지만.. 그래서 그 비정의 가사처럼 우리가 왜 이런 말을 해야 해.. 라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체급은 작아도 계속해서 유입되는 유동 회원분들도 이런 글을 볼 것이고,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뻔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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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료사
흠.. 그래도.. 작으나마 부연이 될만한 개인적인 체험을 적어보자면

제가 일했던 통증의학과 의원 원장님이 딱 종북세력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부류의 인물인데, 당연히 이런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민주주의의 발전과는 전혀 동떨어진 말과 행동을 일관되게 유지하셨겠죠. 이분은 평생을 휴가도 없이 일하며 두 아들을 키웠고 모두 의과대학생입니다. 자신의 가정만 보전한게 아니라 집안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이유로 처가쪽 가족들과 본인의 누나와 엮여 있는 여러 입들을 먹여 살리다시피 ... 더 보기
흠.. 그래도.. 작으나마 부연이 될만한 개인적인 체험을 적어보자면

제가 일했던 통증의학과 의원 원장님이 딱 종북세력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부류의 인물인데, 당연히 이런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민주주의의 발전과는 전혀 동떨어진 말과 행동을 일관되게 유지하셨겠죠. 이분은 평생을 휴가도 없이 일하며 두 아들을 키웠고 모두 의과대학생입니다. 자신의 가정만 보전한게 아니라 집안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이유로 처가쪽 가족들과 본인의 누나와 엮여 있는 여러 입들을 먹여 살리다시피 했읍니다.

원장님은 시간이 날 때마다 저에게 두 아들 이야기도 하고 기타 일가 친척들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었는데, 상당수가 홍차넷에서 <올바른 민주시민의 자세>라고 일컬을만한 말과 행동들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자, 그럼 이 종북세력 운운하는 노답 원장님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서 두 자식을 포함한 일가친척들에게 무임승차한 것이며 빚을 지고 있느냐?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아 ㅅㅂ 그런 극단적인 케이스 들고와서 주장하는건 아니지 ㅋㅋㅋㅋㅋㅋ 어쩌다 의사인 극우꼴통이 일가친척 다 먹여살린 사례들 들고와서 뭘 주장하지 맙시다.. 쏘리쏘리 네 네 알아요. 그런데 꼭 이렇게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정치 알빠노 하는 사람들과 이슈때마다 적극 참여하는 사람들의 체제 기여도 관계를 일방적으로 갈라서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읍니다. 이런건 되게 복잡하게 얽혀 있는 얘기잖아요. 그런데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전제조건을 깔고 들어가는건 저로서는 쵸큼 갸우뚱 하거든요.

Daniel님은 이런 얘기를 좀더 깊게 생각하고 공을 들여 정리해서 글을 써주신거고, 저 같은 사람들은 뭐, 아무려면 어때, 그런걸 전제로 민주주의가 발전한것도 엄연히 맞는 사실이고, 깨어 있는 시민들이 태극기 할배들을 극혐하더라도 그들을 어찌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나 같은 구경꾼들도 어떤 적극적인 시민들의 고군분투에 굳이 찬물 끼얹을 필요는 없는거잖아? 무임승차 논리가 어떤 누군가에게 과해 보인다 한들 그 양쪽 모두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킬 수 없고 서로를 설득하려는 시도도 무의미한걸 누구보다 잘 아는게 나잖아, 라는 주의였으니까요..

그래도 모처럼 이런 게시물에는 넘어가지 못하고 과몰입 한번 하면서 댓글 하나 더 달아 봅니다 케케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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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고맙다 vs 고마움을 느껴야한다.
고마워해야 사람이다.
반성해라 무임승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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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매니아
1. 그냥 사회구조를 작동시키는 인민의 역할에 충실하되,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시키는 시민으로서는 낙제점인 사람인거죠. 같은 논리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면 분골쇄신하여 한민족을 잘먹고 잘살게 해준 박정희 각하가 민주시민으로서 제역할 잘 했다는 결론에 다다르지 않겠습니까. 민주화투사나 독립운동가를 존경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건, 그 사람들이 개인의 삶과 안락을 전체 사회의 이익을 위해 희생했다는 점을 높게 사는 것이죠. 개인적/가족적 영락을 꾀했다는 걸 들어서 왜 다른 타이틀까지 같이 가져가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2. 이건 ... 더 보기
1. 그냥 사회구조를 작동시키는 인민의 역할에 충실하되,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시키는 시민으로서는 낙제점인 사람인거죠. 같은 논리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면 분골쇄신하여 한민족을 잘먹고 잘살게 해준 박정희 각하가 민주시민으로서 제역할 잘 했다는 결론에 다다르지 않겠습니까. 민주화투사나 독립운동가를 존경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건, 그 사람들이 개인의 삶과 안락을 전체 사회의 이익을 위해 희생했다는 점을 높게 사는 것이죠. 개인적/가족적 영락을 꾀했다는 걸 들어서 왜 다른 타이틀까지 같이 가져가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2. 이건 좀 다른 얘긴데, 이번 탄핵반대 집회 참여자들을 비롯한 많은 극우주의자들에게는 '계엄령이든 뭐든 내가 피해볼 일은 없다'는 전제가 언행으로 이어진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실제로도 그래왔었구요. 반대쪽 극단에서는 '내 머리가 깨져도 감수하고 내 할 짓 하련다'는 식이라면, 이쪽은 '문명인은 머리 깨질 일이 없어서 야만인보다 무례하다'는 문장을 떠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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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을 뽑든 대부분의 결과는 같이 감당하는 거지요. 계엄을 해도 모두가 영향을 받고, 머리가 깨져도 다같이 깨지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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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1번은 박정희가 민주화에 걸림돌이 된 부분이 명백하니 당연히 그걸 인정할수는 없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는것은, 민주주의 체제를 적극적으로 견인하는 사람과, 그런 방면에 소극적이지만, <적극적인 사람>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정치 외적으로 일상 생활이나 기타 여러 활동을 통해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받는 사람들을 아주 떼어놓을 수 있겠느냐는 의미 정도입니다. 당근매니아님께서 제 댓글을 님 주장은 박정희가 민주시민이라는 얘기임 땅땅 하는 식으로 말씀하시는것은 좀 서운한 일입니다.... 더 보기
2번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1번은 박정희가 민주화에 걸림돌이 된 부분이 명백하니 당연히 그걸 인정할수는 없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는것은, 민주주의 체제를 적극적으로 견인하는 사람과, 그런 방면에 소극적이지만, <적극적인 사람>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정치 외적으로 일상 생활이나 기타 여러 활동을 통해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받는 사람들을 아주 떼어놓을 수 있겠느냐는 의미 정도입니다. 당근매니아님께서 제 댓글을 님 주장은 박정희가 민주시민이라는 얘기임 땅땅 하는 식으로 말씀하시는것은 좀 서운한 일입니다. 제가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실만한 분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렇게 비약하시는것은 좀 아니지 않나 싶읍셒읍죠.

물론 저도 Daniel님 의견을 두둔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굳이 지금? 싶은 감은 있습니다. 왜냐하면 Daniel님이 걱정하는 '전체주의적 요소' 역시 좀 엄살스러운데가 있고 이것도 상대방의 스탠스를 적으로 간주해서 부풀렸다는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으니까요.

다시 한번 '우리가 왜 이런 말을 해야 해...' 라는 생각이 드는데, 여기 계신 분들 생각 그렇게까지 막 극과 극이고 그렇지 않습니다.. 계엄에 찬성하는 사람도 없고 그게 성공했을 시의 위험성에 대해서 부정하는 사람도 없어요. 그런데 아주 미세한 차이로 어떤 두려움에 더 관심을 두었냐를 보고 어? 너 이색히 사상 아주 못써먹겠어.. 하고 째려보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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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그김
저도 본문이 진심을 담은 스트라잌(...) 같은 주장이라 생각지는 않고,
상하체 분리(?) 비슷한 개념으로 마음을 고정시키고 사고실험을 하는 그런 너낌의 글이라고 생각을 하읍니다.

동시에 가능한 해석의 스펙트럼에 있어서 저점은 고정되어있고 고점이 유동적이다(혹은 그 반대)는 너낌이라
양 측 모두에 대한 해석범위의 고정이 다소 아쉬읍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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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본문을 100% 옹호하고 싶진 않은데
첫번째로 다른 사람의 기여는 분명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탄핵 집회든 과거 민주화 운동이든 순국선열이든 내가 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덕을 봤음을 인정해야죠.
반대쪽으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이나 외화벌이도 포함해서..

두번째로 알료사님께서도 말씀하신 타이밍의 문제..
축구공 꿰메는 아동노동이나 국가주의 같은 요소 때문에 저는 월드컵이 불편합니다.
(단순 반골이라 그럴지도.)
하지만 김어준이 옛날에 얘기했듯이 축제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는거죠. ... 더 보기
저도 본문을 100% 옹호하고 싶진 않은데
첫번째로 다른 사람의 기여는 분명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탄핵 집회든 과거 민주화 운동이든 순국선열이든 내가 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덕을 봤음을 인정해야죠.
반대쪽으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이나 외화벌이도 포함해서..

두번째로 알료사님께서도 말씀하신 타이밍의 문제..
축구공 꿰메는 아동노동이나 국가주의 같은 요소 때문에 저는 월드컵이 불편합니다.
(단순 반골이라 그럴지도.)
하지만 김어준이 옛날에 얘기했듯이 축제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는거죠.

종합해서
현재 진행되는 민주화운동에 나가는 사람들의 공은 인정해야하고
그 사람들이 최대한 기운내기 위한 행동들을 방해할 이유가 없다 생각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그걸 완장찬 것 처럼 행세하는 사람들도 있죠.
저는 반골이라 어느 쪽에서든 교조적인 태도나 고마워해야 사람이다. 이런 말에는 반감이 들기 때문에
어떤 생각이신지 공감은 갑니다만
세상엔 공짜가 없는 법이고 그게 본인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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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매니아
서운함을 느끼셨다니 송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전 직접 독재자로서 민주주의를 파괴한 사람과, 그런 자들을 옹호하고 힘을 싣어주는 사람들을 굳이 구분해야 할 필요를 크게 느끼진 못합니다. 대학생들 잡아다가 손수 물고문한 이근안과, 그 고문행위를 지시한 작자들과, 의원과 대학생들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낸 경호처 직원과, 묵인해준 윤가와, 지금도 종북좌파/간첩들 잡아다가 그렇게 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서있는 위치와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든 간에 다른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걸 정당화하고, 체제를 위협하는 언행에서 정도의 차이를 찾을 가치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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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그김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고,
정치 고관여층이 된 세대주님과 가벼운 갈등도 겪고있기는 합니다.

단지 대부분의 사람이 합리적이었고, 나같았고, 본문과 같았다면(...)
그러니까 일종의 전체주의적 뽕이 없었다면.
하고 생각해보면 그건 좀 위험한 상황이었지 싶읍니다.

위기를 불러온 것도, 위기를 타개한 것도
또 내가 평소 마주하면서 시발시발하는 부분이나
내가 모르는 부분에서 내 업장을 사람들이 찾아주는 이유나
내가 모르거나, 알아도 인정않을 뿐.
존재하고 작동하는거 같읍니다.

고로 생각하고 말할 수는... 더 보기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고,
정치 고관여층이 된 세대주님과 가벼운 갈등도 겪고있기는 합니다.

단지 대부분의 사람이 합리적이었고, 나같았고, 본문과 같았다면(...)
그러니까 일종의 전체주의적 뽕이 없었다면.
하고 생각해보면 그건 좀 위험한 상황이었지 싶읍니다.

위기를 불러온 것도, 위기를 타개한 것도
또 내가 평소 마주하면서 시발시발하는 부분이나
내가 모르는 부분에서 내 업장을 사람들이 찾아주는 이유나
내가 모르거나, 알아도 인정않을 뿐.
존재하고 작동하는거 같읍니다.

고로 생각하고 말할 수는 있지만
생활의 영역에서, 지인에게, 혹은 게시판이라도 진심을 담아(?) 주장한다면 나는 체리피커가 되는, 그런 생각이지요.
요즘 시국에 탐라에 글을 적기 힘든 이유가 대충 이 본문과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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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시라면 님이 말씀하신 납세 국방 교육 생업 등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만 해도 충분히 시민의 책임을 다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공화정의 물리적 존속이 군대에 의해 위협받았던 상황입니다. 참수부대로 일컬어지는 최정예 특수부대와 적지종심작전을 수행하는 특전사부대가 실탄을 준비하여 의회에 난입했습니다. 성추행으로 불명예 제대한 인사가 주축이 되어 대통령의 반대파 인사들, 헌법기관 임직원들의 체포구금하려 한 정황마저 밝혀지고 있고, 그 최정점의 인사(대통령)는 온갖 법리지식을 동원하여 사법부에서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마저 ... 더 보기
평시라면 님이 말씀하신 납세 국방 교육 생업 등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만 해도 충분히 시민의 책임을 다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공화정의 물리적 존속이 군대에 의해 위협받았던 상황입니다. 참수부대로 일컬어지는 최정예 특수부대와 적지종심작전을 수행하는 특전사부대가 실탄을 준비하여 의회에 난입했습니다. 성추행으로 불명예 제대한 인사가 주축이 되어 대통령의 반대파 인사들, 헌법기관 임직원들의 체포구금하려 한 정황마저 밝혀지고 있고, 그 최정점의 인사(대통령)는 온갖 법리지식을 동원하여 사법부에서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마저 거부하고 있는 상태 입니다. 박종철과 이한열의, 광주시민들의 피로 얻어낸 1인 1표 체제로 대표되는 6공화국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내란행위를 저지른 행정부수반을 착오든 신념이든 뽑은 유권자라면 제발 좀 책임을 통감하세요.
행동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다면 행동하는 사람들 기운 빼는 소리라도 그만두세요.
공동체의 일원들이 지금 부채의식을 공유하는 것은 전체주의가 아니라 연대의식이라고 부르고, 그건 민주정의 소중한 자원입니다.
시민들의 행동과 연대의식을 폄하하지 마세요. 조용히 계시다가 소중한 한 표, 또 윤석열과 비슷한 이들에게 행사 하시구요.

그 권리와 안락함을 위해서 제 돈과 제 시간을 쓰겠으니 최소한 시민의 책무를 폄하하진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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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Daniel Plainview
책임을 통감하세요, 기운 빼는 소리라도 그만하세요, 폄하하지 마세요, 또 윤석열과 비슷한 이들에게 행사 하시구요.
싫어요. 싫어요. 싫어요. 싫어요.

이러니까 제가 전체주의적라고 느끼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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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
하세요, 마세요가 나온 근거와 배경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본인의 기분대로 "싫어요"만 반복하는 행위가 매우 유아적이네요.
옳지 못한 행동에 대해 싫은 소리를 듣고 성찰하는 것은 성인의 기본 자질입니다.
또 민주시민의 기본 자질이기도 하구요.
본인의 스탠스가 무조건 맞다라고 생각하시고 반대론을 "싫어요 x4"만 하실거면 역시 민주정의 일원으로서 자격이 부족하다는 말씀밖에는 해드릴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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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미카엘
점잖은 말들로 갈음한 정신 승리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사정 상 참여를 못 하고 있지만, 그들의 노력을 단 하나라도 폄하하지 마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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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Daniel Plainview
점잖은 말로 갈음했지만 욕을 하고 싶으신 건 본인인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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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진
본문에 '전체주의' 안 나와서 오 웬일이야 싶었었는데 역시 댓글에 나오고 마는군요ㅋㅋㅋ
굳이 따지자면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이기적인 개인주의자'가 훨씬 다수파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워낙 비상식적인 상황이라 분위기가 이런 거지...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광장에는 나오는 사람들만 나오고 또 욕먹고 무시당하고 그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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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민주주의는 성숙한 시민의 피를 먹고 성장하지만 미성숙한 시민들은 그 피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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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진
뭐 저는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ㅋㅋㅋ 광장에 나간다고 반드시 더 '성숙'한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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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과학상자
저도 전체주의 정말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 국면에 이 정도로 개인의 성찰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태도에는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네요. 반성 좀 하세요. 제발. 저도 점잖은 말 안하고 직언을 드립니다. 안 그러면 대신 해주신 분들에게 부채의식이 느껴질 것 같아서... 분노와 무기력 속에 인내심이 바닥 나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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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감정소모적 분쟁이 지속된다고 판단하여 댓글 잠금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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